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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1조 운영자금 대출···재기 가능성 불투명

[두산重 기사회생②]정부에 1조 운영자금 대출···재기 가능성 불투명

등록 2020.03.27 14:45

수정 2020.03.27 14:47

이지숙

  기자

‘사면초가’ 상황에서 긴급 자금 수혈로 숨통 트여재무구조 개선 지속···수익성 개선 효과 있을 듯포트폴리오 전환에도 급감하는 실적 메우기 역부족

정부에 1조 운영자금 대출···재기 가능성 불투명 기사의 사진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으로부터 1조원의 긴급 대출 자금을 수혈받는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를 넘기고 재기에 나설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27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을 겪는 대기업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두산중공업 지원을 결정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거나 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두산중공업의 회사채 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당장 4월 6000억원 규모의 외화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때문에 두산중공업은 1조원 수혈과 별개로 수출입은행과 6000억원 규모 해외공모사채 만기 대출 전환 협의를 지속 진행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일단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하며 한 숨 돌렸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금 수혈로 당분간 버틸 수 있는 구조가 됐다”며 “자산 유동화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만큼 올해 내내 재무구조 개선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의 실적 개선에 앞으로 2~3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기간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사업환경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실적 악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3조7086억원, 영업이익 877억원을 거둬 전년대비 각각 9.6%, 52.5%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높은 금융비용 및 고착화된 자산손상 등으로 4952억원에 달했다.

실적 부진은 불리한 사업환경에 따른 수주 부진 영향이 크다.

두산중공업의 수주액은 2016년 9조534억원에서 2017년 5조510억원으로 44.21% 감소했으며 2018년에는 4조64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액은 2조1484억원에 그쳤다.

수주 잔고도 2016년 17조9283억원에서 2018년 16조4022억원으로 줄었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는 14조647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발주 감소와 석탄화력 발전소 신규 발주 급감, 정부의 에너지 전환 흐름으로 매출 감소폭이 가파르다”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은 몇 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고정비 절감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2018년에는 직원 300여명을 계열사로 전출시켰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과장급 사무직 지원을 대상으로 두달씩 순환 휴직에 들어갔다. 올해 초에는 600여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신청받기도 했다.

최재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신규 수주가 줄어드는 만큼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을 슬림하게 만들고 있다”며 “구조조정을 원만히 진행하면 수익성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풍력의 경우 2000년대부터, 가스터빈은 2013년부터 사업을 진행하며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섰으나 기존 석탄·원자력 부문 매출 감소를 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동헌 연구원은 “가스터빈의 경우 두산중공업 미래 먹거리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1조원 가량을 투자를 해왔다”며 “정부가 현재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국산화로 대체하면 국내에서 레퍼런스를 쌓고 향후 수출도 가능하다. 역으로 좋아질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규 사업부문은 3년 정도 후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과도기 상황에서 어떻게 버티는지가 문제”라며 “두산중공업이 에너지전환 정책에 과정에서 기업이 시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정부도 이를 감안해 이번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중공업의 올해 수주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자산매각을 통해 현재의 차입금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작년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별도기준 차입금은 4조9000억원 수준이다. 사업 자회사들을 포함한 조정연결기준 차입금은 5조9000억원에 달했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구조를 맞춰 놓으면 전보다는 영업현금 기준 나아지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현재 차입금이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영업실적까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영업외적인 방법인 자산매각 등을 통해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측은 “현재로써는 추가 자산매각 계획은 없다”며 “현재 차입금이 4조원 후반으로 크긴 하지만 1조 대출을 받고 6000억원 추가 대출 전환을 하고 나면 급한 불은 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잔액이 있지만 롤오버가 가능하고 진행하고 있는 고정비 절감을 위한 재무구조 개선 등이 마무리되면 경영 정상화가 좀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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