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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유상증자 현금 다 채워도 자금난 지속

제주항공, 유상증자 현금 다 채워도 자금난 지속

등록 2020.08.12 14:16

수정 2020.08.12 15:15

이세정

  기자

이날부터 우리사주·구주주 청약 개시무급휴직 전환 등 참여율 저조 불가피한국투자증권이 최종 실권주 전액인수연말까지 필수 경영자금 2250억 확보해야정부지원금 700억 더해도 40억 가량 부족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제주항공이 150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 일정을 시작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유상증자는 미청약된 최종 잔액을 대표주관사가 인수하기 때문에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업환경이 최악으로 치닫은 만큼, 유상증자와 정부 지원금만으로는 자금난을 타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날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우전 배정한 신주 20%(242만8571주)에 대한 청약을 실시한다. 또 이날부터 13일까지 AK홀딩스와 제주도, AKIS 등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우리사주 참여율은 저조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영진은 임금의 30%를 반납하고, 직원들은 평균 임금의 70%만 받는 유급휴직 중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 지급 기한이 이달 종료되기 때문에 다음달부터는 무급휴직으로 전환된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직원들이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구주주 참여율도 기대를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최대주주 AK홀딩스는 배정 물량의 100%를 소화하기로 했다. AK홀딩스는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제주항공 유상증자에 약 72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분율은 종전 56.94%에서 53.39%로 3.55%포인트 가량 소폭 낮아진다.

AK홀딩스는 1차 발행가액 1만3050원을 기준으로 출자 금액을 확정했다. 주가 하락으로 확정 발행가액이 1만2400원으로 낮아진 만큼, 여유 자금이 생긴다.

일각에서는 AK홀딩스가 신주인수권 추가 매입 등으로 지분율 희석을 최대한 방어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계열사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금 비축을 선택할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2대주주 제주도는 총 40억원을 넣어 배정물량의 41% 수준만 받기로 했다.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은 이달 18~19일에 진행되는데, 기대감이 높지 않다. 전문가들은 항공업황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려면 최소 2~3년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점도 매력도를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60억원, 영업적자 854억원의 실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8.5% 급감했고, 영업적자 규모는 211% 가까이 불어났다. 당기순손실은 1006억원으로, 241% 늘었다.

최종 미청약된 물량은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하게 된다. 제주항공은 별도의 실권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다시 말해, 유상증자가 인기를 끌지 못 하더라도 현금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제주항공이 연말까지 마련해야 하는 필수 경영자금은 총 2250억원으로 파악된다.

제주항공은 12월까지 5개월간 총 1068억원 가량의 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SK에너지 등 정유사에 연말까지 지불해야 할 유류비는 348억원이다. 인건비로는 72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운영자금 중 30%에 해당하는 328억원은 유상증자로 메꾼다.

채무상환자금 1178억원은 모두 유상증자로 충당한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SC은행에서 기존에 빌린 차입금 62억원은 올해 안으로 갚아야 한다. 일본 항공기 리스업체인 스미토모캐피탈(SMBC)과는 616억원의 항공기 임차료 상환 계약이 걸려있다.

특히 유상증자 전에 도래하는 대금 지불을 위해 한국투자증권에서 빌린 500억원도 유상증자 대금이 입금되는 즉시 갚아야 한다.

유상증자 대금과 산은 등 국책은행으로부터 긴급 지원 받은 700억원을 더하면 제주항공이 확보한 현금은 약 2206억원이 된다. 단순 계산으로 필수비용보다 40억원 가량 부족한 셈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은 올해 3월에 받은 것이다. 이미 적지 않은 금액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만큼, 부족한 경영자금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은 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는 물론, 4분기에도 반등을 기대하긴 힘들다. 항공업 침체 장기화로 차입금과 외부 수혈에만 의존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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