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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못버텨”···‘코로나 1년’ 무너지는 자영업자의 절규

“더 이상 못버텨”···‘코로나 1년’ 무너지는 자영업자의 절규

등록 2020.12.22 16:10

수정 2020.12.24 08:56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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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21시 ‘땡’ 하면 문 닫고 연말 모임 전부 취소되고 헬스장은 올해 2달 이상 영업 못해 줄줄이 폐업생계형 자영업자 임대료 인건비 감당 못해 생존 위협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일대. 평일 낮 시간대에도 인적이 끊기지 않았던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김민지 기자서울 마포구 합정동 일대. 평일 낮 시간대에도 인적이 끊기지 않았던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김민지 기자

수도권에서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년을 버틴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하면서 초기 방침이 혼선을 빚었던 데다가, 확진자가 줄었다 늘어났다를 반복하면서 지친 소비자들의 지갑도 열리지 않았던 탓이다. 여기에 정부 지원책도 실질적인 효과가 없어 폐업 위기에 처한 생계형 자영업자들은 “더 하소연할 곳이 없다”고 토로한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살기 위해 업종 변경도 시도해봤으나 임대료를 감당하기엔 벅찼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 서울 강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했었다는 박 모씨(33세)는 “정부가 제대로 된 지침도 없이 말 바꾸기를 하면서 자영업자들은 죽어나가고 있다”면서 “올해 소규모 술집을 열었다가 일반음식점으로 변경해 점심 장사도 시도해봤다. 그러나 결국 한 달 수백만 원에 달하는 월세를 견디지 못하고 장사를 접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미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회복이 어려운 수준이다. 단체 모임은 2~3월 코로나19 확산 기미가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줄줄이 취소됐다는 게 외식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올여름 시행됐던 거리두기 2단계 조처 이후 확산세가 줄면서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최근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다시 소비자 발길이 끊겼다.

연초부터 확산 기미가 보이면서 자영업자들은 배달앱 가입 등 대책을 마련해왔지만, 이제는 버티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 배달앱에 입점하려는 자영업자들의 문의는 급증했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지난 1주일 동안 배달앱 가입 문의는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서 장어 구이집을 운영하는 김 모씨(54세)는 “가게 특성상 회식이나 가족 단위의 소비자가 많은데, 이미 단체 손님은 3월부터 끊겼다”면서 “배달앱 입점도 알아보고 있는데 장어를 배달해 먹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가 건물주도 아니고 생계를 이어나가려면 접을 수도 없고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큰 부담이 되는 부분은 임대료다. 매출은 나오지 않는데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은 빠져나가니 한 달 수입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가장 중요한 임대료 지원책이 부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측은 “영업 제한을 당하면서도 정부 방역 대책을 묵묵히 따라온 외식업자들에게 3단계 격상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다시 강요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제3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소상공인 우선 지급, 소상공인 긴급대출 확대, 임대료 직접 지원, 금융기관의 소상공인 대출 이자 징수 중단 등 강도 높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정부는 3차 재난지원금을 서두르면서 임대료 직접 지원 방침을 세웠다. 간접적인 방식인 ‘착한 임대인 운동’은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부담이 됐고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대료 지원금 항목을 새로 신설하기보다는 내년 1월 지급하는 3차 재난지원금에 포함해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임대료 지원금을 재난지원금에 포함하면 3차 재난지원금 규모가 5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이 모씨(31세)는 “음식점도 타격이 크겠지만, 취식 자체가 불가능하게된 카페도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3차 재난지원금에 임대료 직접 지원이 포함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어 이 정책이 결정된다면 그나마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등은 이번 조처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뷔페나 페밀리 레스토랑도 단체 모임이 끊겼고 거리두기 단계가 지속 격상하면서 발빠르게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일부 자영업자 등 업계 관계자들은 차라리 거리두기 강화가 낫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빠르게 단계를 격상에 확산세를 잡고 숨통을 트자는 것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이미 단체 손님은 많이 줄어들었고 올해 내내 대규모 모임 등을 예약하는 고객도 거의 없었다”면서 “전처럼 회식도 하지 않는 분위기인 데다 연차 소진 등으로 쉬는 이들이 많을 때 3단계를 시행해 확산세를 잡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음식점, 카페를 운영하는 점주들도 ‘건물주’라기보다 생계를 위해 운영하는 이들이 더 많다”면서 “외식업계 전체가 정부 방침을 지금까지 준수했고, 앞으로도 방역을 위해 지침을 지킬 것인데, 지원책과 매장 영업에 있어서 모호한 기준들을 서둘러 바로잡아줬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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