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근원적 문제 미해결·단발성 관객몰이 ‘스타 마케팅’ 연명
슈퍼레이스와 함께 국내 모터스포츠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은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KSF)’의 주최측인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모터스포츠 빅 이벤트를 주도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고대행업체로서의 태생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광고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반열에 올랐지만 이런 태생적 한계가 KSF를 이벤트에 집착하는 행사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차그룹 계열의 기업들을 스폰서로 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스폰서들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SF가 규모면에서는 빅2에 포함되지만 흥행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페밀리를 등에 업고도 흥행은 부진=2011년 열린 KSF 창설전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그룹 관계자들이 대거 찾았다. 그룹에서 관심이 많았다는 반증이다.
올해로 대회 4년째. 이노션이 주최하는 이 한 대회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쏠라이트배터리, 한국타이어, 쉘 등 10개(2013년 기준)의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후원사들은 KSF의 성장동력이 돼 5000만원(2014년 기준, 슈퍼레이스 총상금 4000만원)의 총상금이 걸린 대규모 대회로 자리잡았다. 모터스포츠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외형의 성장을 운영이나 콘텐츠가 따라가지 못하는 기형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KSF의 현실이다.
그동안 KSF는 자체 프로그램으로 모터스포츠 활성화에 집중하기 보다 외부 유명인사 초청에 매달렸다. 국내 모터스포츠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관람객을 단 시간에 끌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KSF는 지난 2011년 국내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시작으로 2012년 KBS 개그콘서트 ‘용감한 녀석들’, 프로골퍼 김하늘와 최명길 드라이버와 대결 및 사인회, 현대자동차 3개 차종 간 이색 스피드 대결 등 레이스를 접목한 스타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벤트로 인해 대회가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KSF 드라이빙 아카데미 또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때 뿐이다. 이외 모터스포츠 프로모터로서 레이스의 질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이 없어 보인다. 그나마 2013년에는 스타 마케팅조차 없었다. 다만 현대모비스와 함께하는 어린이 과학교실이 지난해 이벤트의 전부다.
◇모터스포츠 대중화보다 ‘수익’이 우선?=이노션은 모터스포츠를 회사 내 수익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참가하는 레이싱팀과의 파트너십은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이노션이 지난해 12월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진행한 ‘2013 KSF 어워드’는 이런 파트너십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여실이 보여줬다.
‘2013 KSF 어워드’는 한 해 동안 대회에 참가한 레이싱팀 선수 및 관계자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다.
하지만 이노션이 모 글로벌 전자회사 브랜드의 제품 홍보에 40분을 할애하면서 메인 시상식이 예정된 시간보다 늦춰지는 해프닝이 벌어져 시상식에 참석한 선수와 팀 관계자, 취재진의 빈축을 샀다. 또 프로모터로서 비전을 제시하는 2014 시즌 운영안 발표는 제품 홍보 시간에 쫓겨 7분만에 끝났다.
이노션측은 이런 헤프닝에 대해 사과는 커녕 “모 전자 제품에 현대차 제네시스쿠페가 사양에 포함된 내용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으며 국내 출시를 알리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자체 평가하기까지 했다.
이 시상식에 참석한 모 레이싱팀 대표는 “KSF측이 최소한 선수와 팀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이러한 시상식은 준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KSF에 참가하는 레이싱팀은 이노션 수익사업을 위한 들러리에 불과한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서운함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노션이 그동안 모터스포츠를 위해 노력한 바는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이노션이 현대차 광고대행사로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모터스포츠를 접근하길 원한다면 기본적인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squashkh@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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