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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가 돼 분석한 ‘빅히트’···하나금투의 파격

[리포트 탐구]‘아미’가 돼 분석한 ‘빅히트’···하나금투의 파격

등록 2020.09.17 07:57

수정 2020.09.17 10:08

고병훈

  기자

‘LOVE MYSELF, SPEAK YOURSELF’보고서 제목부터 눈길, IPO 앞두고 연재데뷔부터 현재까지 하나의 서사로 연결신작과 구작이 만나 ‘콘텐츠 확장’ 반복하나금투 “BTS 성공 요인, 단연 빅히트”

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방탄소년단(BTS).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BTS의 서사와 메시지, 그리고 이를 음악에 녹여내는 과정을 살펴보면 BTS 실적의 정점은 지금이 아니라고 본다”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다음달 기업공개(IPO)를 앞둔 가운데, 최근 한 증권사가 빅히트의 기업가치에 대해 새로운 해석으로 접근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그동안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4~5조원대로 평가했다. 특히 빅히트의 투자 리스크로 높은 BTS 매출 의존도와 멤버들의 군입대 시기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6일 발간한 ‘LOVE MYSELF, SPEAK YOURSELF’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이는 빅히트가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기에 위버스 가치도 과소평가한 결과”라며 “결론부터 말하자면, 빅히트의 IPO 상단은 완전한 저평가”라고 밝혔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BTS의 메시지는 BU(방탄유니버스)에서 현실까지, 데뷔 앨범부터 맵오브더소울(MOTS)까지 오래도록 이어진 서사의 결과물이며, 이들의 음악은 매번 신작과 구작이 만나 콘텐츠의 확장을 반복하는 시리즈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리포트의 제목인 ‘LOVE MYSELF, SPEAK YOURSELF’를 하나의 예로 들었다. BTS는 지난 2017년 5월 빌보드 뮤직어워드 수상 소감에서 ‘Remember. Love myself, love yourself’라고 언급했는데, 이후 Love yourself 앨범시리즈가 발매됐다.

기승전결 앨범은 과거를 외면하지 않고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Answer: Love myself’로 끝나고, 곧바로 2018년 9월 UN에서 전세계 어린이들을 폭력에서 보호하는 ‘LOVE MYSELF’를 주제로 하는 BTS의 연설이 시작됐다. 또 연설의 제일 마지막인 ‘Speak yourself’가 바로 지난해 BTS의 글로벌 투어 타이틀이다.

이 연구원은 “이를 통해 IP(지적재산권)의 가치는 더 길어지고 가속화되며, BU에서 파생된 다양한 2차 판권 매출(더노트, 캐릭터, 게임, 웹툰 등)과 콘서트 없이도 팔리는 굿즈 매출 등으로 이어진다”며 “이것이 곧 위버스의 가치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BTS이 음악은 데뷔부터 지금까지 하나의 서사로 이어져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BTS의 음반은 크게 데뷔 직후의 ▲학교 3부작과 정규1집 DARK&WILD ▲화양연화 시리즈 ▲윙즈 시리즈 ▲러브유어셀프(LYS) 시리즈 ▲맵오브더소울(MOTS) 시리즈로 이어진다.

데뷔 초기인 학교 3부작에서는 10대의 ’꿈’, ‘희망’, ‘사랑’을 주제로, 직접 쓴 가사에 사회적 이슈들을 녹여냈다. 러브유어셀프 시리즈가 마무리될 때만 해도 학교 3부작과 BU 간에 뚜렷한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았으나, MOTS 시리즈 이후 관련성이 점차 뚜렷해졌다.

특히 LYS 시리즈를 닫는 곡인 은 LOVE MYSELF 캠페인 영상 음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캠페인은 UNICEF의 아이들과 청소년을 폭력에서 보호하자는 취지의 #ENDviolence 프로그램 일부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자’는 메시지를 전한 이 캠페인은 총 26억원을 모금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빅히트가 2017년 연초부터 캠페인을 기획했으며, 추후에 유니세프와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점”이라며 “그해 5월 BBMA 수상식에서 시리즈명을 스포일러한 뒤 10월에는 캠페인 티저로 멤버들의 연고지에 비행선을 띄웠다”고 설명했다.

이후 2017년 11월 정식으로 발족한 캠페인은 6개월 만에 11억원을 모금했고, 이듬해 9월에는 UNICEF 행사의 일환으로 BTS멤버들이 UN연설도 했다. 이 연설문에는 앞서 언급된 LYS 시리즈의 마지막 곡이 녹여져 있어 진실성을 더했다.

이 연구원은 “연설 말미에 RM은 ‘스스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라’고 하는데, LYS 시리즈의 후반부 투어의 제목이 ‘Speak Yourself’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며 “LOVE MYSELF 캠페인은 BTS의 콘텐츠가 현실 세계와 연결되며,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빅히트는 ‘스메랄도’의 경우에서 봤듯 거대한 세계관을 설명하는 대신 여러 앨범에 걸쳐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조각내 던져준다”며 “이런 불친절함은 오히려 팬덤이 BU를 직접 상상하고 완성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재미와 몰입감도 배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 업로드된 수많은 뮤비 해석 영상으로 대변되는 이런 팬덤 문화는 ‘Pied Pieper’(피리부는 사나이)에서 RM이 아미에게 ‘이제 그만 보고 시험공부해, 니 부모님과 부장님 날 미워해, 그만해 뮤비는 나중에 해석하고’라고 노래하게 할 정도”라며 “이는 빅히트가 굳이 4개 국어로 BU의 ‘바이블’인 더 노트를 발간하는 이유”라고 해석했다.

이 연구원은 “기존 기획사들의 수익구조에서는 팬덤이 음원·음반·콘서트 정도까지만 이어지는데 BU라는 세계관은 음반간은 물론이고, 음반과 현실간의 연결을 강화해 콘텐츠의 수명과 수익을 증대시킨다”며 “그 대표적인 예가 BTS의 높은 구작 판매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아이돌 음반은 신작 중심으로 소비되는데 BTS는 구작 판매량이 가파르게 증가해왔다”며 “디즈니의 ‘마블 시리즈’처럼 BU를 이해하려면 모든 콘텐츠를 다 봐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즉, 이와 같은 음악 간의 높은 연결성이 구작의 높은 가치, 직접 매출의 90%에 이르는 2차 판권 매출, 그리고 이를 소비할 수 있게 팬 커뮤니티와 다양한 굿즈를 한 곳에 모은 위버스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끝으로 그는 “BTS의 성공 요인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빅히트가 아니었다면 빌보드 1위뿐만 아니라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엄청난 수익화 과정을 일궈낸 BTS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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