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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선봉 ‘오창공장’ 들여다보니

[르뽀]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선봉 ‘오창공장’ 들여다보니

등록 2016.03.06 15:37

차재서

  기자

하루 쏘나타 HEV(하이브리드) 1만대 분 배터리 셀 생산실내습도 관리 등 꼼꼼한 작업환경 유지 방식도 눈길LG화학, 안전성·효율·가격 경쟁력 앞세워 세계 시장 공략

LG화학 오창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LG화학 오창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


“전기차가 처음 등장했을 땐 한번 충전해 40마일 정도밖에 갈 수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한번 충전으로 그날 운전할 모든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꿈이다. 이 곳 오창공장에서는 그런 희망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말이다. 그는 오창1공장을 소개하기에 앞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포부를 밝혔다. 이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랜 역사를 지닌 오창공장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풀이된다.

4일 충북 청주시 오창 과학산업단지에 위치한 LG화학 오창1공장을 찾았다. 이 곳은 LG화학이 전국에서 운영 중인 11곳의 생산설비 중 8번째 사업장이다. 2004년 3월 준공 이래 각종 설비를 추가했고 현재는 편광판과 전자기기·전기차용 배터리 등을 생산하며 LG화학 신성장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중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은 축구장 약 17배에 달하는 12만3000㎡(약 3만7000평), 지상 3층 규모 2개동으로 구축됐다. 해당 설비에서는 연간 5000만셀, 하루 쏘나타 HEV(하이브리드) 1만대 분량의 배터리 셀을 만든다.

이는 2009년 가동 당시 생산 규모인 850만셀보다 약 6배 늘어난 것으로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부문에서는 협력사 관계자를 포함한 1420여명의 직원이 교대로 근무하며 24시간 제품을 생산 중이다.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생산된 배터리 셀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이날 들여다본 곳은 전기차 배터리의 조립 라인이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공정은 크게 전극·조립·활성화 등 세 개로 나뉜다. 전극공정에서 배터리의 양·음극을 만들며 조립공정에서는 전극과 분리막, 알루미늄 시트 등을 이용해 제품을 완성한다. 활성화 공정에서는 충·방전을 반복하며 배터리가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특성을 부여한다.

“라인 안에서 연필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볼펜을 사용해 주세요. 내부에 흑연가루가 날리면 공정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라인투어에 앞서 공장 관계자로부터 주의사항을 전해들었다. LG화학은 안정적인 작업환경을 유지하는 데도 꼼꼼한 모습을 보였다. 내부에 들어가기 전 마스크와 모자·신발을 비롯한 작업복을 착용하는 것은 물론 실내 환경 변화를 막기 위해 ‘에어샤워’를 통과하기도 했다.

라인에 들어서니 건조함을 한 몸에 느낄 수 있었다. 당시 실내온도는 21℃, 절대습도는 -37도였다. 사막과 비슷한 환경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가 습도에 취약하기 때문에 내부의 절대습도를 -34도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공장 내부는 제품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작업자들과 자동화된 설비가 쉴틈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이 곳에서 만드는 제품은 국내와 북미·유럽 등 전세계 모든 지역에 공급된다. GM과 르노, 현대·기아차, 아우디, 볼보 등 완성차업체가 대표적이다.

조립공정의 첫 번째 작업은 앞 공정에서 만들어진 ‘전극’을 ‘분리막’과 번갈아 쌓으며 ‘바이셀’을 만드는 과정이다. ‘양극-분리막-음극-분리막-양극’ 또는 ‘음극-분리막-양극-분리막-음극’ 5개 층으로 제품을 구성하고 사이즈를 검사하면 마무리된다.

이어지는 공정에서는 바이셀을 11~21장으로 쌓아 ‘폴딩셀’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를 거치면 전지 내부에 들어가는 알맹이가 완성된다. 쓰임새에 따라 제품 구성에도 차이를 보이는데 가령 순수 전기차에 탑재되는 경우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바이셀이 사용된다.

이렇게 완성된 폴딩셀은 다시 패키징 공정으로 넘어가 조립의 최종 단계에 진입한다. 전원을 연결할 수 있도록 단자를 붙이고 알루미늄 파우치에 포장하는 작업이다. 전해액을 주입해 완전히 밀봉하면 파우치 형태의 배터리가 만들어진다.

지난 5월 LG화학이 ‘2015 대한민국화학산업대전’에서 선보인 전기차 목업 사진=뉴스웨이 DB지난 5월 LG화학이 ‘2015 대한민국화학산업대전’에서 선보인 전기차 목업 사진=뉴스웨이 DB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의 특성은 ‘스택 앤 폴딩(Stack & Folding)’과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기술, ‘파우치(pouch) 타입 제품’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스택 앤 폴딩’은 전극을 쌓고 접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는 방식이며 ‘안전성 강화 분리막’은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LG화학은 2000년대 초반부터 연구개발에 매진해 독자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파우치 타입’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차량 디자인에 쉽게 적용할 수 있고 안전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도 LG화학이 화학기반의 기업으로서 소재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이중재 자동차전지 생산센터장 상무는 “LG화학은 안전성·성능·원가 경쟁력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면서 “회사의 배터리를 탑재해 운행 중인 친환경차량이 전세계 50만대를 넘어섰지만 단 한번도 필드 이슈(Field Issue)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오창공장과 함께 미국 홀랜드, 중국 남경 등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설비를 잇따라 가동하며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연간 18만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기준 65만대 이상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향후 LG화학은 기존 고객사들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한편 해외 생산라인 구축 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시장 선점을 본격화 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세계 20여개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백만대 이상의 물량을 수주했다”면서 “올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 매출은 사업 초기 600억원보다 20배 이상 늘어난 1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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