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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더 쎈 역공카드 꺼냈다···박철완 믿을 건 ‘배당금’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더 쎈 역공카드 꺼냈다···박철완 믿을 건 ‘배당금’

등록 2021.03.10 15:12

이세정

  기자

박 회장, 전문·독립성 갖춘 이사 후보 5명 추천상대편 진영과 사실상 ‘1대1 데스매치’ 불가피배터리·바이오 신사업 등 5년 내 매출 2배 확대박 상무 측, 상대적 열세···‘1만원대’ 고배당 필수박 회장도 배당규모 3배 키워···법원 판결로 결정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더 쎈 역공카드 꺼냈다···박철완 믿을 건 ‘배당금’ 기사의 사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조카 박철완 상무의 경영권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맞불작전에 돌입했다. 박 회장은 상대편 진영보다 전문성을 갖춘 이사 후보와 구체적인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주주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배당 규모를 전년보다 3배 가까이 키웠다.

박 상무 측이 확실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고배당 전략이 불가피하다. 법원이 배당 관련 주주제안의 유효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표결 우위를 확보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10일 재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올해 정기 주주총회 일정과 상정 의안 등을 결정했다. 시장의 관심이 쏠린 박 상무 측 주주제안은 배당금 관련 부분만 제외하고 모두 상정됐다. 박 상무는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과 사외이사 후보 4인의 선임안, 정관 변경 등을 요구했다.

현재 금호석화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사내이사 1석, 사외이사 4석 총 5석이다.

박 회장 측은 사실상 ‘1대1 정면 승부’ 방식을 택했다.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 총 5명의 후보를 똑같이 제안했다. 특히 박 상무 측 이사 후보진보다 독립성과 전문성이 강화된 후보들을 올렸다.

박 회장 측 사내이사 후보는 백종훈 영업본부장 전무다. 문동준 대표이사 사장의 재선임안을 다루는 대신, 새로운 인물을 투입시켰다. 백 전무는 1988년 금호쉘화학에 입사한 이후 금호피앤비화학 등을 거치며 R&D, 영업 등을 담당한 전문가다. 33년간 금호석화에서 근무한 석유화학 전문가이다.

반면 개인 최대주주인 박 상무는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 아시아나항공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계열분리된 금호석화에서 10년 넘게 고무해외영업 부서를 이끌어온 만큼, 그룹 경영 전반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회장 측 사외이사 후보는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 변호사와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최도성 가천대 석좌교수, 황이석 서울대 경영대 교수다. 각 분야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들이다.

특히 법률 자문과 ESG, 성별의 다양성을 위해 추천된 이정미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법조계에 발을 담근지 올해로 37년차로, 경험이 풍부하다는게 강점이다. 황이석 교수 역시 LG생활건강, 크라운제과, CJ CGV 등 다양한 직군의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은 경험이 있다.

박 상무 측은 민준기(Min John K) 덴톤스리 외국변호사와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시아 총괄 대표,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사무소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이병남 전 대표는 박 상무의 사수로 근무한 경험이 있고, 조용범 대표는 박 상무의 하버드대 MBA 동문이어서 독립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박 회장은 박 상무가 밝힌 비전보다 더욱 구체적인 미래 전략을 내놨다. 박 상무는 계열사 상장과 비영업용 자산을 매각해 향후 5년내 3조2000억원의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2025년까지 시가총액을 20조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은 ‘뉴 비전’을 선언하며 2025년 매출 9조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매출이 4조80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5년내 2배 이상 키우겠다는 것이다. 또 향후 5년간 주력사업(코어사업)과 신성장 사업 위주로 약 3~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신성장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전지 관련 소재와 바이오, 반도체 소재 등 인수합병(M&A)으로 고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ESG 추진 전략으로는 온실가스 절감과 친환경 적용 확대, 사업장 안전 환경 강화 체계의 구조적 개선, 정관개정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등을 밝혔다.

박 상무는 이사 후보와 중장기 비전 등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 모습이다. 그가 표결 등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고배당 주주제안이 필수적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금호석화 주가가 하락세라는 점은 박 상무의 경영권 장악 시도에 대한 시장 반응이 냉담하다는 방증이다. 박 상무가 경영권 분쟁을 시작한 1월 말 29만3500원까지 치솟은 주가는 현재 2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박 상무는 보통주 1만1100원, 우선주 1만1050원을 제시한 상태다. 전년 보통주 1500원, 우선주 1550원보다 633%가 확대된 금액이다.

박 회장 측 역시 전년보다 배당규모를 대폭 키웠다. 보통주 4200원, 우선주 425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하며 주주친화 기조를 강화했다. 최대주주 등에 대한 차등배당도 전년 대비 33% 확대했다.

금호석화의 최종 배당안은 법원 결정에 따라 결정된다. 박 상무가 지난 1월 말 사측으로 최초 주주제안서를 발송했을 당시 보통주를 주당 1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우선주를 1550원에서 1만1100원으로 늘리라고 제안했다.

금호석화 측은 박 상무의 제안이 정관에 위배된다고 반박했다. 금호석화의 정관·부칙 등에 따라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주당 배당금이 액면가(5000원)의 1%인 50원까지 높게 매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 상무 측은 우선주 배당금을 다시 책정한 수정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하지만 수정 주주제안 발송 시기가 상법이 정한 ‘주총 개최 6주전’ 시한을 넘긴 만큼, 사측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원에서 박 상무의 배당 관련 주주제안이 효력을 가진다고 판단하면, 소액주주 등 주주들의 표심을 끌어모으는 재반격 카드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기각된다면, 경영권 분쟁을 뒷받침해 줄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 회장 측도 고배당 전략을 취하고 있는 만큼, 우호세력 확보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한편, 금호석화는 이달 26일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현재 지분구조는 박 회장 측이 14.86%이고 박 상무 측이 10.12%다. 국민연금 8.16%, 자사주 18.36%,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자 48.62%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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