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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판분리·실적회복···보험사 CEO 과제는?

[2021 금융권 CEO]제판분리·실적회복···보험사 CEO 과제는?

등록 2021.01.04 12:43

장기영

  기자

코로나19·저금리 여파 보험사 경영환경 악화한화 여승주·미래 변재상, 첫 제판분리 실험신한 성대규, 신한라이프 초대 CEO 중책교보 신창재, 풋옵션 분쟁 해결 최대 과제농협 김인태·KB 김기환, CEO 데뷔 신고식

2021년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과제. 그래픽=박혜수 기자2021년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과제. 그래픽=박혜수 기자

“생명보험산업은 금융시장이라는 큰 바다에서 4차 산업, 디지털 금융,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격랑 속에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엄청난 도전과 난제들을 마주해 생존을 걱정하게 될 지도 모른다.”(정희수 생명보험협회 회장)

“저금리, 저성장, 저출산의 ‘3저(低)’가 ‘뉴노멀(New Normal)’이 됐다. 어느 하나의 흐름도 손해보험산업에 우호적이 않고 손쉬운 해법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정지원 손해보험협회 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보험사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2021년 새해를 맞이한 최고경영자(CEO)들은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퇴직연금을 제외한 국내 보험사의 전체 수입보험료가 1.7% 증가해 지난해 수입보험료 증가율 4.2% 대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올해 2.5% 증가에서 내년 0.4% 감소로 전환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오는 2023년 보험부채 시가평가로 보험사의 자본 확충 부담을 가중시키는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도 2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과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은 보험상품의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제조+판매)’ 실험에 본격 돌입한다.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은 오는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살림을 합쳐 출범하는 총자산 70조원 규모의 업계 4위사 신한라이프 초대 CEO라는 중책을 맡았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햇수로 4년째 장기화하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분쟁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보험사 CEO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김인태 NH농협생명 사장과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은 실적 회복과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 여승주·미래에셋생명 변재상 사장=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올해 3월, 4월 기존 보험설계사 영업조직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이동시켜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한다.

모회사인 보험사는 상품 개발과 자산운용에 집중하고, 자회사인 GA에 상품 판매를 맡기는 제판분리다.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제판분리에 나서는 미래에셋생명의 변재상 사장, 3대 대형 생보사 가운데 처음으로 제판분리를 추진하는 한화생명의 여승주 사장 모두 기존 보험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생보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2만여명의 설계사가 소속된 한화생명은 개인영업본부 산하 보험 모집 및 지원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초대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칭)를 신설한다.

신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한화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한 총자본 6500억원 규모의 자회사형 GA다. 기존 한화생명 개인영업본부 산하 임직원 1400여명과 설계사 2만여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이동한다.

한화생명은 세계 보험시장의 제판분리 추세에 맞춰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업계 1위 초대형 판매전문회사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여 사장은 “GA의 시장점유율이 지속 확대되는 보험업 환경에서 그간의 방식인 수성(守城)이 아닌 새로운 도전을 통한 공격만이 현 상황을 이겨내는 해결책”이라며 “보험영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지속적인 확장 전략으로 1등 판매전문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은 전속 설계사 3300여명과 사업가형 지점장 등을 기존 자회사형 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킨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미래에셋생명이 지난 2014년 설립한 자회사형 GA로, 지난해 6월 말 기준 240여명의 설계사가 소속돼 있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0년간 미래에셋생명을 이끌어 온 각자대표이사 하만덕 부회장을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변 사장은 올해 처음으로 단독대표이사를 맡아 성공적인 제판분리 안착을 이끌게 됐다.

미래에셋생명은 GA, 방카슈랑스 등 제휴 판매채널에 경쟁력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혁신 상품을 출시하고 포털사이트, 금융플랫폼과의 제휴를 확대해 비대면 계약 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변 사장은 2021년을 지속가능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형식적 구호에서 벗어나 실질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면서 모두를 위한 가치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그래픽=뉴스웨이 DB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그래픽=뉴스웨이 DB

◇신한생명 성대규 사장=오는 7월에는 신한금융지주의 양대 생명보험 자회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한 신한라이프가 공식 출범한다.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은 연임에 성공해 신한라이프의 초대 CEO를 맡게 됐다.

현재 중형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살림을 합치면 총자산 70조원 규모의 업계 4위사가 탄생하는 만큼 통합법인 안착을 이끌어야 할 성대규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9월 말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총자산은 각각 35조5657억원, 34조3976억원으로 총 69조9633억원이다. 이는 삼성생명(297조2371억원), 한화생명(126조9730억원), 교보생명(113조3593억원) 등 3대 대형사 다음으로 큰 규모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하면 당장 전체 직원이 2000여명에 달해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직원 수는 각각 1243명, 752명으로 총 1995명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직원에 이어 임원까지 인력 교류 대상을 확대하며 통합에 대비해왔다.

