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이 기자
등록 :
2020-01-10 08:00

[리셋! 유통2020|LF]무리한 사업 확장 ‘독’ 됐다…숨고르기 돌입

구본걸, 패션 불황에 ‘종합 라이프 기업’ 선언
푸드·뷰티·방송·부동산 등 非패션 사업 진출
‘문어발식 사업’ 탓에 영업이익 반토막 나

사진=LF

오랜 불황으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은 지 오래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유통업계는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다. ‘경기침체’에서 ‘소비위축’, 또 이로 인한 ‘수익감소’라는 현실에 직면하며 위기의식을 절실하게 느꼈다. 대외 환경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일본과의 무역갈등, 여진으로 남아있는 중국의 한한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성장에 밀린 오프라인 시장은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있으며, 정부는 규제 고비를 더욱 바짝 죄면서 업계를 옥죄고 있다. 이렇다 보니 유통사 마다 ‘리셋’만이 살 길이라며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신년 긴급진단, 유통 ‘리셋’ 현장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LF는 구본걸 회장이 2007년 LG상사 패션사업부를 LG그룹에서 계열 분리시키며 독립했다. 구 회장은 2014년 기존 ‘LG패션’에서 ‘LF’로 사명을 변경하며 본격적인 리브랜딩에 나섰다. 패션업 장기 불황 탓에 위축되자 사업 영역을 확대, ‘의·식·주’를 아우르는 ‘종합 라이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것이다. 이후 LF의 사업 영역이 급속도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안 하는 것 빼고 다한다?…脫 패션업 공격적 확장 = LF의 본격적인 탈(脫)패션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구 회장은 몇 년간 성장이 정체된 패션업을 대신할 신사업을 모색했다. 뷰티·리빙 나아가 방송·교육 등 다양한 사업에 손을 뻗치며 LF의 몸집을 키웠다. 40여 년간 닥스·헤지스·마에스트로 등 의류사업에 집중했던 LF가 변화의 물꼬를 틀기 시작한 것이다.

LF는 2015년 온라인몰 전문기업인 ‘트라이씨클’을 인수했다. 이후 2016년 프랑스 ‘불리 1803’과 네덜란드 ‘그린랜드’를 통해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고,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및 ‘페트론’을 수입하는 인덜지를 품으며 주류 사업에도 도전했다.

2017년에는 일본 식자재 유통회사 모노링크와 유럽 식자재 유통회사 구르메에프앤드비코리아를 인수해 식품 사업을 강화했다. 2018년에는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룰 429’와 수제 맥주 브랜드 ‘문베어(MOON BEAR)’를 론칭해 자체 브랜드 강화를 꾀했다.

지난해 6월에는 리빙 브랜드 ‘닥스퍼니처’를 론칭한데 이어 올해는 ‘가스트로박’과 ‘듀얼릿’ 등 가전제품 유통사업까지 진출한다. 또 100여가지에 달하는 가스트로박의 제품 라인업을 감안해 카페, 레스토랑, 오피스 등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B2B 사업도 계획 중이다.

구 회장은 방송 사업에도 도전했다. 2015년 라이프스타일 전문 케이블 방송 동아TV를 시작으로, 2017년 5월에는 여행·레저 전문 케이블 채널 ‘폴라리스TV’도 인수했다. 같은해 자회사 글로벌휴먼스를 통해 가정 방문 보육과 영유아 교육 콘텐츠 사업을 벌이는 아누리의 지분 90%를 확보하며 방송·교육 콘텐츠까지 보유하게 됐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국내 3위 부동산 신탁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의 지분 50.74%를 1898억원에 인수하며 사업을 보다 다각화 했다. 이는 LF가 10여 년간 실시한 30여 건의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 무리한 사업 부메랑…수익 개선 빨간불 = 이 같은 사업 확장 끝에 지난해 9월 말 기준 LF의 계열사는 39개까지 늘어났다. 문제는 이 중 13곳이 적자를 보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이룬 곳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던 비슷한 업군의 실적은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고, 일부 사업들은 LF의 본래 사업인 패션과 너무 동떨어져 오히려 독이 됐다.

