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분야 예산 25조9천152억원···올해 대비 5조1천626억원(16.6%) 감액보조금 사업도 4조원↓···학교 스포츠·예술 강사 지원금은 지방세로 수행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29일 발표한 2024년 예산안에서 23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4조원대 구조조정을 한 데 이어 2년째 허리띠를 졸라메겠다는 복안이다.
구조조정 대상은 보조사업 연장평가에서 민간 수행이 바람직한 사업으로 평가되거나, 국회에서 집행 부진으로 예산 규모 조정 의견이 나온 사업, 감사원·기획재정부 점검에서 부정수급과 부적정 집행 등이 적발된 보조금 사업 등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모든 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재정 누수 요인을 차단하고자 노력했다"며 "소규모 사업이라도 철저하게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의 예산이 감액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대신 향후 국회에 제출되는 예산서를 통해 사업별 증감 내역을 따져보면 구조조정 세부 내역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산 R&D 예산을 31조1천억원에서 25조9천억원으로 대폭 깎았다. 이권 카르텔과 비효율성 문제가 지적되서다.
R&D 예산은 2018년 19조7천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 20조5천억원, 2020년 24조2천억원, 2021년 27조4천억원, 2022년 29조8천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0.9%에 달했다. 하지만 꾸준한 투자에도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도전적·성과 창출형 R&D에 예산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내년 R&D 분야 예산은 25조9천152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31조778억원과 비교하면 5조1천626억원(16.6%) 줄어든 것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7조원가량의 R&D 예산이 정비됐다고 밝혔다. 2조∼3조원은 다른 사업으로 이관했고, 4조∼5조원은 삭감됐다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R&D 예산 중 제대로 된 사업성과를 내고 기술격차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에 집중했다"며 "지금까지 R&D 예산을 배분하던 틀을 바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예산안에서 보조금 사업도 구조조정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4조원의 예산이 줄었는데, 부처별 특별활동비도 정비 대상이 됐다.
정부는 관행적인 지원 증가로 보조사업이 지속해 늘면서 집행·관리상 문제 등 누수 요인으로 지적 했다.
유사 중복·집행 부진·지자체 수행 사업은 전달 체계를 재구조화한다. 가령 학교 스포츠·예술 강사에 지원 사업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지방 교육재정을 통해 수행하도록 바꾸는 식이다.
부정 수급이나 회계 관리 미흡 등 부당하게 집행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단행한다. 보조금 연장 평가 결과와 외부 기관의 지적도 예산 편성에 적극 반영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4조원가량의 보조금을 내년 예산안에서 사실상 삭감하기로 했다.
부처별 특별활동비(특활비)도 정비 대상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특활비를 원점 재검토해 일부 감액했다"며 "주요 국가 안보, 수사, 국정 관련 사업 중 비밀 유지가 필요한 사업 중심으로 적정 소요를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지역화폐 예산은 올해 예산안에서 빠졌다. 효과가 개별 지방자치단체에 한정되는 고유 사무인 만큼, 국가 재정이 아닌 지방 재정으로 지원해야 할 영역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다만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역화폐 예산이 추가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정부는 지난해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도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했지만, 국회에서 여야 대립 끝에 3천525억원이 편성됐다.
뉴스웨이 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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