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 금요일

  • 서울 20℃

  • 인천 18℃

  • 백령 13℃

  • 춘천 24℃

  • 강릉 19℃

  • 청주 25℃

  • 수원 18℃

  • 안동 26℃

  • 울릉도 17℃

  • 독도 17℃

  • 대전 23℃

  • 전주 23℃

  • 광주 24℃

  • 목포 23℃

  • 여수 21℃

  • 대구 26℃

  • 울산 21℃

  • 창원 21℃

  • 부산 21℃

  • 제주 19℃

'이정재밥' '장인라면' 만든 하림 '퍼스트 키친' 가보니···

르포

'이정재밥' '장인라면' 만든 하림 '퍼스트 키친' 가보니···

등록 2022.06.13 13:12

김민지

  기자

K1·K2·K3 3개 공장서 육수·HMR·라면·즉석밥 등 생산"생산부터 식탁까지" 온라인 물류센터 내년 말 완공

하림 퍼스트키친 전경. 사진=하림 제공하림 퍼스트키친 전경. 사진=하림 제공

"식품의 본질은 자연이다. 자연의 신선한 식자재로만 만들고 그 결과는 최고의 맛이어야 한다는 게 하림의 식품 철학이다."

김홍극 하림그룹 회장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모든 식품 기업이 마찬가지겠지만, 하림은 신선한 식재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출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식품 사업 원칙'이라며 직원들에 늘 주지시켜왔다.

이를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지난 9일 하림의 가정간편식(HMR) 전초기지 '하림 퍼스트 키친'을 찾았다. 퍼스트 키친은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 12만3429㎡(3만6500평) 규모로 들어섰다. 퍼스트 키친은 주방에서 조리를 담당하는 공간이 밖으로 나가 모여 만들어진 식품 공장, 커다란 부엌을 의미한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오늘날 가정의 주방은 조리보다 식사를 하는 공간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면서 "'조리' 역할을 대신해주는 '온 국민의 공유주방'이 하림 퍼스트 키친으로, 이곳에서는 밥·국·탕·찌개류 등 가정간편식(HMR)과 천연조미료·라면 등을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퍼스트 키친은 K1·K2·K3 세 개 공장으로 구성됐다. 여기서 'K'는 주방을 의미하는 '키친(Kitchen)을 뜻한다. 공장 입구에서 파란색 위생 덧신을 신고 내부로 들어섰다. 하림은 퍼스트 키친 견학 콘셉트를 '미쉐린 가이드'와 유사한 형태로 잡았다.

하림 퍼스트 키친 내부. 사진=김민지 기자하림 퍼스트 키친 내부. 사진=김민지 기자

하림산업 관계자는 "미쉐린 가이드는 훌륭한 식당을 선정해 미쉐린 별을 준다"면서 "이들은 맛과 서비스, 청결도는 재료가 얼마나 신선한지도 평가한다. 생산 공정을 둘러보면서 미쉐린 가이드처럼 평가해볼 수 있게끔 했다"고 말했다.

책자를 들고 퍼스트 키친에서 가장 처음 방문한 곳은 'K1'이었다. 이곳은 육수와 HMR, 냉동식품을 만드는 공장이다. 먼저 육수를 만드는 설비가 등장했다. 육수의 기본이 되는 닭뼈는 9㎞ 떨어진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서 가져온다. 이와 함께 고기, 채소 등 원재료 별로 뽑아서 우려낸 육수는 국·탕·찌개류나 소스에 활용된다. 하림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더 미식 장인라면'의 육수 또한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육수 설비 견학로를 지나면 튀김 제품 공정과 볶음밥을 만드는 설비가 나온다. 이날은 '하림 팝콘치킨'과 '텐더스틱' 생산 공정을 지켜봤다. 팝콘치킨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닭고기와 텐더 스틱 닭 안심 또한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서 발골해 신선하게 가져온다. 모든 공정은 자동화로 이뤄지는데, 소량 생산의 경우에는 인력이 투입된다. 볶음밥의 맛을 위해서는 네모난 무쇠솥을 사용하고 지어진 밥은 레일을 타고 올라가 소스, 재료 등과 섞인다. 조리된 볶음밥은 자동으로 포장된다.

