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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만 109명···‘올림픽’ 같았던 IBK證 사장 선임

[뉴스분석]후보만 109명···‘올림픽’ 같았던 IBK證 사장 선임

등록 2020.03.18 11:01

천진영

  기자

헤드헌팅 업체로 109명 후보 추천받아 김영규 현 사장 둘러싼 잡음 우려 결정낙하산 인사 논란도 원천 차단 노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109대 1. 국책은행 기업은행의 자회사 IBK투자증권 차기 사장 경쟁률이다. 서바이벌 오디션을 방불케 하는 선출 과정인데, 이토록 많은 후보군을 검토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서병기 신영증권 총괄부사장을 단독 사장 후보로 결정했다. 서 신임 대표는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작년 12월 임기 만료 후 한시적으로 사장직을 유지해 온 김영규 사장의 후속 인선 작업이다. IBK투자증권 새 수장에 대한 인사권은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지분율 83.86%)이다. 그러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낙하산 논란에 휘말리면서 통상 1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도 차일피일 미뤄졌다. 윤 행장은 임기 시작 27일 만인 1월 29일 첫 출근을 했다.

윤 행장이 정상 업무에 돌입하자 인사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달 20일 상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계열사 CEO 선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유독 철저하게 후보자 검증을 거친 곳으로 IBK투자증권이 꼽힌다.

기업은행이 IBK투자증권의 차기 사장으로 검토한 후보군은 109명이다.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무려 100여명이 넘는 후보자들을 살펴보고 이들의 경력과 성과, 평판 등을 공정하게 검토했다. 최종 인선에서 전직 증권사 대표를 포함한 총 2인이 경합을 벌인 끝에 서 신임 대표가 최종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신임 대표는 외환은행, 한국투자공사(KIC), 신영증권 등 다양한 금융권을 거친 자본시장 전문가다. 핵심사업 부문인 기업금융 분야의 전문성과 중소기업 특화증권사로서 정책금융 분야의 사명감을 높게 평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IBK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나머지 계열사 CEO 후보군도 이 같은 직무 적합성 검토를 거칠 예정이다.

통상 공정하고 객관적인 후보 선출을 위해 헤드헌팅 업체의 도움을 받지만, 기업은행 인사 관행상 수장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김영규 사장 임기 당시 흘러나온 잡음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결정으로 분석했다. 김 사장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두며 두드러진 경영 성과를 냈지만 리더십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부당 노동’, ‘노조 탄압’, ‘낙하산 인사 횡포’ 등 내부에서 해묵은 문젯거리가 터지면서 김 사장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윤 행장이 취임 직후 ‘낙하산 인사’로 시끄러웠던 것도 이 같은 채용절차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단행한 인사에서도 ‘공정과 포용, 성과와 실력’의 인사원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실제 윤 행장이 IBK투자증권 새 수장 자리에 업계 전문가를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채용 시장에서 109대 1의 경쟁률은 평이한 수준이지만 수장급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밑 신경전부터 치열하기로 소문난 케이티(KT)는 회장 선임이 ‘올림픽’에 비유되기도 한다. 케이티 회장 선임 때마다 도전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번 구현모 사장은 37대 1의 경쟁률을, 2013년 황창규 회장 선임 때는 45대 1이었다.

한 기업을 이끄는 새로운 수장 선출을 위해 다방면의 검증을 거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사항이지만, 단기간 내 100여명이 넘는 사장 후보군을 검토하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앞서 지난 2015년 KB금융지주도 100여명에 가까운 후보를 헤드헌팅 업체로부터 추천 받았지만, 대상은 사외이사였다. 당시 외부 주주와 2곳의 헤드헌팅 업체로부터 85명의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 받았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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