두 회사가 통합하면 덩치가 커진 만큼 보험계약부채도 늘어 IFRS17 시행에 어떻게 대비할 지도 주목된다.

두 회사가 통합하면 보험계약부채는 신한생명 27조3954억원, 오렌지라이프 23조4890억원 등 총 50조8844억원으로 늘어난다.

오렌지라이프가 IFRS17 시행에 따른 보험부채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 여부를 검토해 온 공동재보험을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성 사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인슈어테크(Insurtech·보험과 기술)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성 사장은 신한금융이 지난해 3월 각 계열사 CEO가 디지털 핵심 기술을 직접 관리하는 ‘디지털 후견인 제도’ 도입한 이후 헬스케어 분야를 맡아 성공적으로 과제를 추진해왔다.

성 사장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How-FIT)’ 베타버전을 출시하면서 “기존 보험업의 한계를 뛰어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취임 직후부터 헬스케어 플랫폼을 준비해왔다. 헬스케어 분야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고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 전환에 부합하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주주 현황. 그래픽=뉴스웨이 DB교보생명 주주 현황. 그래픽=뉴스웨이 DB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교보생명은 경영권과 지배구조 문제가 걸린 신창재 회장과 FI간 풋옵션 분쟁 해결이 올해 최대 과제다.

교보생명의 최대주주인 신 회장은 지난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한 FI 측과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신 회장과 FI 측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었던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의 대면 청문회는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인해 올해 3월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ICC의 중재 절차가 지연되면서 풋옵션 분쟁에 대한 최종 판결은 올해 말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신 회장이 풋옵션 행사 가격을 산출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격화된 상태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지우를 통해 공인회계사법 제15조, 제22조 등의 위반 혐의로 딜로이트 안진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시장가치(FMV) 산출 평가업무 기준 위반 혐의로 딜로이트 안진을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고발한데 이은 국내 법적 조치다.

신 회장은 2019년 3월 윤열현 사장을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한 이후 풋옵션 분쟁 관련 협상에 집중해왔다.

앞선 2012년 9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 컨소시엄 등 FI 측과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간 계약을 체결한 신 회장은 계약의 적법성, 유효성에 문제가 있다며 풋옵션 행사에 응하지 않았다.

FI 측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은 어피너티 컨소시엄 지분 24.01%와 스탠다드차타드(SC) PE 지분 5.33% 등 총 29.34%(약 600만주)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어피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 4개 투자자로 구성돼 있다.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 보유 지분을 1조2054억원에 매입하면서 2015년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농협생명 당기순손익 추이. 그래픽=홍연택 기자농협생명 당기순손익 추이. 그래픽=홍연택 기자

◇농협생명 김인태·KB손해보험 김기환 사장=농협생명과 KB손보는 신임 대표이사인 김인태 사장과 김기환 사장이 각각 CEO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

1962년생인 김인태 사장은 1991년 농협중앙회 입사 이후 농협중앙회 금융기획팀장과 NH농협은행 기획조정팀장, 인사부장, 종합기획부장, 마케팅부문장 등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재직한 기획 분야 전문가다.

1963년생인 김기환 사장은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서 재무, 리스크, 홍보, 인사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팔방미인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국민은행 소비자보호그룹 상무, 리스크관리그룹 전무 등을 거쳐 KB금융 CFO를 맡은 뒤 2018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동안 보험업과는 인연이 없었던 두 사람은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실적 개선과 회복에 주력할 전망이다.

특히 김기환 사장은 지난해 국내 5대 대형 손해보험사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KB손보의 실적을 회복해야 한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KB손보의 지난해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1866억원으로 전년 동기 2339억원에 비해 473억원(20.2%) 감소했다.

이 기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를 포함한 상위 5개 손보사 중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곳은 KB손보가 유일하다.

코로나19 사태의 반사이익으로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이 하락하면서 당기순이익 증가한 다른 손보사와 달리 해외 대체자산 손상 인식 등으로 투자영업이익이 줄면서 당기순이익 감소했다.

김인태 사장은 지난 2018년 당기순손익이 적자로 전환했던 농협생명의 실적 회복세를 이어나가야 한다.

농협생명은 2018년 해외 채권투자부문 손실과 환변동 위험 회피(환헤지) 비용 증가 등으로 연결 재무제표 기준 118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점차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은 643억원으로 전년 동기 247억원에 비해 396억원(160.3%) 증가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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