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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LG화학·빅히트도 ‘쪼갠다’···물적분할의 경제학

증권 종목

[NW리포트]LG화학·빅히트도 ‘쪼갠다’···물적분할의 경제학

등록 2021.04.14 15:55

수정 2021.04.15 08:14

허지은

  기자

인적분할 아닌 물적분할 택하는 기업들 지배구조 강화 대신 IPO 투자금 유치 가능모회사 디스카운트로 주주가치 훼손 우려“주주 반발 잠재울 성장 비전 제시해야”

LG화학·빅히트도 ‘쪼갠다’···물적분할의 경제학 기사의 사진

“배터리 없는 LG화학은 BTS(방탄소년단) 없는 빅히트나 다름없다”


지난해 LG화학의 물적분할 당시 나온 말이 씨가 된 걸까. 하이브(옛 빅히트)가 코스피 상장 반년만에 핵심 사업부인 음반·레이블 부문의 물적분할을 단행한다. LG화학에 이어 하이브 주주들도 분할을 앞두고 거센 반발에 나서고 있다. 물적분할은 핵심 사업부의 이탈로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인적분할 대신 물적분할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물적분할은 존속 기업이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 기존 주주들과 신설 법인의 지분을 나눠 가져야 하는 인적분할과는 다르다. 물적분할을 이용하면 신설 법인 상장에 따른 신규 투자금 유치도 가능하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음반·레이블 부문을 물적분할해 ‘빅히트뮤직(BIGHIT MUSIC)’을 신설했다. 신설 법인은 음악·음반 제작 및 유통, 소속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담당한다. 빅히트뮤직 지분은 하이브가 100% 보유한다.

빅히트뮤직이 담당하는 음반·레이블 부문은 빅히트 연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4400억원에 달한다. 분할 후 하이브에는 전사 경영지원과 부동산 임대료 수익이 남는다. 해당 부문의 작년 연간 매출액은 141억원에 그친다. 자회사 소규모 합병을 통해 기존 MD사업을 담당하던 하이브IP와 음반·음원 유통을 담당하던 하이브쓰리식스티 사업 부문이 추가되긴 하지만 음반 사업에 비해 핵심 사업분야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업의 물적분할은 별도법인을 신설해 존속법인이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된다. 신설법인의 IPO(기업공개)를 통해 추가 상장에 따른 공모자금을 유치할 수도 있다.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설 법인에 대해 그룹 차원의 지배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이브의 물적분할 후 지배구조는 ‘방시혁 의장→빅히트엔터테인먼트’ 구조에서 ‘방시혁 의장→하이브→빅히트뮤직’의 구조로 바뀐다. 하이브 입장에선 지배구조 개편을 마치고 나서도 빅히트뮤직 지분을 100% 보유할 수 있는데다 향후 빅히트뮤직이 상장을 추진할 경우 상장으로 인한 투자금 유치도 가능해진다.

기존 주주 입장에선 물적분할이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사업부문 이탈에 따라 모회사 경쟁력이 낮아져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신설 법인이 증시에 상장할 경우 모기업 투자자가 자회사로 이탈할 수 있어 주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10월 배터리 부문의 물적분할을 결정한 LG화학의 경우 기존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물적분할 방식은 신설법인의 주식 100%를 주주가 아닌 기존 법인에 교부한다. 기존 주주들은 신설 법인 주식을 1주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보유 주식 가치 하락 위험까지 떠안게 됐다. 당시 지분 10.51%를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도 LG화학의 배터리 부문 분할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분할 대상 직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핵심 사업부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신설법인으로 강제 편입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 과정에서 노조 반발에 골머리를 썩기도 했다. 신설법인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직원들이 고용불안을 이유로 법인 분할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윤소정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물적분할에 따른 신설법인의 지분을 존속회사가 보유하기 때문에 비상장화되는 사업부문의 규모가 클수록 소수 주주의 반발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지분 변동이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주주 의견을 표명할 장치가 없으므로 이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악영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기업들은 물적분할에 대한 불투명성을 해소하고, 주주들에게 해당 분할의 필요성을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분할의 필요성 및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기업은 주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의결권을 적극 행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상장 당시 묶인 하이브 보호예수 물량은 오는 15일 해제된다. 하이브는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상장 당시 최대주주 방시혁(1237만7337주) 외 BTS 멤버 7인(각 6만8385주)이 보유한 보유한 1285만6032주의 보호예수가 해제된다고 공시했다. 같은날 기관이 6개월 의무보유 확약을 건 주식 106만3100주 보호예수도 풀린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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