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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은 서정진 배불리기” 주주 분노 되레 키운 셀트리온

“배당은 서정진 배불리기” 주주 분노 되레 키운 셀트리온

등록 2021.12.23 14:09

박경보

  기자

R&D 투자한다며 자사주 매입 선 긋더니 1000억대 배당서 명예회장 300억 이상 챙길 듯···자사주 매입은 ‘요원’ 배당에도 주가는 복지부동···‘주주가치 제고’ 유명무실

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셀트리온이 9년 만에 ‘현금 배당’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주주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주가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이 아닌 대주주 서정진 명예회장의 배불리기에 썼다는 비판이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배당 결정 당일 반등한 이후 연일 하락하며 20만원(22일 종가)에 턱걸이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과 0.02주의 주식 배당을 결정했다. 현금배당 총액은 약 1025억원에 달하고, 주식 배당 발행 총수는 273만2479주다. 셀트리온이 현금배당을 결정한 건 지난 2012년(1주당 15원)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주식배당을 유지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399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함께 결정했다. 셀트리온 그룹사가 동시에 배당을 결정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셀트리온이 현금배당을 결정한 배경은 극에 달한 주주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올해 렉키로나 유럽 판매승인 등 잇따른 호재에도 반등에 실패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고점 대비 반 토막난 주가는 서정진 명예회장 등 대주주와 경영진의 책임이라는 게 소액주주들의 판단이다.

그간 셀트리온은 서 명예회장이 지분승계를 위한 주가관리를 위해 공매도 세력과 결탁했다거나 렉키로나의 해외 판매계약을 고의로 늦추고 있다는 등의 루머에 시달려왔다. 이에 셀트리온 주주연합회는 경영진 교체를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행동을 벌여왔다.

셀트리온은 통 큰 배당 대책을 내세우며 주주들을 달래고자 했지만 이 대책이 오히려 주주들의 불만을 더 자극한 꼴이 됐다. 소액주주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는 R&D 투자를 이유로 거부해 놓고 배당으로 대주주의 배만 불렸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셀트리온 주주 A씨는 “올해 주주총회와 두 번의 주주간담회, 최근 비대위 간담회 등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요구한 건 자사주 매입이었다”며 “자사주 매입이 회사의 성장에 방해가 될 때를 대비해 중장기 발전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렉키로나의 수익금을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써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회사는 R&D 투자를 통한 기업가치 향상으로 근본적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며 자사주 매입을 매번 단칼에 거절했다”며 “이번 현금 배당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한테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어도 오너와 대주주 배불리기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셀트리온의 최대주주는 22.80%의 지분을 쥔 셀트리온홀딩스이고, 기우성 대표 등 특수관계자 70인도 총 2.74%의 지분을 들고 있다.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 95.51%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셀트리온을 간접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현금배당으로 서 명예회장이 가져갈 배당금은 최소 200억원 이상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배당액까지 합치면 서 명예회장이 챙기는 현금은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배당이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지 않은 탓인지 셀트리온의 주가도 여전히 바닥을 기는 중이다. 배당을 결정한 지난 17일엔 전 거래일 대비 0.49% 상승 마감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며 낙폭을 키웠다. 현재 셀트리온의 주가(20만500원‧22일 종가)는 연고점인 38만4000원 대비 47.7%나 쪼그라든 상태다.

이에 셀트리온 주주연합회는 회사 측에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중간 배당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자사주 매입 이외에도 스톡옵션 지급시 자사주 활용, 전자투표제 정관 도입, 합병일정 조기 발표 등도 소액주주들의 핵심 요구사항이다.

오윤석 셀트리온 주주연합회 대표는 “셀트리온은 연구개발 자금 및 기업 관리자금을 제외한 이익 잉여금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이는 공매도 수량이 400만주에 불과한 현재 공매도 세력에게 타격을 주는 동시에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셀트리온 측은 자사주 매입 계획에 대해 말을 아꼈고 배당에 대해서도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주식‧현금배당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회사의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기 위해 결정됐다”며 “자사주 매입은 현 시점에서 답변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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