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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만 불면 떨어졌는데···‘삼전광풍’ 괜찮을까?

[허지은의 주식잡담]‘광풍’만 불면 떨어졌는데···‘삼전광풍’ 괜찮을까?

등록 2020.03.27 15:40

허지은

  기자

2007년 인사이트펀드·2017년 비트코인당시 손실률, 각각 최대 60%·80% 넘어증권가 “반도체 업황 개선 여전히 유효”‘동학삼전운동’ 개미들, 최후 승자 될까

‘광풍’만 불면 떨어졌는데···‘삼전광풍’ 괜찮을까? 기사의 사진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행렬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코스피 지수가 1450선까지 밀리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개미들의 올해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2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하락장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에 매수세가 몰리며 ‘동학삼전운동’이라는 신조어마저 생겨났습니다. 그간 주식 거래를 한 적이 없거나 쉬고 있던 개미들까지 삼성전자 매수세에 뛰어들며 주식거래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사상 최대치인 41조원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삼성전자 광풍’이 불고 있는 셈입니다.

개인들의 삼성전자 광풍을 두고 시장에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과거 비트코인 열풍처럼 큰 손실을 볼 거란 비관론과 코로나19 패닉이 걷히고 나면 반도체 업황 상승에 힘입어 개인 투자자들이 큰 수익을 거둘거란 낙관론입니다. 동학삼전운동에서 개인들은 최후 승자가 될 수 있을까요?

인사이트펀드·비트코인 광풍 살펴보니···손실률 80% 육박=과거에도 개인 투자자 위주의 투자 광풍이 불던 때가 있었습니다. 2007년 인사이트펀드, 2017년말의 비트코인이 그 주인공입니다. 투자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인데요.

인사이트펀드는 2007년 10월 출시된 글로벌 주식 혼합형 펀드입니다. 당시 펀드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이 상품은 국내 최초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를 제창하며 날개돋친 듯 팔렸습니다.

이 펀드를 사기 위해 미래에셋 증권사 지점마다 투자자들이 긴 행렬을 만들 정도였는데요. 출시 하루만인 2007년 11월 1일 1조5797억원, 한 달 만에 4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펀드 광풍을 몰고 왔습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8년 9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번졌습니다.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직행했습니다. 설정 당시 1000원이던 인사이트펀드 기준가는 2008년 11월 21일 390원으로 61.03%나 급락했습니다. 이후로도 손실은 길어졌고 인사이트펀드 수익률이 양의 값을 나타낸 건 그로부터 8년여가 지난 2014년 11월이었습니다.

2017년말 불어닥친 비트코인 광풍은 더욱 강렬했죠.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개발했다고 알려진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과 새로운 화폐 시스템으로서의 가능성이 주목받으며 폭등을 시작했습니다. 일부 검은 돈의 출처 세탁 경로로도 악용되며 비트코인 수요는 폭증했고요.

비트코인(1BTC) 가격은 2017년 초 100만원에서 그해 12월 15일 2135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전세계엔 디지털자산(가상화폐) 거래소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주식 시장에서 자금을 빼 비트코인에 ‘올인’하던 투자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상승장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비트코인의 모호한 개념과 반복되는 거래소 해킹, 폰지사기 가능성이 대두된 데다 세계 각국의 규제 움직임이 더해지며 악재는 겹쳤습니다. 결국 2000만원을 호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정확히 1년만에 6분의 1토막 수준인 360만원까지 밀렸습니다. 손실률은 83%에 육박했죠.

묻지마·몰빵 투자 횡행···겁 없는 개미들=인사이트펀드와 비트코인의 공통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2030 세대가 주 투자자였고 묻지마 투자·몰빵 투자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눈 앞의 가격 폭등과 ‘수익 보장’이라는 말에 투자 지식이 많지 않은 개인들이 대거 몰렸고 그중엔 사회초년생, 가정주부, 학생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최근의 삼성전자 투자 열풍도 이런 점에서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초 6만원을 호가하던 삼성전자가 4만원대로 떨어지자 그간 주식거래 경험이 없는 개인들이 계좌를 신설해 투자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주식계좌 수는 하락장이 본격화된 이달 들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주식거래활동 계좌 수는 3059만개로 지난해 말(2936만개) 4.18%(123만개) 늘었습니다. 특히 주식 하락이 본격화된 3월 한달간 약 66만계좌가 신설됐습니다.

새로 유입된 ‘초보 개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입했습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규로 가입한 비대면 고객의 61%가 삼성전자를 한번이라도 매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같은 기간 지점에서 계좌를 만든 신규고객 중 삼성전자를 사고 판 적이 있는 고객도 68%에 달했습니다.

만약 올해 1월 20일 삼성전자 주식을 산 투자자가 3월 23일까지 이 주식을 갖고 있을 경우 손실률은 -32%에 육박합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여전히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감안하면 손실이 수익으로 전환할 지는 미지수일 지도 모릅니다.

‘학습효과’ 누적된 개미, 매수 전략 통할까=전문가들은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악재가 걷히고 나면 순매수를 유지한 개인들이 최후 승자가 될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파장이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괴멸적 상황 변화로 직결되지 않는다면 이번 사이클의 최종 승자는 외국인이 아닌 개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그간 개인은 상승장에서는 매도, 하락장에서는 매수를 하는 등 코스피 및 코스닥 인덱스 경로에 항상 역행하며 반복된 실패와 누적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며 “최근 일련의 상황변화를 개인 투자자의 일시적 반란 정도로 평가절하할 수 없다.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둔화 영향으로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미달할 전망이지만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은 37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충분히 개선될 전망”이라며 “하반기 성수기 진입과 코로나19 이슈 해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IT세트 수요 반등이 기대된다”고 내다봤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 역시 ”코로나19는 삼성전자 수요, 공급, 투자 등 모든 부문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2분기부터 반도체 부문의 데이터센터 메모리 수요증가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전사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가 모바일과 가전 실적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습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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