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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 영국 왕실 우유 '저지밀크' 리뉴얼 나선 이유는?

서울우유, 영국 왕실 우유 '저지밀크' 리뉴얼 나선 이유는?

등록 2022.12.08 16:53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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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밀크홀 1937'서 첫 선·2020년 온라인서 판매'서울우유 저지밀크'→제조원 바꿔 '골든 저지밀크'로우유 소비 줄지만 프리미엄으로 눈 돌린 소비자 겨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최근 '골든 저지밀크'를 출시하며 우유 시장에서 새로운 카테고리 개척에 나섰다.

서울우유는 4년 전 이미 저지 우유를 선보이고 2020년부터는 일부 이커머스 업체 등을 통해 저지 우유를 선보인 바 있다.

애당초 수년 전부터 판매 중이던 제품을 리뉴얼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은 저지 우유를 본격적으로 키워보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서울우유 저지 전용목장에서 한정 생산한 프리미엄 우유 '골든 저지밀크'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 1800개 한정 생산·판매하며 서울우유 공식몰 '나100샵', 전국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서울우유가 저지 우유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우유는 이번 제품에 앞서 지난 2018년 서울우유 디저트 카페 '밀크홀 1937'에서 국내 최초 저지 우유를 선보인 바 있다. 또 2020년에 일부 이커머스 업체에서만 '서울우유 저지밀크'를 출시해 골든 저지밀크 출시 전까지 판매했다. 현재는 서울우유 저지밀크 대신 새로 출시된 골든 저지밀크만 유통되고 있다.

서울우유 저지밀크와 골든 저지밀크의 차이는 제조원뿐이다. 기존에 판매되던 제품은 범산목장에서 제조됐는데, 골든 저지밀크는 서울에프엔비로 제조원이 바뀌었다. 집유 목장은 서울우유 저지 전용목장으로 동일하다.

서울우유 기존에 일부 업체에서만 판매하던 제품을 전면 리뉴얼하며 새롭게 출시한 이유는 저지 우유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우유 소비층 감소에 따라 우유 소비량이 해마다 줄고 있지만, 우유를 먹는 소비자들은 유기농·프리미엄 제품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골든 저지밀크 또한 750㎖ 한 팩에 4980원('나100샵' 정상가 기준)으로 3000원대인 일반 서울우유(1ℓ)보다 비싸다.

저지 우유는 영국 왕실 전용 우유를 만들기 위해 영국 해협의 저지 섬에서 자란 저지 소 품종에서 생산한 우유다. 저지 소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품종이지만, 영국·미국·호주·뉴질랜드 등 낙농 선진국을 비롯해 100여 나라에서 사육되고 있는 대표적인 젖소 품종이다.

국내 젖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얼룩무늬 젖소는 홀스타인 소다. 저지 소는 홀스타인 소와 비교했을 때 우유 생산량은 적지만, 더위에는 더 강한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저지 소는 체격이 작고 사료 섭취량은 적어 메탄가스와 분뇨 배출량도 적다.

또 저지 우유는 유지방, 유단백질 함량이 높아 친환경, 고품질 우유로 인식되고 있다. 홀스타인 우유에 비해 모유, 산양유에 많이 존재하는 A2 β-카제인의 함량이 높아 소화 흡수가 용이하고 변이된 A1 β-카제인 함량은 훨씬 낮다.

저지 젖소 사육 두수는 국내 전체 젖소 사육두수 가운데 0.1% 수준이다. 한국종축개량협회의 국내 저지종 젖소 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국내 저지 젖소는 암소 468마리, 수소 44마리로 총 512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살균 능력이 올라가고 저지 젖소의 착유량이 늘어나 저지 우유의 유통처를 확대하게 됐다"며 "국내에서 범용으로 저지 우유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유업체는 서울우유 정도 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지 우유는 아니지만, 다른 유업체들 또한 동물복지·무항생제·유기농 등을 내세운 프리미엄급 제품을 이미 선보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미 2008년 유기농 친환경 브랜드인 '상하목장'을 론칭해 유기농 우유를 판매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5년 '옳은' 브랜드로 서울우유도 지난해 유기농 우유를 처음으로 출시했고 동원F&B는 지난 4월 무항생제와 동물복지 인증을 획득한 프리미엄 우유 '덴마크 대니쉬 우유' 2종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우유를 먹는 소비자는 줄어들지만, 우유 소비자들 가운데서도 건강을 생각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더 좋은 제품을 먹으려는 성향이 있다"면서 "게다가 우유 소비자는 어린이지만, 구매자는 보통 양육자다 보니 내 아이에게는 더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군을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수입산 멸균 우유 소비가 늘고, 대체유 출시 등으로 일반 우유 소비가 줄고 있어 저지 우유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유가 저관여 제품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우유도 성분을 고민하고 먹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는 면에서는 좋은 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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