하림 더 미식 면발 제조공정. 사진=하림 제공하림 더 미식 면발 제조공정. 사진=하림 제공

K1에서 다양한 공정을 둘러본 후 K2로 향했다. K2는 면류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이날은 유탕면 제조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유탕면은 하림산업이 지난 4월 출시한 HMR '더미식 유니자장면'에 사용된다.

유니자장면의 면발은 K1에서 20시간 끓여 만든 육수를 사용해 반죽한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이 육수를 밀가루, 전분, 반죽물과 섞어 25분간 반죽하고 면을 미는 과정을 진행한다"며 "7대의 롤러로 반죽을 평평하게 펴주고 일정하게 잘라 꼬불꼬불한 면 형태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면은 100℃ 이상의 고압 스팀으로 2~3분간 1차로 익힌다. 이후 뜨거운 면을 냉수 샤워로 급수축시켜 탱글탱글한 면발을 만든다. 냉수 샤워를 마친 면들은 하림산업의 '제트노즐 공법'으로 건조한다. 이 공법은 120℃ 열풍을 내는 노즐을 면에 최대한 밀착시켜서 위, 아래로 동시에 건조하는 방법이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제트노즐 공법으로 건조하면 면이 잘 불지 않고, 쫄깃한 식감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조가 완료되면 면을 식힌 후 포장한다.

하림 더 미식 즉석밥 제조 공정. 사진=하림 제공하림 더 미식 즉석밥 제조 공정. 사진=하림 제공

마지막으로 K3 공장을 둘러봤다. 이곳에서는 '더 미식 즉석밥'을 생산한다. 하림은 지난해 3월 '순수한밥(순밥)' 3종을 출시하며 즉석밥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순밥을 단종시키고 The미식 브랜드로 통합시켰고 라인업도 3종에서 11종으로 대폭 확대했다.

K3에서는 한 시간 당 7000개 수준의 즉석밥을 생산할 수 있다. 쌀 고르기, 씻기, 불리기, 살균, 물 넣기, 밥 짓기, 포장, 뜸들임, 검수 순서대로 이뤄진다. 즉석밥 용기 자체에 쌀을 넣고 불린 후 살균을 하고 물을 넣어 밥을 짓는다는 사실을 이번 견학에서 처음으로 알게됐다.

K3 공장은 클래스 100(Class 100) 클린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클래스 100 클린룸은 1입방 피트에 직경 0.5㎛의 먼지가 100개 이하인 '극도로 깨끗한 공기상태'를 말한다. 이는 의약품이나 반도체 공장의 청정도 수준과 같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쌀을 용기에 담을 때 쌀이 대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먼지가 없는 청정지역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100℃이상 고온의 물을 사방으로 분사해 즉석밥의 뜸을 들인다. 사진=하림 유튜브 갈무리하림은 100℃이상 고온의 물을 사방으로 분사해 즉석밥의 뜸을 들인다. 사진=하림 유튜브 갈무리

하림산업이 즉석밥 공정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것은 '뜸들이기'다. 더 미식 밥은 집에서 밥을 취사하는 것처럼 천천히 뜸을 들여 밥알이 눌리지 않고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개 냉수를 사용해 밥을 식히는데, 하림은 100℃이상 고온의 물을 사방으로 분사해 뜸을 들인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밥을 냉수에 담가 식힐 경우 내부와 외부 온도차로 제품이 수축해 즉석밥 뚜껑 비닐이 오목하게 붙어있다"며 "뜨거운 물을 분사해 서서히 뜸을 들이면 내부 온도가 서서히 변해 비닐과 쌀 사이에 미세한 공기층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하림 온라인 물류센터 부지. 사진=김민지 기자하림 온라인 물류센터 부지. 사진=김민지 기자

하림산업은 자체 온라인 플랫폼 '글라이드'를 통해서도 더 미식 제품 외 각종 HMR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는 퍼스트 키친 중간에 '온라인 물류센터'를 짓고 있는데, 이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중간 유통 과정 없이 퍼스트 키친에서 생산한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온라인 물류센터는 2만4061㎡ 규모로 오는 2023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K1, K2, K3를 연결하는 브릿지가 이어지고 그 안에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퍼스트 키친에서 만들어진 식품들이 물류센터로 모이게 된다"며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서 원재료를, 이를 활용해 퍼스트 키친에서 제품을 만들고 제조된 제품은 온라인 물류센터로 배송하게 되는 것이다. 생산부터 소비자 식탁까지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