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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연쇄 일탈···이번에도 ‘솜방망이’ 처벌하나?

[기강 무너진 산업은행]도 넘은 연쇄 일탈···이번에도 ‘솜방망이’ 처벌하나?

등록 2020.07.23 17:13

주현철

  기자

감사원, 비위 저지른 산은 직원 징계 요구법인카드로 유흥주점 이용 후 거짓 보고과거 비슷한 사례에 ‘솜방방이’ 처분 그쳐퇴직자 회사와 계약하려 입찰 조건 변경

도 넘은 연쇄 일탈···이번에도 ‘솜방망이’ 처벌하나? 기사의 사진

산업은행 임·직원들이 자신들의 권한을 남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퇴직자에게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부 공직 기강 해이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문제는 과거에도 비슷한 물의를 빚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면서 비난을 받았다. 이번에도 ‘제 식구 감싸기’ 처분으로 끝날지 관심이 쏠린다.

‘산업은행 기관운영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은행 지점장 A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 7월까지 법인카드로 유흥주점에서 82회, 총 1500만여 원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집행내역을 업무추진과 관련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해 경비처리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에 감사원은 산업은행 회장에게 A지점장에게 문책(정직)을 요구했다.

2016년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지만 산업은행은 관련자 대부분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산업은행이 출자전환한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파견한 경영관리단이 유흥업소 등에서 업무 추진비를 쓰면서 감사원에 지적을 받았지만 당시 감사원이 지적한 내용과 견줘 산업은행의 자체 감사 결과가 질과 양 모두에서 차이가 컸다.

당시 산업은행은 규정 위반과 관련해 8명에게만 징계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감사원 자료를 보면 산은 경영관리단이 법인카드 사용이 금지된 유흥업소나 골프장 등에서 지출을 한 사례가 7개 회사 15명에 이른다. 주말이나 공휴일, 연가 중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직원도 13개 회사 26명으로 집계됐다. 업무추진비 한도를 초과해 사용한 이들도 9개 회사 18명이었다.

산업은행이 처분한 징계도 미미한 수준이다. 산업은행 취업규칙을 보면 견책은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다. 주의 촉구도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될 때 내리는 처분이다. 게다가 견책과 주의 촉구 징계 대상자로 올린 8명 가운데 4명은 퇴직자라 실효성이 없다.

산업은행은 관련자들의 소명을 폭넓게 인정하는 방식으로 감사원이 집어낸 대부분의 사안에 면죄부를 줬다. 산업은행 경영관리단이 유흥업소와 골프장, 노래방 등 업무추진비를 쓸 수 없는 장소에서 1903만원을 썼다고 파악했으나, 90% 이상인 1719만원의 지출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해줬다.

이뿐만이 아니다. 산업은행 퇴직자가 설립한 경비용역업체의 부적정한 입찰을 돕고, 같이 골프까지 친 산업은행 직원에 대해 감사원이 문책(경징계 이상)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조직 차원의 ‘기강해이’가 공공연한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2014년 이전까지 영업점 경비용역을 은행 강도 및 화재 발생 시 초동대응 하는 특수 용역이라고 보고 국가계약법에 따른 제한경쟁입찰로 업체를 선정했다. 경비업 면허 및 경비용역 수행실적 등을 갖춘 업체만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도록 했다.

공동수급체 구성원이 모든 영업점을 지분율대로 나눠 각자 독립적으로 경비용역을 수행하므로 공동수급체 구성원 모두에게 동일하게 3년 이상의 경비용역 수행실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산업은행 B부장과 C부문장은 2014년 퇴직자가 대표이사와 부사장으로 있는 업체로부터 청탁을 받고 법령상 근거 없이 입찰참가자격을 변경했다. 이 업체는 경비용역 수행실적이 없었다. 그러나 입찰자격변경으로 산업은행과 2014년부터 83억원 상당의 4년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이 업체는 퇴직자의 자녀가 설립한 업체 등과 공동수급체를 결성, 계약 입찰에 참가해 낙찰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 대표와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최근 국내외 경기 침체 등으로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의 역할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국산업은행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비판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당 인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 등을 논의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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