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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납부유예’만 허용···업계 “조삼모사” 반발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납부유예’만 허용···업계 “조삼모사” 반발

등록 2020.03.19 12:59

정혜인

  기자

국토부 최종 지원책에서 대기업 또 제외인천공항 출국객 최근 4000명~1만명뿐면세점 매출도 80~90%씩 급감 우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정부가 면세업계의 지속된 임대료 감면 요구를 결국 묵살했다. 중소기업만 임대료를 감면해주고, 나머지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납부유예만 해주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납부유예 조치는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인천국제공항 내 상업시설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상업시설 중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이달부터 6개월간 임대료의 25%를 감면하기로 했으나,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3개월간 임대료 납부유예를 시행하겠다는 내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 한 후부터 지속적으로 임대료 감면을 요구해왔으나 결국 아무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임대료 감면 대상인 중소기업은 극히 일부에 불과해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중 3.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임대료 인하 조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매출도 90% 정도 줄었는데 임대료 부담은 여전해 사업을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계속 임대료 감면을 요구했는데 결국 도돌이표”라며 “임대료 납부유예는 ‘눈 가리고 아웅’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면세업계는 이미 지난달부터 지속적으로 임대료 감면을 요구 중이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달 17일 인천공항공사와 기획재정부에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임대료를 인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공사 측은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회신해 사실상 거절했다. 같은달 20일 열린 면세업체 대표들과 공사의 1차 간담회에서도 공사 측은 임대료 인하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어 같은달 말 정부의 공공기관 내 입점업체 임대료 인하 계획에 따라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를 일부 인하해주기로 했으나 그 대상에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만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주관으로 열린 입점업체 간담회에서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 한인규 호텔신라TR 부문장 사장,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가 직접 참석해 애로사항에 대해 토로했다. 그러나 공사는 상위 부처인 국토교통부나 기획재정부에서 별도 지침을 내리지 않아 공항공사 측이 단독 결정으로 임대료를 감면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대신 구본환 사장은 1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관한 산하기관 회의에 참석해 대기업 입점업체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당국에 추가 지원을 건의했다. 그러나 업계가 원하던 임대료 감면은 결국 없었다.

공항 면세점들은 매출과 업황에 상관없이 고정된 금액을 임대료로 내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공항 이용객 수가 급감해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 10일 이후 인천공항 출국객수는 일일 4000명에서 1만명 수준까지 급감했다. 기존 18~22만명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천공항뿐 아니라 김포국제공항 사정도 비슷하다. 김포공항은 지난 9일부터 적용된 한일 양국의 입국제한 조치로 일본 노선이 끊겼고, 지난 10일 오후를 마지막으로 한국 국적기의 중국 노선도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하루에 항공편이 하나도 없는 날도 많아 지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 신라 등 김포공항 면세점들이 모두 임시 휴업에 들어가있다. 면세업계는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에 임대료 감면을 요구한 상태다.

임대료 부담으로 위기에 놓인 대기업 면세사업자들이 중소 브랜드들에 대한 지원책도 내놓기도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면세점에 입점해 있는 중소 브랜드들의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대기업 면세업체의 사정도 심각해 상생안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임대료 감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면세업체의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3월 호텔신라와 신세계 등 면세점 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2월 대비 3월 매출 증감률은 인천공항점이 -80%까지 떨어졌고 공항 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부진 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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