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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 늘린다던 연기금, 뒤에선 ‘곱버스’에 연일 베팅

국내 주식 늘린다던 연기금, 뒤에선 ‘곱버스’에 연일 베팅

등록 2021.04.15 16:05

수정 2021.04.15 16:38

박경보

  기자

국내 비중 19.8%로 확대...순매도 행진은 ‘논스톱’매도 안한 날은 지수 하락해야 버는 곱버스 ‘매수’

국내 주식 늘린다던 연기금, 뒤에선 ‘곱버스’에 연일 베팅 기사의 사진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하기로 한 연기금이 개인투자자들로부터 또다시 뭇매를 맞고 있다. 국내 주식에 대한 순매도세는 이어가면서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21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어제(14일)까지 총 17조5137억원 가량을 팔아치웠는데, 이기간 동안 순매수는 이틀 뿐이다.

연기금이 연일 매도폭탄을 던진 건 국민연금의 전략적 투자 비중 규정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비율을 16.8%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규정 탓에 기계적으로 매도세를 이어왔다는 뜻이다. 지난 1월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규모는 약 180조원으로, 전체의 21% 수준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의 상승랠리에 제동을 건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상황이 변화했는데도 과거의 포트폴리오 원칙에 매몰되는 건 현명한 처방이 아닌 것 같다”며 연기금을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국내주식 매도에 대한 화살이 빗발치자 국민연금 기금위원회는 지난 9일 목표비중 허용범위를 기존보다 ±1%p 늘린 ±3%p로 확대했다. 국민연금의 국내 비중 보유 비중이 19.8%까지 늘어나면서 올해 약 10조6000억원만 추가 매도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연기금은 목표비중 허용범위를 늘린 뒤에도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9일부터 4거래일 만에 무려 5544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향후 연기금의 순매도 추세가 꺾일 것이란 시장의 기대를 무너뜨린 셈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연기금이 국내증시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점이다. 목표비중 허용범위를 늘린 뒤에도 국내주식 순매도세를 멈추지 않았지만 ‘곱버스’ 물량은 꾸준히 사들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9일부터 4거래일 동안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총 7357만원 어치 사들였다. 이기간 동안 연기금의 매도 물량은 ‘제로’다. 절대적인 거래규모는 크지 않지만, 연기금이 순매도 행진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 시장의 대표적인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다.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별 마이너스 수익률의 2배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지수가 오르면 투자손실도 2배가 된다.

이에 대해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여론 악화로 국내주식 비중을 늘린 연기금이 몽니를 부리는 것 같다”며 “국민연금은 기금운용 원칙인 수익성과 공공성을 모두 지켜야 하는데 이 같은 투자행위는 공공성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기금이 주식을 팔지 않으면 지수는 자연스럽게 상승한다”며 “그런데도 곱버스에 올라탄 것은 앞으로도 국내 주식 과매도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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