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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담임 이야기 ‘엽기 김샘’ 화제

좌충우돌 담임 이야기 ‘엽기 김샘’ 화제

등록 2020.07.13 19:10

노상래

  기자

교육적·미술적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거꾸로 세계관 담아

엽기 김샘의 저자 김상채 교사(53)엽기 김샘의 저자 김상채 교사(53)

한 초등학교 교사의 좌충우돌 담임 이야기 ‘엽기 김샘’이 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무안청계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김상채 교사(53)가 그 주인공이다. 380쪽 분량의 이 책에는 ‘초등 샘의 거꾸로 세상보기’ 란 부제로 김 교사의 교사생활 중 일 년간(2019. 3.~2020. 2.)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책은 3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겪는 좌충우돌 스토리텔링이다.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과 자전적 이야기, 미술적 시각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거꾸로 의 세계관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미술을 전공한 김 교사는 이 책을 1,2학기로 구분하고, 또 매월로 나누어 각종 이야기들을 독특한 생각과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매듭지으며 풀어나가는 이 책은 한번 보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작가는 월중 행사로 2~5개 행사를 설정하고, 행사마다 자신이 1년 동안 틈틈이 준비해 온 만화 40~100여 컷을 때로는 진솔하게 때로는 박장대소할 정도로 엉뚱한 결론을 그려낸다.

또한 만화로 그리기 힘들거나 시간이 부족한 부분은 사진과 글을 통해 소개한다. 만화와 사진, 글, 그리고 미술작가로서의 작품이 한데 어우러진 책이라 할 수 있다.

내용 중에는 만화로 그려낸 ‘야구학개론’, ‘쓰담쓰담 도미노’, ‘말랑카우’, ‘혈액형’은 이글의 서문이자 3월 신학기를 그려내고 있다.

쓰담쓰담 도미노에서는 작가가 교사로서 인사이동을 통해 부임할 때마다 다짐하고 다짐했던 각오이다. “나는 늘 정해놓은 일곱 글자를 꺼내든다. 몇 년 전부터 늘 써오던 쓰담쓰담 도미노!, 글로 쓰고 머릿속에 담고 물건을 쓰고 제자리에 담고의 의미가 쓰담쓰담이다. 쓰담쓰담은 그냥 쓰이면 칭찬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의미도 된다. 도미노는 도와주고 미소 짓고 노래하자이다”를 뜻한다.

야구학 개론에서는 투수와 타자가 갖춰야할 역량을 교사와 학생으로 그려내면서 작가만의 교육가치관을 밝히고 있다.

특히 청계초등학교에 부임하면서 느꼈던 시골의 정겨운, 즉 ‘닭장의 서열’, 마늘과 양파 수확기인 농번기철 버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손 아주머니들의 ‘몸빼 바지’, ‘육상경기대회’ 등에서는 기발한 발상이 엿보인다.

만화 컷 중에서는 15명의 학생 한명 한명을 실제처럼 그려내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개성을 잘 알고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특히 5월에서는 만화 속 다큐멘터리가 실려 있어 눈길을 끈다. 5.18의 대표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임(금)을 위한 행진곡’으로 부르며 친구가 겪었던 5.18 실상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또한 그는 5.18과 세월호를 잇는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우리사회의 100년 묵은 수구언론이 만들어놓은 왜곡의 역사를 만화적 시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아울러 친일잔재와 참교육 등에서는 친일교육의 문제점과 아직도 진행 중인 친일잔재 청산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실 작가는 일 년여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면서 책을 발간하려는 의도중의 90%는 현실고발적인 내용을 담고 싶었다고 실토한다. 그래서 2학기는 만화와 함께 자신이 통찰한 시대를 써내려가고 있다. 자신이 살아온 자서전적인 글을 통해 자신을 소개하기도 한다.

‘2019학년도를 마무리하며’에서는 작가가 좋아하는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송가인, 박항서 감독 등과 희대의 살인마 이춘재 등을 담아내며, 우리사회를 좀먹고 있는 보수꼴통언론들에게는 조동아리를 닥치라고 외친다.

작가는 “이 책의 가치는 안보면 안 봤지 보면 끝까지 볼 수밖에 없는 깨알 재미가 있다” 며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만화적 상상력이 담겨 있으며, 김샘을 이해하는 순간 웃음은 폭발할 것이다”고 자평하고 있다.

“어릴 적 만화가가 꿈이었던 현직 초등학교 교사로서 늦은 나이지만 인생의 방점을 찍고 싶어 어렵게 출판했다”는 김 교사는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한다.

김상채 교사는 목포출신으로 영흥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남대 사범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뉴스웨이 노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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