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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선전포고로 ‘남매의 난’ 현실화···한진칼 주가 요동

조현아 선전포고로 ‘남매의 난’ 현실화···한진칼 주가 요동

등록 2019.12.23 16:56

고병훈

  기자

조현아 전 부사장 “가족 간 협의 없이 조원태 총수 지정”한진칼,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전일 대비 20.00% 상승2대주주 KCGI·반도건설 변수···조원태 대응에 관심

조현아 선전포고로 ‘남매의 난’ 현실화···한진칼 주가 요동 기사의 사진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주가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그룹 운영에 ‘반기’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3세 경영체제에 돌입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자,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한진칼의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한진칼의 주가는 전일 대비 7700원(20.00%) 오른 4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인 4만6400원과 비교해 볼 때 불과 200원 차이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한진그룹 관련주들인 한진칼우와 대한항공우도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9.93%, 29.81% 오른 4만7100원, 2만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故) 조양호 회장이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는 유지를 남겼지만 동생인 조원태 회장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원태 회장은 조양호 전 회장이 별세한 이후 보름여 만인 지난 4월 24일에 회장직에 올랐다.

조 전 부사장의 이 같은 입장 발표에 재계에선 한진그룹이 또 한 번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진그룹 2세들이 벌였던 ‘왕자의 난’에 이어 3세들 간 ‘남매의 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경우에 따라 한진그룹 주요 계열사의 분리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현아 선전포고로 ‘남매의 난’ 현실화···한진칼 주가 요동 기사의 사진

한진칼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94%다. 조원태 회장(6.52%), 조현아 전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5.31%)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CGI(17.29%), 델타항공(10%), 반도건설(6.28%) 등도 5%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진칼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조원태 회장 단독으로 그룹을 완전히 지배할 정도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명희 전 이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등을 돌리면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장담할 수 없다.

한진그룹 우호군으로 알려진 델타항공(지분율 10%)이 조 회장을 지지해도 싸움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 여기에 조 전 부사장 외에도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와 최근 지분을 매수한 반도건설 등도 그룹 경영권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 KCGI의 경우 한진칼 경영권 장악을 노렸으나 델타항공 등 가세로 한진가에 승기를 뺏긴 바 있다.

만약 조 전 부사장발(發) ‘남매의 난’이 확산될 경우, 지분 17.29%를 보유한 KCGI와 6.28%를 가진 반도건설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적잖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복잡한 한진그룹 사정처럼 올해 한진칼의 주가는 경영권 관련 이슈 및 지분 매수 소식이 들릴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예측불가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날 종가(4만6400원) 기준 한진칼의 주가는 새해 첫날 종가(2만9350원)와 비교할 때 36.74% 올랐다.

한진칼 우선주의 경우 지난 4월 8일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 5일 연속 상한가를 달리는 등 일주일 새 주가가 무려 4배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이는 ▲조양호 회장의 지분 상속과정에서 상속세 마련을 위한 오너일가의 지분율 축소 ▲2대 주주인 KCGI와의 지분율 격차 감소로 경영권 분쟁 가능성 등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반면 지난 6월 21일과 24일에는 델타항공의 지분 확대 소식과 함께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 종식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진칼의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15.10%, 9.33% 하락했다. 당시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는 공시가 발표된 이후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1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까지 밝히자, 한동안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델타항공의 등장으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한진칼 4대주주 지위에 오른 반도건설과 2대 주주인 KCGI, 여기에 조현아 전 부사장의 갑작스런 반기로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의 공격은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목적보다 그동안 경영에서 배제된 데 따른 불만이 작용한 결과”라며 “향후 조 전 부사장이 다른 주주들과의 연대에 나선다면 조 회장의 경영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만큼 향후 조 회장의 대응 방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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