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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鄭·崔·具 4대그룹 총수 60여일 만에 또 모인 까닭

李·鄭·崔·具 4대그룹 총수 60여일 만에 또 모인 까닭

등록 2020.11.09 10:59

임정혁

  기자

“총수 모임 정례화···수시로 휴대폰 연락”“전기차 포함한 업종 간 협력 필수 인식”힘 빠진 전경련도 ‘총수 소통’ 강화 계기최태원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설 설득력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4대그룹 총수가 두 달여 만에 다시 머리를 맞대면서 달라진 재계 문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선대 총수가 그룹을 이끌던 시절과 달리 이들은 수시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협력이 필수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50)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60) SK그룹 회장, 구광모(42) LG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광장도 워커힐 내 애스톤하우스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맏형 격인 최태원 회장이 모임을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달 부친을 잃은 이재용 부회장을 위로하는 대화가 주를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저녁 7시 이전에 시작된 자리가 11시가 넘어서까지 이어졌다는 관측도 나왔다.

적지 않은 시간 외부와 차단된 장소에서 자리를 함께한 만큼 미국 대선이 재계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재계 관련 다양한 이슈가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4대그룹 총수가 머리를 맞댄 건 지난 9월 초 서울 모처 회동 이후 두 달여만이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이미 이들 총수 간 만남이 정례화됐으며 넷이 전부 모이는 자리가 아니어도 수시로 서로서로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소통이 일상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CEO가 다른 그룹사와 얽힌 첨예한 사안을 가지고 며칠째 회장께 보고하러 갔더니 회장이 결국은 그 자리에서 직접 해당 그룹 총수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다”면서 “실무진이 해결하려면 오래 걸리는 민감한 사안에서 총수가 직접 나선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고 그와 동시에 편안한 통화 분위기를 보면서 이미 수시 소통을 하고 있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알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선대 회장 시절 이들 그룹이 경쟁을 기본 바탕으로 둔 것과 달리 신세대 총수들 사이에선 소통과 협력이 자리 잡았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코로나19가 촉발한 전례 없는 위기감과 비대면 시대 도래가 이를 가속했다는 평가도 나오는 중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제는 자동차 업체가 IT 상상력을 고심해야 하고 IT와 통신 업체가 자동차 자율 주행 시대와 5G 기술 접목이라는 다양한 협력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아무래도 총수 간 공감이 있으면 실무진 사이 협력이 한층 빨라지는 실익도 있다”고 귀띔했다.

총수 간 소통 행보는 지난해부터 빨라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6월 한국을 찾은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5대 그룹 총수의 승지원 회동을 주선했다.

재계에선 최근 정의선 회장이 주도한 각 그룹 총수와 전기차 배터리 회동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기차만 해도 그 안에 삼성, SK, LG가 만드는 배터리가 들어가며 차량 내부 인포테인먼트 기술과 외부 통신을 위해 이들 기업과 다양한 공존이 필요하다. 실제로 4대 기업 총수는 지난 5월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매개로 정의선 회장 요청 아래 공개 회동했다.

일각에서는 재계 대외 소통 창구 역할을 한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의 역할 축소를 지목하기도 했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4대그룹이 나란히 전경련을 탈퇴하면서 이들 총수가 별개로 만나 의견을 나누는 것이란 분석이다.

4대그룹의 전경련 탈퇴 이후 이 단체의 무게감은 사실상 떨어졌고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은 아무래도 노사관계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어 대내외 이슈를 중심으로 한 재계 대표 소통 창구가 없다는 지적이다.

마침 최태원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이은 차기 회장으로 거론된다. 신임 회장 윤곽은 다음 달께 나올 예정인데 박용만 회장의 적극적인 권유와 함께 최 회장도 이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생각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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