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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공’ 접고 ‘금배지’ 도전하는 국토부 사람들

‘늘공’ 접고 ‘금배지’ 도전하는 국토부 사람들

등록 2020.04.10 15:10

수정 2020.04.13 09:23

김성배

  기자

건설·부동산·교통정책 주무르던 늘공국토부 경험 살려 전국서 초·재선 노려김경욱 차관 충주···맹성규·정일영 인천송석준·김성제 수도권···김희국은 경북

‘늘공’ 접고 ‘금배지’ 도전하는 국토부 사람들 기사의 사진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뛰어 들어가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토교통부에서 저부터 뛰쳐 나가서) 호랑이 한번 잡아보겠습니다.”

국토부 관료 출신으로 19대 총선에 출마했던 한 인사가 당시 사표를 던지며 선후배들에게 했던 말이라고 한다.

30년 이상 건설·부동산·교통·국토 정책을 주무르던 늘공(직업 공무원) 신분을 벗어던지고, 아예 국회에 입성해 여야 의원들 장벽에 막혀 끝내 펼치지 못한 정책 실행의 꿈을 보겠다는 결기가 느껴지는 한마디로 여전히 회자된다.

이달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국토부 고위직 관료(OB)출신들이 금배지를 향해 전국에서 뛰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국토부 본부에서 실국장부터 차관급까지 오른 엘리트 코스를 밟은 행시출신들로 여야 정당들의 인재 영입 등을 통해 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에 입당, 국회 입성을 위해 지역구 표밭을 갈고 있다.

초선부터 재선도전까지 다양하게 포진한 가운데 지역 개발 주무부처인 국토부 재직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현안 해결에의 적임자 임을 자처하고 있다.

충북 충주시에 출격하는 김경욱 전 국토부 2차관이 대표적이다. 그는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해 말 사퇴했다.

김 전 차관은 서울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발을 디뎠다. 국토부에서 철도국장, 국토정책관, 교통물류실장, 새만금개발청 차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차관에 올랐다.

충주는 한나라당 의원이 전체 투표수 중 과반이 넘는 득표율을 보인 이른바 여당의 ‘험지’로 분류된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이 지역개발에 밀접한 국토부 출신인 데다 대통령 비서실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여당(더불어민주당)에서도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항마는 3선에 도전하는 미래통합당 이종배 후보다. 행안부 차관과 충주시장을 거친 재선의원으로 지난 선거에서 충청권 최고 득표율을 기록할 만큼 불꽃 대전이 예상된다.

역시 더불어 민주당 타이틀을 달고 나온 정일영 전 국토부 교통정책 실장은 인천 연수구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역시 정치 신인이지만, 국토부 내 이력은 누구보다 화려하다.

충남 보령이 고향인 정 전 실장은 행시 23회 출신으로 항공철도국장, 항공안전본부장, 교통정책실장을 역임했다. 뿐만 아니라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 기관장(CEO)도 경험도 적지 않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수장직을 수행할 당시에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선봉에 나서기도 했다.

맞대결 상대는 역시 만만치 않다. 미래통합당 현역인 민경욱 의원과 정의당 당 대표를 지낸 이정미 의원과 겨뤄야 한다. 민 의원과 오차범위내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이천에선 송석준 전 국토부 건설정책 국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고향에서 재출마하는 송 의원은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국토해양부 국토정보정책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등을 지냈다. 2016년 새누리당 소속으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천에 출마해 당선됐다.

무엇보다 그는 국토부 이력보다 미래통합당 커리어가 더 화려하다.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미래통합당 경기도당위원장, 자유한국당 중앙재해대책위원회 위원장 등 당직을 달고 활약하고 있다.

적수는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용진(행시 30회) 후보다.

역시 경기도 이천 출생인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지내는 등 여당 프리미엄을 얻고 있다. 경제부처 관료들간 치열한 2파전이 예고된다.

맹성규 전 국토부 2차관도 수도권인 인천 남동구갑에서 재선에 나섰다.

1962년생인 맹 차관은 경기 인천 출신으로 부평고,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캐나다 맥길대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를 받았다.

지난 1988년 행시 31회로 공직을 시작한 이후 국토부에선 대중교통, 항공, 철도 등 주로 교통물류 정책 부서에서 경험을 쌓았다.

국토부의 전신인 건설교통부 시절엔 고속철도 과장, 육상교통기획과장, 도시교통팀장을 지냈고, 국토해양부 시절에는 항공안전정책관을 거쳐 주중 대사관에 국토해양관으로 파견 근무했다가 해양환경정책관을 지냈다.

미래통합당 거물급인 유정복 후보와 초접전 승부가 예상된다.

김희국 전 국토부 2차관은 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에서 재선을 노린다. 그는 1958년 경북 의성 태생으로 경북고,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24회 출신으로 1981년 해운항만청을 통해 관직에 입문했다.

이어 건설교통부 고속철도과장 공보관을 비롯해 국토부 해운정책관, 공공기관지방이전지원단장,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부본부장 등을 거쳐 국토부 2차관까지 오른 바 있다.

19대 국회의원(새누리당)을 지낸 그는 초선 도전 당시 경북 군위·의성·청송을 공천지로 신청했지만, 당의 요청으로 대구 중구 남구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은 김 전 차관이 더불어민주당 강부송 후보를 앞서고 있는 가운데 강 후보의 추격전이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김성제 전 국토부 서기관은 민생당 타이틀을 달고 의왕·과천시에서 도전장을 내민다.

광주 동신고와 경희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김 후보는 1992년 행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토해양부에서 17년 동안 도시계획과 지역개발계획, 교통체계 수립 등을 담당했다.

이후 국토부를 나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의왕시장을 지냈으며, 올해 민생당 입당 이후엔 선대위 대변인도 맡고 있다. 지역구에선 더불어 민주당 소속 이소영 후보를 뒤쫓고 있는 입장이다.

범건설인으로서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인 미래통합당 김현아 의원이 고양시정에 재선을 위해 출격한다. 고양시정은 현 국토교통부 수장인 김현미 장관이 갖고 있는 지역구다. 김 장관은 지난해 21대 총선 출불마를 선언해 이들간 맞대결은 성사되지 못했다.

김 의원은 서울 정신여자고등학교, 가천대학교(전 경원대학교) 등을 졸업했다.

도시계획 전문가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경영연구부 위촉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위원 등을 역임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동산 전문가로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비례대표 국회의원(17번)으로 당선됐다.

이외에도 박덕흠 전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회장이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금배지에 도전한다.

관가 한 관계자는 “국토부 출신들의 경우 지역개발 공약을 세밀하게 제시해 그동안 대부분이 국회입성에 성공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험지에 출마하거나 거물급과 대결해야하는 경우 개발이익의 영향력 외에 ‘플러스알파’를 제시하지 못하면 낙선의 고배를 마실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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