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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꼴찌가 올핸 1등...금메달 딴 코스피의 3대 비결

작년 꼴찌가 올핸 1등...금메달 딴 코스피의 3대 비결

등록 2020.12.07 15:33

박경보

  기자

①성공적 방역으로 지수 상승률 G20 1위...수익률도 2위 등극②동학개미 지속 유입에 유동성 풍부...11월부턴 외인도 ‘사자’ ③코로나 백신 상용화 9부능선 돌파 ...경기회복 기대감 확대

작년 꼴찌가 올핸 1등...금메달 딴 코스피의 3대 비결 기사의 사진

지난해 상반기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최하위 수익률에 머물렀던 코스피가 올해 1위로 뛰어올랐다. 동학개미와 외국인이 주도하는 풍부한 유동성과 코로나19 방역 성과가 코스피의 상승세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도 투자심리 개선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의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13%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G20의 대표 주가지수 가운데 최고치로, 미국 다우지수(6.7%), 일본 닛케이지수(10%), 중국 상하이지수(4%) 등 주요국보다 크게 앞섰다.

특히 코스피의 수익률을 연초 이후 지속 상승하면서 24.3%까지 치솟았다. 이는 아르헨티나(31.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 지난해 상반기 수익률 G20 최하위...미중 무역전쟁·경기 악화 영향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G20 대표 주가지수 가운데 19위에 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5월 31일까지 집계된 코스피 수익률은 0.03%로, 터키(-0.7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지난해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증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오히려 무역전쟁의 당사자인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16% 넘게 올랐으나 한국의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연일 역대 최고 기록을 깨고 있는 코스피는 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2700선 고지를 돌파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오히려 한국 경제와 증시에 전화위복이 된 모습이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11월 한 달간 코스피 지수가 300포인트 이상 상승하고 14.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며 “지속된 외국인 자금의 유입과 월 후반에는 개인의 매수세까지 시장 상승에 힘을 보탰다”고 진단했다.

또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이 치러진 11월 초부터 한국 증시의 강세가 이어져 왔다”며 “특히 지난 11월은 상승폭 기준으로 20년래 최고치로 확인되며, 주가 상승률도 2001년 1월과 11월을 제외하면 올해 11월 수치가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 새 역사 쓴 코스피...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이 ‘한몫’

코스피가 새 역사를 쓰며 수익률을 끌어올린 이유로는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이 첫 손에 꼽힌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가들이 코로나19 재확산세를 비켜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김대준 연구원은 “지역별로 증시를 나눠보면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한국, 중국, 대만 증시가 미국, 독일, 일본 증시보다 상승세가 가파른데 이는 경기회복 기대가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을 지나면서 한국의 차별적인 펀더멘털 매력이 부각됐다”며 “한국은 코로나19 방역에 잘 대처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수출업종의 업황 개선속도도 상대적으로 빨랐다”고 강조했다.

SK증권에 따르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7일 기준)는 총 6731만 9316명으로, 전일 대비 92만 4210명이 증가했다. 미국에서만 총 1512만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서구권에서 확산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전 세계 총 사망자 수는 153만 7269명에 달하며, 전일 대비 9498명 늘었다.

반면 한국의 확진자 수는 총 3만 7546명으로, 누적 사망자 수는 545명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 600명대의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잘 버텨왔다는 평가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 풍부한 유동성으로 시장 안정성 강화...개인 이어 외인 ‘순매수’

‘풍부한 유동성’도 코스피의 수익률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증시를 떠받치는 가운데, 11월부턴 외국인까지 달려들어 수급을 거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그동안 외국인이 팔면 떨어지고 사면 올랐는데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유입되면서 시장 안정성이 높아졌다”며 “동학개미운동이 코스피가 차별적인 흐름을 보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올해 3월 6일부터 하락장이 시작됐는데, 19일에는 연저점인 1457.64를 기록한 후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순매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은 연초 47.1%에서 70%를 돌파했다”며 “과거와 달리 단순 낙폭과대주에 대한 접근이 아닌 우량주 혹은 주도주에 대한 접근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주식을 순매수하면 주식시장은 오르기 힘들다라는 과거의 통념이 바뀌게 됐다”며 “금융위기 직전 강세장 당시 개인들은 펀드를 통해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2006~2008년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했지만, 올해는 직접 투자하는 비중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11월부터는 개인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주식을 팔아치웠으나,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가 증시를 지지했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무려 5.0조원에 달한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외국인은 월간 기준으로는 1월과 7월에만 순매수를 기록했을 뿐 코스피 시장에 큰 관심이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글로벌 투자자들은 11월 들어 신흥국, 특히 아시아 신흥국에 관심을 집중했는데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코로나 이후의 경기 회복 등 한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도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승 흐름의 코스피가 내년에도 활황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65조원)도 11월 들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지난달 지수 상승 부담, 차익실현으로 인해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11월 후반부터는 매수세를 다시 확대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기대감 반영...수출 회복 본격화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도 코스피의 역사적인 신고가 경신을 한몫 거들었다. 지난달 화이자와 모더나는 95% 수준의 코로나19 백신 예방 성공률을 발표하며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국은 화이자 백신 사용을 가장 먼저 승인한 데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서도 긴급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11일부터 화이자 백신의 1차 접종을 시작하는 미국은 12월 말까지 4000만회 분의 백신을 배포할 예정이다. 22일부터는 모더나 백신까지 미국에 배포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백신 상용화가 가까워지면서 팬데믹 이전으로의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사전에 백신을 충분히 확보한 선진국의 경기 복원력이 크겠지만 원자재 및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신흥국들도 선진국 수요 회복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출액 수준이 지난해 평균선에 안착하면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성공한 모습”이라며 “코로나 재확산 리스크를 간과할 수는 없지만, 백신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투자 사이클 반등에 힘입어 수출 상승 사이클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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