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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되는 ‘배터리 전쟁’···LG·SK 합의해야 끝난다(종합)

장기화되는 ‘배터리 전쟁’···LG·SK 합의해야 끝난다(종합)

등록 2020.10.27 09:53

이지숙

  기자

美 ITC,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 12월로 연기소송 패소한 회사는 미국 내 배터리사업 유지 어려워일자리·車업계 배터리 공급 등 ‘경제적 효과’ 고민 반영된 듯

장기화되는 ‘배터리 전쟁’···LG·SK 합의해야 끝난다(종합) 기사의 사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이 또 한번 연기되며 양사가 합의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6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이었던 최종 결정을 12월 10일로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이달 5일로 예정됐던 판결을 한차례 연기한데 이어 또 한번 미뤄진 것이다. ITC는 일정이 연기된 데에 따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법에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예비결정이 내려졌으며 SK이노베이션은 즉각 이의를 제기했다. ITC 재판부에 재검토 요청을 신청했고 전면 재검토가 받아들여졌다.

이후 ITC는 최종 판결을 10월 5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26일로 3주 연기한 뒤 다시 12월로 판결을 미뤘다. 업계에서는 ITC가 두 차례 걸쳐 최종 결정을 미룬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알 수 없느나 ITC 위원회가 앞서 1차로 21일 연기한데 이어 추가로 45일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한 사실로 비춰 위원회가 본 사건의 쟁점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연기로 소송절차가 더 길어지게 됐다는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화학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무게를 뒀다.

LG화학은 입장문을 통해 “최종결정 연기와 관련해서는 최근 2차 연장되는 다른 케이스들이 생기고 있어 코로나 영향 등으로 순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판결이 계속 연기되는 것을 두고 ITC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완성차 업체인 테슬라, GM, 포드 등에 양사가 중요한 배터리 공급처인데다 투자에 따른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2월 조기패소 예비결정이 확정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된다. 미국으로 배터리 셀, 모듈, 팩 부품 소재를 수입할 수 없어 사실상 공장 운영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두 개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비용만 3조원에 달하며 1공장과 2공장에 각각 2000명, 600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 일자리 창출이었던 만큼 정치적인 상황도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이다. ITC가 최종판결을 내린 뒤 미국 행정부가 ‘공공의 이익’에 반대된다고 판결할 경우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 경우 소송전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로 넘어가 본격적인 장기전에 돌입하게 된다.

이번 소송이 양사 미국 사업에 중요한 키를 쥐고 있고 미국 행정부의 이해관계마저 얽혀 있는 만큼 양사가 장기전을 접고 막판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합의에 대해서도 각각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으며 LG화학도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송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입장을 냈다.

최근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 대표도 LG화학과 배터리 소송에 대해 합의를 위한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 사장은 지난 21일 열린 ‘인터배터리 2020’ SK이노베이션 부스를 방문해 “법적 절차에 최선을 다해 대응 중”이라며 “이번 소송이 국내 K배터리 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큰 만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 생각하고 대화를 지속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사는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도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9월 LG화학을 상대로 ‘994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ITC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다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 침해 맞소송을 제기했다.

양사는 12월 10~11일 이틀간 ITC에 제기한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 관련 화상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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