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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데 죽는 시늉을? `수술중독증'

멀쩡한데 죽는 시늉을? `수술중독증'

등록 2007.05.29 15:44

편집국

  기자

【메디컬투데이/뉴스웨이】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며 배가 아프다고 죽는 시늉을 하며 최근 3년간 3번이나 수술을 받은 환자가 있는가 하면 환자 스스로가 벽을 쳐서 팔에 금이 가게 한 후 그것을 구실로 한 달 넘게 입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지나친 경우 자해까지 서슴지 않는 병. 그것은 다름 아닌 뮌히하우젠증후군(munchhausen syndrome)이다. 병적인 거짓말을 일삼지만 매우 그럴듯해 많은 이들이 속기 쉽다. 또한 자기 역시 그 거짓말에 심취한다.

문제는 이러한 뮌히하우젠증후군 환자들에게서 수술중독증(mania operativa)이 나타나기 쉽다는데 있다. 결국 자해의 끝은 수술이나 그 밖의 병원신세를 지기 마련인 까닭이다.

◇ 수술도 중독이 가능할까?

일반적인 경우 수술은 모든 사람들이 대부분 꺼린다. 자발적인 미용수술을 제외하고 몸의 일부기관에 이상이 생겨 어쩔 수 없이 메스를 받아들여야 하는 환자로서는 심히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보통사람들의 경우 수술을 하면 건강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이 싫어 차일피일 미루다 손쓰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뮌히하우젠증후군 환자들의 경우 의사들에게 자신의 신체를 주목받고 싶어 한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흔치는 않으나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한다.

계명대동산의료원 외과 강구정 교수는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며 수술로 육체를 학대하는 뮌히하우젠증후군 환자를 간혹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흔한 질환은 아니나 역사적으로도 오래됐으며 심리적인 결핍이나 애정결핍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신체를 의사에게 주목이나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고 강 교수는 설명했다.

이는 수술 하지 않아도 될 환자를 감별해 내는 의료행위로 의사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게다가 이런 환자들은 수술이후 다른 병원에서 또 다른 수술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아 문제로 지적된다.

◇ 꾀병과 뭐가 달라?

뮌히하우젠증후군은 단순한 꾀병이 아니다. 꾀병은 가짜로 아프다고 여겨 이차적인 이득을 보려는 속셈을 정상상태의 행위다. 마치 꾀병으로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잘 들리는 귀를 안 들린다고 하거나 하는 행위들로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강 교수는 "뮌히하우젠증후군은 관심을 받기 위해 환자인 척 가장해 병원을 들락거리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라며 "꾀병과는 달리 이차적인 이득을 생각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유사한 질환으로 하이포-콘드리아시스(건강염려증)가 있으나 그것과는 또 다른 특징들을 지닌다는 게 강 교수의 변이다.

◇ 선풍기 아줌마도 '수술중독증'

한편 뮌히하우젠증후군과는 별도로 수술중독의 가장 흔한 형태는 성형수술중독증이다. 원인은 크게 병적인 것과 자기과시적인 측면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병적인 원인은 '디스모르피즘'이라고 한다. 가장 쉬운 예로 일전에 매스컴을 통해 주목받은 '선풍기아줌마'에 해당된다.

이에 대해 용인정신병원 강대엽 부원장은 "얼굴이나 신체의 기형이 있다고 한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정신적인 문제"라며 "성형을 해도 자기 자신의 외형에 대해 불만족스럽다고 여기는 병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로는 자기과시적인 경우다. 이는 음경확대중독에 빠진 남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연세합동비뇨기과 김우영 원장은 "실제 음경확대를 위해 찾는 환자들 중 평균적인 한국남성의 음경사이즈보다 작은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심리적인 만족감을 위해 찾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심리적인 만족으로 성생활에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자기애를 실현하는 것은 좋으나 중독적이고 무분별한 음경확대수술은 금물이라 경고한다. 강 부원장 역시 "그런 경우는 미약한 디스모르피즘에 해당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밝힌 여러 형태의 수술중독의 경우들은 정신적인 결핍으로 인한 문제를 신체적인 수단으로 표현하는 공통점이 있다. 때문에 어릴 때 정서적 안정과 심리적 만족감이 중요하며 이로 인한 결핍이 훗날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불어 이러한 환자들은 의료보험과 생명보험을 믿고 자신이 원하는 어떤 수술이든 또 요구하고 받을 것이라는 데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러한 환자를 담당하는 의사가 경제적 이득을 생각해 환자의 수술요구에 대해 크게 거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유명 기자 [jlove@mdtoday.co.kr]



뉴스웨이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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