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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냉동피자 점유율 ‘아전인수’ 해석 논란

풀무원, 냉동피자 점유율 ‘아전인수’ 해석 논란

등록 2022.01.06 08:01

수정 2022.01.06 11:15

김민지

  기자

칸타코리아 자료 인용한 풀무원 “냉동피자 시장 2위”닐슨코리아 기준으론 순위 뒤집어져 2위는 CJ제일제당풀무원, 2019년 만두·김치 점유율 산정 때도 논란 일어

풀무원, 냉동피자 점유율 ‘아전인수’ 해석 논란 기사의 사진

풀무원의 냉동피자 점유율 ‘2위’ 발표를 놓고 식품업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정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아전인수(我田引水)’ 식 해석으로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풀무원은 CJ제일제당과 냉동피자 점유율 기준을 두고 기싸움을 벌였다. 두 회사의 의견이 충돌되는 부분은 점유율을 산정하는 ‘기준’인데, CJ제일제당은 닐슨 자료를 기준으로, 풀무원은 칸타 자료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의미가 더 크다는 입장이다.

이번 점유율 논란은 풀무원이 지난해 냉동피자 시장점유율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풀무원은 전날 리서치 기업 칸타(KANTAR) 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냉동피자 전체 시장점유율이 23.5%로 2위, 온라인 채널에서는 1위(37.6%)를 수성했다고 밝혔다. 냉동피자 매출액(내부기준)도 2020년 320억원에서 지난해 4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닐슨을 기준으로 보면 2, 3위의 순위는 뒤바뀐다.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냉동피자 시장 2위는 CJ제일제당(24.4%), 3위는 풀무원(18.4%) 순으로 나타났다.

칸타의 경우 오프라인과 함께 온라인에서의 소비도 포함하는데, 표본가구(5000가구가량) 영수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을 분석한다. 칸타는 가정에서 소비하는 것에 대해서만 보기 때문에 ‘구매 행동 관점’에서 파악 가능한 지표란 이야기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 규모를 추정하는 것과 점유율 추세까지는 파악이 가능하다.

닐슨코리아는 온라인 판매 수치도 집계하지만, CJ제일제당에서 인용한 냉장피자 점유율 대형마트, 체인슈퍼마켓, 할인점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 결제된 포스(POS)데이터를 가져와 전체로 추정하는 소매점 지표다. 전국 5400여개 주요 소매유통점(대형마트·체인형 슈퍼마켓·편의점·일반식품점 등)의 판매 시점 데이터를 주간 단위를 수집, 분석한다. 표본이 크기 때문에 닐슨이 공신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풀무원이 시장점유율 추산 기준을 두고 경쟁사 속을 뒤집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풀무원은 지난 2019년에도 국내 만두 시장점유율 2위, 미국 김치시장 점유율 1위를 두고도 대상·CJ제일제당·해태와 기싸움을 벌였다.

풀무원은 지난 2019년 3월 ‘얇은피꽉찬속만두(얄피만두)’ 출시 5개월이 지난 8월, 국내 냉동만두 시장점유율 20.3%로 해태를 꺾고 2위에 올라섰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풀무원이 얄피만두의 신제품 효과와 함께 원플러스 원(1+1)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끌어올린 8월 한 시점의 시장점유율을 과도하게 포장했다”고 꼬집었다. 2, 3위의 경우 경쟁이 심하면 1년 전체를 가지고만 봐도 매해 소폭으로 순위가 뒤바뀌기도 하는데, 특정 1달만으로 과대 마케팅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었다.

10월에는 한국산 김치가 미국 진출 1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는 자료로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풀무원은 같은해 8월 말 기준 미국 대형 유통매장에서 현지 생산 김치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40.4%로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현지에 진출해 있는 대상, CJ제일제당, 농협 등은 포함되지 않은 자료였다.

풀무원이 제시한 대형 유통매장은 1만여개였는데, 풀무원 측에 따르면 김치를 판매할 수 있는 미국 대형 유통매장 수는 2만여개다. 조사 대상 매장 수가 절반 수준이었던 것은 풀무원이 입점한 점포만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산정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청에서 집계하는 미국 김치 수출액 중 대상이 약 40% 비중으로 1위고, 2위는 농협(30~35%)으로 알고 있다”며 “풀무원은 어떤 기준으로 점유율을 산정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풀무원이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도하게 자사에 유리한 데이터만 뽑아 정보를 왜곡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면서 “도전자의 위치에서 마케팅을 하다보니 전략적으로 수치를 이용할 수는 있겠으나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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