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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제고?···주가 부양 기대감은 ‘바닥’

[네이버 액면분할] 주주가치 제고?···주가 부양 기대감은 ‘바닥’

등록 2018.07.26 17:51

이지숙

  기자

500원→100원 액분으로 투자자 접근성 높여정치권 규제·신규사업 비용증가로 주가 부진증권가 “액면분할 이벤트로 주가 변동 어려워”

네이버(NAVER)가 26일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네이버는 유통주식 수 확대, 주주환원 차원에서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 효과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황제주였던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통해 국민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주가는 5만원선에서 지난 26일 종가기준 4만6900원까지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액면분할은 주가가 높은 기업이 액면가를 낮춰 유통주식수를 늘리고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한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액면분할 목적은 현재 주가가 크게 높아진 만큼 주가를 낮추고 발행주식수를 늘려 유동성을 도모하기 위함”이라며 “장기적으로 주주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액면가에 대한 정관이 변경되면 네이버의 발행 주식 수는 3296만2679주에서 1억6481만3395주로 늘어난다. 액면분할로 10월8일부터 11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되며 신주상장예정일은 10월12일이다.

시가총액에는 변화가 없지만 주가는 현재 75만원 수준에서 15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예정이다.

박 CFO는 “액면분할 자체가 기업가치에 도움이 된다거나 안된다고 즉시 판단하긴 어렵다”며 “국민들이 네이버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주식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이번 액면분할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또한 주식배당, 무상증자가 아닌 액면분할을 택해 이유에 대해서는 “주식배당, 무상증자 등은 회사 자본구조나 여러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들이 있어 액면분할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연초 밝힌데로 매년 순익 30% 수준의 주주환원정책을 유지 중이며 그 결과로 연초에 배당과 함게 자사주를 매입했다”며 “자사주 소각도 하나의 수단이 되겠지만 아직까진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 펼쳐 나갈 계획으로 자사주 소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날 액면분할 소식으로 네이버는 전일 대비 0.67% 오른 75만1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장 초반에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후 상승 전환했다.

네이버는 지난 1월10일 97만50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며 100만원선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줄곳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5월30일에는 64만80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찍기도했다. 이는 1월10일 대비 33.54% 하락한 수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규 비즈니스 관련 비용증가가 주가 부진의 이유라고 설명한다. 또한 네이버 쇼핑 판매수수료 공개 압박과 3분기 중 진행될 네이버 메인에서 뉴스 컨텐츠가 빠지게 되는 등 규제리스크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 부진 이유는 매출 성장률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이 역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신규사업 관련 투자는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우며 진행하는 액면분할에 대한 반응도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액면분할은 원칙적으로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EPS(주당순이익)가 줄어들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큰 영향이 없다”며 “네이버 측이 설명한 것처럼 많은 투자자들이 네이버 주식을 살 수 있게 한다는 측면에서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비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신사업 비즈니스모델이 추가되고 있는 만큼 성장성이 보강되는 중이라고 해석하고 있다”고 짚었다.

오 연구원은 “비싼 주식의 경우 주가가 낮으면 접근이 용이해지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삼성전자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가는 기업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인다”며 “이벤트로 주가가 오르거나 변동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드루킹 인터넷 포털 뉴스 댓글 조작 사건 등으로 국내에서 M&A 등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든 상황인 만큼 일본 쪽에서 신사업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연초 대비 주가가 많이 하락한 만큼 액면분할 등 주가부양을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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