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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무상증자 카드 남발, 과하면 누구에게든 독이 된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무상증자 카드 남발, 과하면 누구에게든 독이 된다

등록 2022.07.29 09:10

안윤해

  기자

reporter
최근 국내 증시가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일부 상장 기업들이 무상증자를 남발하면서 무상증자에 현혹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상증자를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는 롤러코스터 형세를 보이면서 탈출하지 못한 개미들의 고통만 커지고 있다.

증자란 말 그대로 기업이 자본금을 늘리는 것이며, 무상증자는 기업이 증자를 하되 자본잉여금(유보금)으로 새 주식을 발행해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사실상 무상증자는 기업이 한 주머니에서 다른 주머니로 돈을 옮기는 것으로, 외부 자본의 유입과 실질적인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통상 무상증자는 증시에서 호재로 인식된다. 기업은 보유주식을 무상으로 늘려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고, 탄탄한 재무구조와 잉여금이 많다는 점도 시장에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에게 무상증자는 재무건전성을 뽐내고 주가도 관리할 수 있는 양수겸장의 전략으로 통한다.

특히나 지금처럼 호재가 없는 증시 불황기에선 기업의 무상증자 발표가 주가 반등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근 시장에서는 무상증자를 실시한 종목들이 잇따라 상한가를 보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무상증자=주가급등' 이라는 공식도 생겨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52개 기업이 무상증자를 시행했고, 이중 76% 이상이 코스닥 기업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달간 무상증자를 발표한 기업 11곳 중 9곳은 상장한지 4년도 채 지나지 않은 코스닥 상장사다. 심지어 보통주 1주당 5주를 배정하는 통큰 무상증자를 발표한 모아데이타, 공구우먼 등은 올해 3월 상장한 새내기 기업이다.

새내기 기업들의 무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경우 오버행(대규모 잠재물량) 이슈에도 노출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에겐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시장에서 무상증자로 소위 '대박'을 쳤다는 기업의 주가가 대부분 고점 대비 1/3 이상 하락하는 패턴을 보이면서 단기적인 이벤트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날 종가기준 노터스는 고점 대비 80% 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공구우먼(-75.6%), 케이옥션(-51.6%), 조광ILI(-49.2%), 실리콘투(-42.1%) 등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다.

또 무상증자 공시 전, 유보율이 높다는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도 종종 생겨나고 있다. 유보율이란 이익·자본 잉여금 등을 자본금으로 나눈 수치로, 유보율이 높을수록 무상증자에 대한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진다. 유보율이 높은 기업으로 알려진 시디즈(6510%), 조선선재(23,055%), 모비릭스(7079%) 등은 무상증자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신생 기업들이 앞다퉈 무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단순 호재에 편승한 주가 부양 속셈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25일 금융감독원은 "유보율이 높아, 무상증자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나 결정 공시 만으로 투자에 나서는 행위는 주의해야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 증시에서 넘쳐나는 무상증자는 단순 테마주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일부 상장사들은 무분별한 무상증자가 되려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심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해야 하며, 개인투자자들 역시 단기성 호재에 현혹되지 않는 눈썰미를 갖추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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