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서 지주사·만도·한라 3곳 재선임 예정국민연금, 이사선임 반대의결권 이행여부 관심
한라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는 다음달 20일 경기도 용인 본사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임기(3년)가 만료되는 정몽원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한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한라홀딩스는 정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외에도 이병국 세계미래포럼 대표와 이용덕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한라홀딩스 외에도 ㈜한라, 만도 등 3개 상장사에서 등기임원으로 있다. 정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3사 모두 오는 3월까지다.
자동차부품 계열사 만도는 내달 20일 경기도 평택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정몽원 대표이사 회장을 재선임할 예정이다. 또 주식회사한라는 내달 19일 서울 송파구 시그마타워에서 주총을 열어 정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의안을 상정한다.
문제는 다음달 주총을 앞두고 국민연금이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주주권행사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라홀딩스 주총에서 임기 20년을 넘어선 정 회장 연임 안건이 반대표를 행사할지 관심이 쏠리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 회장의 지주사 사내이사 임기는 20년1개월을 이어갔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한라그룹이 내부거래로 인한 기업가치를 훼손한다며 정 회장 선임을 반대해왔다. 만일 국민연금이 반대의결권을 행사하면 한라그룹은 ‘중점관리사안 대상기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점관리대상기업은 국민연금 측이 기업과 대화를 진행했으나 개선이 없거나 대화 자체를 거부하면 주주제안 등 경영참여 목적의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업으로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대신경제연구소, 서스틴베스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 3개 의결권행사 자문기관이 모두 정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한라그룹 관계자는 “(국민연금)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회사에 반대 의사를 전달해 온 것은 없었다”며 “이번 주총 이후에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국민연금의 독립성과 전문성, 투명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적절한 주주권 행사는 필요하지만, 기업 경영을 간섭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달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이 있는 투자 기업에 대해 본격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기업들은 해외 헤지펀드뿐 아니라 국민연금의 경영권 간섭까지 받게 됐다”며 “국민연금 설립 목적이 국민들의 미래소득 보장에 있는 만큼 정부가 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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