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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원전 기술 들고 해외로 동분서주

[NW리포트|탈원전 3년]한수원, 원전 기술 들고 해외로 동분서주

등록 2020.06.10 07:40

수정 2020.06.12 17:28

주혜린

  기자

루마니아 체르나보다에 국산기자재 수출국내 첫 원전해체 기술 해외 수출계약도체코 디딤딜로 유럽시장 진출 확대 목표 정재훈 “원전 수출, 앞으로 우리가 주도”

한수원, 원전 기술 들고 해외로 동분서주 기사의 사진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원전산업 수출에 탄력이 붙었다. 대규모 원전 건설 수주를 포함해 운영·정비·해체 등 세계 원전 전 주기 시장을 공략하며 실적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원전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 수출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호기가 핵연료 장전 후 시운전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은 원전 시운전시험과 장비 품질검사를 위한 기간제 근로자 채용에 나서는 등 바라카 원전 1호기 상업가동을 위한 작업이 진척되고 있다.

우리 정부와 원전업계는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4기) 건설 계약을 맺으며 사상 첫 한국형 원전 수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10년 동안 UAE와 같은 대규모 수출 성과는 전무했다. 더욱이 정부가 2017년 에너지전환 정책을 발표한 이후 계획했던 신규 원전 6기 중 4기 건설을 취소하면서 원전업계는 생사기로에 서게 됐다.

원전업계는 이 과정에서 발전량 기준 세계 6위, 단일 회사 기준 세계 2위 규모의 원전 공기업 한수원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현재 세계 대규모 원전 건설시장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수주에 앞서나가고 있다.

그러나 한수원은 한국형 원전의 최신기술을 강점으로 대규모 원전 건설 수주에 도전하는 한편 기기 부품이나 설비 개선시장에도 진출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해외사장을 활발히 공략하고 있다. 한수원의 신형 경수로 APR1400 원전은 최근 미국 외 원전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을 받는 등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한수원은 슬로베니아 원자력발전소 기자재 공급사업을 수주했다. 한수원은 국제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슬로베니아 원자력공사(NEK)가 발주한 크르슈코 원전의 복수기(수증기를 냉각해 물로 되돌리는 장치) 자성 이물질 제거 설비 최종 공급사로 지난 4월 선정됐다.

아울러 한수원은 유럽 원전 기자재 시장도 뚫었다. 한수원은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ocietatea Nationala NUCLEARELECTRICA, SNN)가 발주한 ‘체르나보다원전 노내핵계측 증폭기 및 전자파간섭(EMI) 필터’ 공급사업의 공급사로 지난 1월 최종 선정됐다.

또 루마니아에 원자력 기자재 수출에 이어 핵폐기물 저장고 건설을 위한 용역사업도 따냈다. 한수원은 루마니아 원자력공사가 약 160만 유로 규모로 발주한 체르나보다원전 ‘방폐물저장고 타당성 평가 용역’에 대한 입찰이 진행된 지난 2월18일 국제공개경쟁을 통해 최종 공급사로 선정됐다. 한수원과 한국전력기술 등이 보유한 방폐물 관리시설 건설 및 운영에 대한 순수 국내 기술과 경험 노하우를 통해 해외진출에 성공한 사례다.

한수원, 원전 기술 들고 해외로 동분서주 기사의 사진

이에 앞서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불가리아 원자력발전소 사업의 전략적 투자자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불가리아 에너지부는 한수원을 비롯해 러시아의 원전 기업인 로사톰, 중국 중국핵공업집단(CNNC) 3개사를 불가리아에 벨레네 원전 건설사업의 전략적투자자 후보로 선정했다. 벨레네 원전은 2천 MW 규모의 원전으로 사업 규모는 100억 유로(약 13조 원)로 추산된다.

한수원은 체코, 불가리아, 영국 등 전 유럽시장에서 한국형 원전 수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우선 체코 신규원전사업에서 한국형 원전 수출의 첫 성공사례를 만들어 다른 나라의 문을 열어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2020년 신년인사회에서 “올해는 체코에서 제대로 된 신청을 받아낼 준비가 돼있고 유럽연합(EU)의 여러나라에서도 절차에 따라 4분기까지 원전사업 제안서를 공식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최근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BEIS) 담당자들과 면담을 하고 국내 원전 기업의 수출 조건을 논의해 정 사장의 노력에 힘을 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한수원은 올해 4월 초 캐나다 원자력엔지니어링 회사 Kinectrics(사장 David Harris, 이하 K사)와 캐나다의 원전해체 현장에 국내 원전해체 전문인력을 파견하는 ‘캐나다 해체엔지니어링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원전해체 인력이 해외로 파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정재훈 사장은 원자력 수출에서 앞으로는 모회사인 한전 대신에 한수원이 주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사장은 지난 2018년 6월 7일 울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우디 원전 수출까지는 ‘팀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움직이기로 하고 대외창구를 한전으로 (단일화) 했지만 앞으로는 한수원이 주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수원이 독자적인 수출 역량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능력이 있어서 체코 이후 벌어지는 대부분의 수출 전선에서 우리가 맨 앞에서 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기조와 관련해서 “다리가 끊겼다고 강을 못 건너는 것은 아니다”라며 충분히 보완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 사장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도 “원전 수출에는 한수원이 앞장서고 몇몇 중소기업을 묶어서 가는 방식을 구상 중인데 이를 통해 기기 부품이나 안전 등급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을 판매할 수 있으며 더 큰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설비 개선시장과 관련해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대만 등도 접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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