주류 판매업을 하는 인덜지는 지난해 3분기 누적 38억원23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에서 의류 판매업을 맡고 있는 ‘Polaris S.R.L’은 18억7900만원, 교육서비스업인 ‘아누리’는 10억5100만원, 외식 부문인 ‘퍼블리크’는 2억9500만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큰 돈을 들여 인수한 코람코자산신탁이 LF의 발목을 잡았다. 코람코 인수 후 코람코의 손상 예상 채권이 LF에 반영되면서 실적이 쪼그라들었기 때문. 인수 직전 41억원에 그쳤던 대손충당금은 인수 후 878억원으로 불어나며 출혈이 불가피했다. 신규 사업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등 막대한 비용 손실도 발생했다.

LF의 실적도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3분기 연결 매출은 4157억원으로 전년(2018년) 3672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6억원으로 전년 동기 119억원 대비 62% 급감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3.3%에서 1.1%로 급락했다.

결국 LF는 매출이 저조한 사업 정리에 들어갔다. 몸집이 늘어난 만큼 잘 되는 사업은 이어가고 안 되는 사업은 철수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택한 셈이다. 대표적으로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였던 ‘라푸마’는 최근 브랜드 운영 15년 만에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라푸마는 연 매출 2500억원을 웃도는 ‘알짜배기 사업’이었지만 관련 시장 규모가 줄며 최근 매출은 1000억원 미만에 그쳤다.

LF의 사업 철수는 해외 법인에서도 이어졌다. 2017년에는 프랑스 법인(Allegri France Sarl)을 청산하고 이탈리아 법인(Allegri S.R.L)을 이탈리아법인 ‘폴라리스’(Polaris S.R.L)에 통합했다. 2018년에는 자회사 LF푸드가 보유했던 인도네시아 법인 ‘자파씨푸드’(PT. Java Seafood)의 지분을 처분했고, 홍콩에서 패션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트라이씨클 오가게’(TRICYCLE OGAGE HK LTD)도 청산했다. 현재는 중국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LF 트레이딩 상하이’(LF Trading (Shanghai) Co., Ltd.)의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모태사업 패션에 집중…‘LF몰·어라운드코너’로 숨 고르기 돌입 = LF는 당분간 사업 확장을 0멈추고 본업인 패션 부문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구 회장은 일부 신사업에서 ‘쓴맛’을 경험한 만큼 모태 사업이었던 ‘패션’에 충실해 체질 개선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특히 오랜 기간 LF를 이끌었던 오규식 대표의 책임 경영도 막중하다. 오 대표는 2012년부터 LF 사업 성장을 주도하고, 온라인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다. LF의 주력 사업을 키워 온 만큼 올해 온라인 사업 부문에서 또 한번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F몰에 집중해 오프라인 발생 비용을 줄이고 온라인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주 임무로 떠오른다.

그간 LF는 2014년 온라인몰 리뉴얼 이후 오프라인 관련 비용은 감소세를 보였다. 2015년 8680억원이었던 LF의 판매관리비는 2018년 8233억원으로 5.1% 감소했다. 이에 오 대표는 수익성 개선이 좋은 LF몰을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매출 견인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사업 외에 기존 패션업의 성장을 이끌었던 오프라인 매장의 변신도 기대해볼 만하다. 최근 LF의 스트리트 편집숍 브랜드 ‘어라운드더코너’가 본격적으로 유통망 확대에 나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론칭한 어라운드더코너는 2018년부터 두 자리 수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외 디자이너 및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대거 유치하는 전략이 통했다는 평을 받는다. LF는 올해 롯데월드몰점, AK수원점, 스타필드 안성점, 인천구월점 등 총 6개의 어라운드더코너 매장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변상이 기자 bse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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