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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 중소업체 2파전···‘자금 조달력’서 운명 갈린다

쌍용차 인수 중소업체 2파전···‘자금 조달력’서 운명 갈린다

등록 2021.09.16 11:21

이세정

  기자

본입찰 마감, 중소기업 3개 업체 참가美신생 인디EV, 낮은 인수가 등 자금력 의문에디슨모터스, 쎄미시스코 등과 시너지 기대이엘비앤티, 높은 수준의 전기차 기술력 보유 인수자금 더해 막대한 투자비 감당 여력 있어야

쌍용차 인수 중소업체 2파전···‘자금 조달력’서 운명 갈린다 기사의 사진

쌍용자동차 인수전이 중소업체간 2파전으로 굳어지고 있다. 본입찰 마감 결과 전기버스 제조사 에디슨모터스와 전기차·배터리 제조사 이엘비앤티(EL B&T)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했다.

쌍용차는 초기 인수자금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자금 투입이 가능한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미국 전기차 관련 업체 인디EV(INDI EV)도 본입찰에 참가했지만, 신생 업체에 자금력 부족 등을 이유로 경쟁후보군에서 배제되는 분위기다.

16일 자동차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은 전날 오후 3시 본입찰을 위한 인수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앞서 지난 7월 30일 마감된 쌍용차 예비입찰에는 총 11곳의 업체가 뛰어들며 흥행을 예고했다. 하지만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SM그룹과 미국 HAAH오토모티브의 신설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는 불참을 선언했다. 케이팝모터스와 하이젠솔루션(퓨터모터스 컨소시엄) 등도 예비실사 이후 인수 포기를 결심했다.

쌍용차와 EY한영은 본입찰 참가 업체들이 제출한 제안서를 바탕으로 법원과 협의된 선정 기준에 따라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 1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우협대상자 선정 이후 10월 초까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약 2주 간의 정밀실사를 진행한다. 인수 대금과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11월 중에 투자계약을 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본입찰 업체 3곳이 제시한 구체적인 인수 희망가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디EV는 가장 낮은 금액인 1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유력 후보자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201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설립된 인디EV는 전기차 개발 스타트업으로,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로부터 투자금을 받았다. 자본금과 연간 매출 규모도 공개되지 않고 있어 자금 조달 방안에 물음표가 붙는다.

이에 따라 쌍용차 새 주인 후보로는 에디슨모터스와 이엘비앤티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한국화이바 버스사업부를 모태로, 2015년 10월 중국 타이츠그룹이 인수하면서 ‘티지엠’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됐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방송사 PD 출신으로, 방송사 퇴직 후 방송 외주 제작사와 폐기물업체 등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타이츠그룹은 한국하이바 버스사업부를 인수 2년 만인 2017년 매각에 나섰고, 강 대표가 최대주주인 에너지솔루션즈(옛 이이에스)가 이를 사들였다. 현재는 전기버스·전기트럭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에디슨모터스의 현금성자산은 248억원, 연간 매출은 898억원 규모다. 쌍용차 인수에 턱없이 부족한 자금이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인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를 재무적투자자(FI)로 불러들였다.

에너지솔루션즈는 일찌감치 전기차 사업 확장을 준비해 왔다. 지난 7월에는 초소형 전기차를 생산하는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쎄미시스코를 인수하기도 했다. 쎄미시스코가 지난달 에디슨모터스의 지분 7% 가량을 30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한 것도 쌍용차 인수 자금 마련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에디슨모터스는 자사가 가진 전기차 시스템과 기술력, 쌍용차가 가진 평택공장과 생산 인력을 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인수제안서에는 내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목표도 담겼다.

또다른 유력 후보인 이엘비앤티는 2000년 5월 설립된 건설 전문 스타트업인 콘스트라넷을 2006년 인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미국 레오모터스(Leo Motors Inc.)는 콘스트라넷 지분 인수 후 주요 사업을 고속 전기차 구동장치 기술개발로 변경했다. 2009년에는 사명을 레오비앤티(LEO B&T)로 바꿨고, 2012년 지금의 사명을 가지게 됐다.

이엘비앤티는 2005년 한국 최초 고속형 전기자동차 EV-1를 개발했다. 2007년에는 세계 최초 전기장갑차 패스트 어택 비히클(FAST ATTACK VEHICLE)와 저속전기차 SGK를 만드는 등 수준 높은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표이사인 김영일 회장은 2009년 영입돼 2010년부터 대표를 맡았다. 김영일 대표는 쌍용차와 현대기아차 출신이다. 쌍용차 디자인 실장으로 근무한 김영일 회장은 무쏘와 체어맨, 코란도, 이스타나 개발을 주도했다.

현대정공 디자인팀장으로 이동해서는 갤로퍼와 산타모, 카렌드 등 SUV와 MPV 디자인을 총괄했다. 현대기아차 디자인센터 디자인 총괄 전무로 근무하며 투싼, 클릭, 아반떼 XD, 그랜저TG, 제네시스 등의 디자인도 개발했다. 이후 현대기아차 그룹 전략조정실 부사장을 거쳐 현대 광고 계열사 이노션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파빌리온PE)와 컨소시엄을 꾸린 이엘비앤티는 모기업이 이미 미국시장에 진출해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 시장 공략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입찰 3개 업체 중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제시하며 강력한 인수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초기 인수자금 규모는 물론 인수 이후 쌍용차 경영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지, 안정적인 성장 전략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다. 풀어서 설명하면, 중장기에 걸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승자가 가려진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공익 채권 약 3900억원과 향후 운영비 등을 포함해 필요한 인수금액을 약 1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이보다 더 많은 현금을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본입찰 업체 모두 중소기업 규모인 만큼, 자금 조달력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며 “이미 컨소시엄을 짠 에디슨모터스와 이엘비앤티 모두 추가 투자자를 구할 여지가 있다. 긴 시간 동안 적지 않은 투자개발비용이 소모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한 업체가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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