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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카 경영권 포기한 롯데···베트남 제과사업 손 뗀다

비비카 경영권 포기한 롯데···베트남 제과사업 손 뗀다

등록 2020.12.28 16:05

김민지

  기자

2007년 비비카 지분 사들여 동남아 ‘교두보’ 현지 기업과 수년간 경영권 다툼서 패배롯데제과 자회사도 이미 베트남 시장 포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지주가 동남아시아 공략 전진기지로 삼았던 베트남 제과업체 비비카(BIBICA Corporation)의 경영권 수성에 실패하면서 제과 부문 ‘신남방정책’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롯데는 현지 기업인 팬푸드와 수년째 경영권 전쟁을 벌여왔으나, 결국 팬푸드에 보유 지분 전체 매각으로 선회하며 백기를 들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베트남 제과업체 비비카의 지분 44.03% 전체를 매각하기로 했다. 롯데는 오는 29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총 678만9730주를 매각할 예정이다.

비비카는 캔디를 비롯해 비스킷, 초콜릿, 스낵 등 과자류를 생산하며 베트남 제과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롯데는 지난 2007년 비비카 지분 약 30%를 인수하면서 베트남 시장에 야심 차게 진출했다. 이후 지분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면서 2014년 말 44.03%로 늘리며 최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했다.

롯데가 비비카 지분을 두고 현지 기업 팬푸드와 전쟁을 벌이게 된 것은 지난 2015년 2월 팬푸드가 현지 투자회사인 SSI자산운용으로부터 비비카 지분 15%를 사들이면서다. 당시 팬푸드의 지분 확보로 팬푸드가 가진 비비카 지분율은 21.13%로 올라갔다. 같은 해 4월 팬푸드가 비비카 주식 326만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기존 지분율 21.13%에서 21.12%포인트 늘어난 42.25%가 됐다. 이때까지 롯데는 팬푸드와 1.78%포인트 차이로 최대주주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어 팬푸드는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비비카 주식 326만주를 공개 매수해 지분율을 약 50%까지 끌어올려 롯데의 최대주주 자리를 앗아갔다. 지지부진한 경영권 분쟁은 팬푸드의 모회사 팬그룹은 지난해 7월 비비카 주식 770만주 이상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하면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44.03%는 물론 기타 주주의 나머지 지분(5.9%)도 모두 사들여 경영권을 완전히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롯데와 팬푸드는 지분 매각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고, 결국 롯데가 비비카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베트남에서의 제과 사업도 수포 돌아가게 됐다. 비비카는 롯데의 지분 매각이 완료되는 대로 팬푸드 손에 넘어갈 전망이다.

비비카 지분 매각 이후 롯데가 베트남 제과 시장 공략을 위해 어떤 ‘플랜B’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롯데가 비비카를 팬푸드에 넘기게 됐고 이미 롯데제과가 지난해 베트남 자회사를 매각했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롯데의 ‘제과 전진기지’는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베트남은 인도네시아와 함께 그간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왔던 ‘신남방정책’ 핵심 국가였다. 신 회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국내외 사업 재검토에 들어간 만큼 새로운 진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제과는 현지회사를 인수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세워왔는데, 이번에 롯데가 팬푸드와의 경영권 싸움에서 고배를 마시며 다시 이 전략을 택할 지는 미지수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제과 베트남 자회사 매각도 지난해 진행됐고, 비비카 지분 매각도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전체적으로 국내와 해외사업 모두를 재정비하는 차원에서 매각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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