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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 손실규모 56% 확정···투자자들 원금 다 날릴 듯

라임펀드 손실규모 56% 확정···투자자들 원금 다 날릴 듯

등록 2020.02.14 16:28

김소윤

  기자

TRS 100% 걸린 자펀드는 전액 손실 모자펀드 구조 복잡한 것도 일조해

(사진=라인자산운용 홈페이지)(사진=라인자산운용 홈페이지)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1조6700억원 규모 사모펀드 가운데 56%나 해당되는 금액인 9373억원어치나 손실이 확정되면서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원금 한 푼도 못 건질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특히 고객들이 투자한 펀드 가운데 증권사로부터 담보대출의 일종인 총수익스와프(TRS)를 끌어다 쓴 일부 펀드는 전액 손실을 볼 전망이다.

이는 라임운용이 14일 기준가격을 조정(상각)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사실상 반토막 난 셈이다. 이번 2개 모펀드의 기준가격 조정은 지난 라임운용이 지난 10일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받은 펀드 회계 실사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13일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어 다시 평가한 결과다.

이날 라임운용은 보도자료를 통해 모펀드인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의 손실률은 각각 46%, 17%로 집계됐다. 이들은 국내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로 회수율은 각각 58~79% 수준이 된다.

모펀드 기준가격이 조정되면서 ‘라임 AI스타 1.5Y 1호’, ‘라임 AI 스타 1.5Y 2호’, ‘라임 AI 스타 1.5Y 3호’ 등 세 펀드는 전액 손실이 발생했다.

라임운용은 이 펀드들의 기준가격 하락이 크게 나타난 이유는 TRS를 사용해 레버리지 비율이 100%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라임운용은 “증거금보다 편입자산의 가치가 더 하락해, 현재로서는 고객의 펀드 납입자금이 전액 손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증권사 대출금(TRS) 100% 걸린 일부 자펀드의 경우에는 원금 전액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이미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한 자펀드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의 종합 검사 결과, 현재 라임자산이 운용하는 4개 모펀드와 이들 자펀드 173개에서 환매 연기가 발생한 상태다. 모자형 펀드는 다수의 자펀드가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모펀드에 투자하고, 모펀드가 실제로 투자대상 자산을 취득하고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들이 원금 회수를 제대로 할 수 없는 배경에는 라임 사태의 원인이기도 한 ‘모자형 펀드’ 구조가 복잡하게 얽혔기 때문이다. 라임은 각각 사모채권·메자닌·무역금융 상품 등에 투자하는 모펀드를 몇 개를 만들고, 그 모펀드 밑에 수 백 개의 자펀드를 만들어 운용했다. 투자자는 모펀드가 아닌 자펀드에만 가입할 수 있었다. 즉 환매 연기된 금액은 자펀드 173개의 수탁고인 1조6700억원으로, 이 중 증권사 TRS를 포함해 모펀드에 투자한 구조인 셈이다.

이 모자형 펀드는 운용사 입장에서 모펀드만 잘 관리하면 운용이 됐던 터라, 수 백 개의 자펀드를 만들어 모펀드 투자금을 쉽게 늘리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즉 라임운용의 모자펀드 구조는 운용업계에서 흔한 일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라임의 2~3개의 모펀드에 문제가 터지니 수 백 개의 자펀드가 줄줄이 무너졌다. 더군다나 라임운용의 모자형 펀드의 구조의 경우는 흔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엄마와 자식이 뒤섞였던 셈이다. 일례로 투자자들은 ‘AI 프리미엄’, ‘레포 플러스’란 이름의 자펀드에 가입했지만, 이들이 실제로 투자된 데는 모펀드 문제의 원흉인 사모채권, 메자닌, 무역금융펀드 등에 투자되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라임운용은 모자펀드라는 복잡한 구조를 이용해 ‘펀드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혹까지 받았다. 모펀드 A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전혀 관련없는 모펀드 B의 자펀드 B-1로부터 투자자를 모집해 돈을 채우고 수익률을 방어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해외에서 폰지사기를 당한 펀드(플루토-TF 1호)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돌려막기로 수익률을 방어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플루토-TF 1호’는 미국 헤지펀드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이 투자하는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그런데 이 IIG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으로부터 폰지사기 혐의로 등록 취소 제재를 받은 상태다. 손실로 원금이 모두 날아갈 위기에 빠진 펀드인 셈이다.

해외에 주로 투자하는 플루토 TF-1호의 자산실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 펀드 역시 무역금융펀드에서 2억달러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면 플루토 TF-1호도 전액 손실이 날 수 있다. 일단 라임은 현재 회계실사를 받고 있는 플루토 TF 펀드의 경우 기준가격이 약 5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봤다.

라임운용은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 펀드)가 투자한 케이만 소재 펀드는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를 포함한 여러 펀드의 수익증권을 싱가포르 소재 회사에게 직·간접적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그 대가로 5억달러의 약속어음을 수취했다”며 “약속어음과 관련해서는 원금삭감에 관한 계약조건이 존재하는데, IIG 펀드 이사들로부터 지분 이전에 대한 최종적 동의를 받지 못했고 그 결과로 1억 달러의 원금삭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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