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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움트는 증권거래소 경쟁 시대···한국거래소도 달라져야 한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움트는 증권거래소 경쟁 시대···한국거래소도 달라져야 한다

등록 2022.07.13 16:07

임주희

  기자

reporter
'국내 주식 거래는 왜 낮에만 할 수 있나'

갓 투자를 시작한 개인 투자자들이라면 응당 가지는 의문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만 정규 거래가 가능한 한국거래소의 운영방식에 머리를 갸우뚱하게 된다. 특히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투자한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은 낮에만 거래가 가능한 증시 거래 방식에 더더욱 의아해한다.

이는 국내 유일한 주식거래소인 한국거래소가 그렇게 원칙을 정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까지는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에 해당하는 점심시간 휴장도 존재했다. 또 2016년 8월 1일 증권시장 정규장을 기존(오전 9시~오후 3시)보다 30분 연장하기 전까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거래가 가능했다.

한국거래소는 증시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면서도 증권 시간외 시장의 경우 거래시간을 30분 줄여 전체 증시 마감시간은 종전과 동일한 오후 6시로 유지했다. 이후 2019년 4월 29일 한 차례 국내주식 거래시간과 주문접수시간을 일부 변경하며 주문 가능 시간을 기존보다 늦춰버렸다.

여기에 주식투자자가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의문, 왜 국내 주식은 한국거래소에서만 거래하느냐이다. 간단하다.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 주식 거래가 가능한 곳이 한국거래소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주식을 거래하기 위해 계좌를 만드는 증권사는 선택이 가능해도 거래의 장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한국거래소를 통해 거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거래소가 1956년 설립 이후 고집했던 독점적 원칙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위와 같은 의문과 불편을 가져왔다. 시대가 달라졌지만 한국거래소 독점 중심의 시장 환경은 여전하다.

한국거래소를 대체할 수 있는 제2, 제3의 거래 공간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투자협회 차원에서 오는 2024년 출범을 목표로 대체거래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총 64개의 대체거래소(ATS, Alternative Trading System)가 등록·운영 중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 200여 곳의 다자간거래시설(MTF)가 존재하며 일본의 경우도 2개의 대체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대체거래소 설립 요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내 대체거래소 설립에 대한 요구가 본격화된 것은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 직후인 2016년부터다. 하지만 논의 촉발 이후 6년여가 흘렀지만 현재까지 대체거래소는 설립되지 못했다. 각종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점도 문제지만 국내 증시를 독점 장악하고 있는 한국거래소의 반대가 강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엔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그동안 한국거래소가 대체거래소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럴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는 핵심전략에 호가 단위 축소와 함께 코로케이션(Co-Location), 다크풀 등 서비스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케이션은 증권사의 주문 서버를 거래소 내에 설치하는 것으로, 거래 속도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다크풀의 경우 익명으로 정보노출 없이 대량거래를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는 대체거래소 설립을 염두에 둔 행보다. 그동안 시장 제한과 제재에 중점을 뒀던 한국거래소가 시장 친화적인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전향적 행보를 보인 것일 뿐 대체거래소 설립에 대해서는 확실한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체거래소가 설립된다면 수수료 인하와 거래시간 변경 등의 정책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변화에 한국거래소가 동참할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투자자들의 인식과 목소리가 높아진 만큼 과거에 머무는 형태로는 한국거래소의 위상을 지킬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이미 변화의 파도는 출렁이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투자자들의 원성이 아닌 환호를 듣기 위해선 투자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변화의 파도에 몸을 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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