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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애플카 보도에 동학개미 ‘패닉’...증권가 “흔들리지 마라”

불확실한 애플카 보도에 동학개미 ‘패닉’...증권가 “흔들리지 마라”

등록 2021.02.08 10:28

박경보

  기자

외신 보도 이어 현대·기아차도 “협업없다” 공시...주가 동반 급락애플카 상용화 최소 5년 소요...시간 여유 두고 협의 잠시 쉬는 듯증권가 “현대·기아차 펀더멘털 충분...올해 영업이익 급성장 기대”

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현대자동차그룹과 애플의 전기차 생산 논의가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2조6000억원 어치의 현대차그룹주를 사들인 동학개미들은 패닉에 빠진 모양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펀더멘털이 높은 만큼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8일 오전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6.81%(1만7000원) 떨어진 23만2500원에, 기아차는 13.30%(1만3500원) 내린 8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주말 현대차그룹과 애플 간 전기차 협업 논의가 중단됐다는 보도가 나온 데다 이날 오전 관련 공시까지 나온 영향이다.

이날 현대·기아차는 “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며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과의 협업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한 셈이다.

앞서 국내 언론들은 지난달 8일부터 현대·기아차가 애플의 전기차 개발 및 생산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대서특필해왔다.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애플카가 생산되고, 이를 위해 애플이 기아차에 4조원 가량을 투자한다는 구체적인 보도까지 나왔다.

이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간 현대차그룹주를 대거 사들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학개미들은 9157억원 어치의 현대차 주식을 순매수했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주식도 각각 7898억원, 9724억원 어치나 사들였다. 한 달간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현대차그룹주는 총 2조6000여억 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나온 보도를 종합해보면, 현대차그룹과 애플은 전기차 협업 논의를 잠시 쉬게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일(현지시간) 애플이 현대차그룹과의 전기차 위탁생산 논의를 최근 일시적으로 중단(Paused Recently)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내 언론들은 현대차가 ‘비밀주의’를 고집하는 애플의 심기를 건드려 논의가 중단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의 보도내용을 뜯어보면 핵심은 “화가 났다(have upset)”가 아니라 “시간이 더 많다(has more time)”에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다른 완성차업체들과도 논의를 진행 중이고, 애플카가 나오려면 향후 5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애플이 완성차 파트너를 결정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는 뜻이다.

블룸버그는 “차량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는 극소수이고 애플과의 협력에 관심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전기차 개발 작업이 초기 단계인 애플에게 잠재적 전기차 파트너를 결정할 시간은 많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대차그룹과 애플은 전기차 생산 논의를 ‘중단’한 것이 아니라 잠시 휴지기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Pause’의 의미를 따져볼 때, 논의는 잠시 쉬고 내부 조율 중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가운데 애플카 생산을 맡을 회사가 정해지지 않은 것도 논의가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어떤 브랜드가 애플카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며 “논의가 재개되면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애플카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증권가는 현대·기아차 본연의 펀더멘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애플카가 아니더라도 현대·기아차의 장기적 가치는 충분한 만큼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대·기아차의 주가가 크게 올랐던 건 애플카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실적 자체가 좋다”며 “고부가가치 차종인 제네시스와 SUV 판매 비중을 높여 믹스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업 보도가 처음 공개된 이후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으나 제한적 정보에 근거한 추론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라며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순수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고, 올해는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 기반의 디바이스 제공자로의 전환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대차는 SUV·럭셔리 신차를 통한 믹스 개선 효과로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4% 가량 개선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기아차도 올해 신차 판매 비중이 60%까지 확대돼 전년 대비 122% 가량 높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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