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HF는 5일(이하 한국시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2020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 6명(선수 5명, 빌더 1명)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지도자, 행정가로서 아이스하키 발전에 공로가 큰 인물을 대상으로 하는 빌더(Builder) 자격으로 아이스하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게 됐다.
정 회장은 1994년 남자 실업 아이스하키 팀인 만도 위니아(안양 한라 전신)의 창단을 계기로 아이스하키와 인연을 맺은 후, 25년간 대한민국 아이스하키의 선진화, 국제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이로써 츠츠미 요시아키, 가와부치 츠토무, 도미다 소이치(이상 일본), 보리스 알렉산드로프(카자흐스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다섯 번째로 IIHF 명예의 전당 헌액의 주인공이 됐다.
IIHF는 정 회장이 변함 없는 의지와 노력, 헌신으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점을 높이 평가해 2020 IIHF 명예의 전당에 헌액한다고 밝혔다. 또 아이스하키인으로서 정 회장이 걸어온 길을 소상히 소개했다.
특히 ‘한국 아이스하키의 2018 평창 올림픽 출전은 정 회장의 변함없는 의지가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었고, 평창 올림픽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결성과 출전도 정 회장의 비전과 확고한 의지,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000년대를 전후해 국내 남자 실업 아이스하키 팀이 잇달아 해체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도 꿋꿋하게 팀을 지켜냈다. 국내 저변이 급속도로 위축되는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03년 일본 실업 팀들에 손을 내밀어 연합리그를 발족시키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렇게 창설된 것이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의 모태가 된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다.
2003년 아시아리그 첫 경기에서 고쿠도(일본)에 1-11로 대패할 정도로 일본과 격차가 크던 한국 아이스하키는 아시아리그에서 성장을 거듭하며 빠른 속도로 일본을 따라잡았다. 한라는 아시아리그 최다 우승 기록(2010, 2011, 2016, 2017, 2018년)을 보유하고 있고, 남자 대표팀간의 경기에서도 한국은 2016년 이후 5연승을 거두며 일본을 압도하고 있다.
2011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가 결정됐음에도 IIHF는 ‘저개발 상태의 불모지’라는 이유로 한국 아이스하키에 개최국 자동 출전권 부여를 주저했다. 정 회장은 2013년 1월 ‘올림픽 출전’을 지상 목표로 내걸고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수장을 맡았다. 외교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IIHF를 설득, 2014년 9월 남녀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평창 올림픽 본선 출전권 획득을 이끌었다. 이후 올림픽 본선까지 체계적인 대표팀 발전 프로그램을 가동해 한국 아이스하키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남자 대표팀(2019년 랭킹 17위)은 2017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에서 2위를 차지하며 2018 월드챔피언십 승격의 감격을 맛봤다. 디비전 2 그룹 B에 머물던 여자 대표팀(16위)은 디비전 1 그룹 B로 올라서며 괄목상대할 발전을 이뤘다.
정 회장은 평창 올림픽 이후에도 한국 아이스하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왕성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림픽 유산인 강릉하키센터를 아이스하키 전용 경기장으로 존속시켜 발전 허브로 삼는다는 구상 아래 지난해 2월 남녀 대표팀이 출전하는 국제 친선 경기인 레거시컵을 강릉에 출범시켰다.
오는 7일 레거시컵 두 번째 대회가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리고,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2월 3일까지는 2020 20세 이하(U-20)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B 대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려, 한국 U-20 대표팀이 5연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한편, 정 회장의 IIHF 명예의 전당 헌액 공식 행사는 2020 IIHF 월드챔피언십 대회 마지막 날인 5월 25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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