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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돼도 이산의 아픔은 남는 것"

"통일이 돼도 이산의 아픔은 남는 것"

등록 2008.07.09 11:03

강재규

  기자

원'민주당' 유종필 대변인 '대변인을 마치며'

【서울=뉴스웨이 강재규 기자】원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이 9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임인사를 하고 대변인직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유 전 대변인은 "오늘 대변인으로서 기나긴 여정을 마치면서 제 가슴 속 소회의 일단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6일 전당대회를 통해 통합체제가 출범했지만 민주당의 어느 누구라도 분당의 상처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통일이 되더라도 이산의 아픔은 남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문을 열었다.

통합민주당과 원 민주당이 하나로 돼 정세균 새 대표체제를 출범시켰으나 과거 민주당의 분당으로 인한 아픔이 자신에게 고스란히 배어있다는 함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 원 민주당 유종필 전 대변인
유 전 대변인은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창당해 나갈 때 미니 새천년민주당에 남을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누구보다도 맹렬하게 열린우리당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날리기도 했다.

그런 까닭에 그는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특수한 인연, 그리고 분당된 민주당의 대변인을 장기간 맡아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에 맞서는 최일선에 있었기 때문에 통합된 지금까지도 분당 후유증에서 해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 역시 분당시대의 상징적 피해자 중 한 사람으로 남아 있다"며 애써 과거의 아픔을 씻으려 했다.

그는 또 "작은 개가 사납게 짖듯이 저도 사납게 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정부 여당에 대한 집단적 피해의식을 가진 소수야당의 대변인으로서 부득이한 측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제 부덕의 소치"라고 돌렸다.

그는 이어 "통합이 되어 한 식구가 되다보니 저의 말로 인해 상처받았을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고 "맺힌 과거지사는 저부터 앞장서서 풀겠습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켜왔던 저의 미래과제이자 진정한 통합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언론인출신으로서 정계에 입문, 분당 직후인 지난 2003년 9월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에 임명된 이래 기자들 사이에서는 유 전 대변인을 몇 안되는 명대변인 반열에 올리기도 했다.

특히 그는 그 기간동안 당명도 수차례 바뀌고 원내1당부터 2,3,4,5당의 대변인을 지내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가 2003년 9월 대변인으로 첫발을 내디딘 새천년민주당은 원내 제2당이었으나 17대 총선 직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바람에 날아가 원내 9석의 제4당으로 전락했다.

그 후 민주당은 최인기 의원 등을 영입, 제3당으로 올라섰다. 2007년 6월엔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김한길계의 중도통합신당과 합쳐 소속 의원 33명의 중도통합민주당으로 변신했으나 두 달 뒤 김한길계는 물론 민주당 소속 의원들까지 대거 탈당하면서 원내 4당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은 6석의 초미니 정당이 됐으며 이회창씨의 자유선진당이 창당되면서 제5당으로 자동 격하되는 수모를 겪었다. 물론 이때 유 전 대변인은 최고위원 겸직까지 얻는 '영예'도 안을 수 있었다.

그러다 지난 4.9 총선 직전 대통합민주신당과 구 민주당의 통합체인 통합민주당 출범으로 일약 원내 제1당의 대변인으로 격상됐다.

이를 두고 그는 "저는 가만 있었는데 의원들이 이리 저리 옮겨다니면서 생긴, 제 개인사라기보다는 분열과 이합집산의 상흔"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총선 이후 지난 석달 동안 도저히 마이크를 잡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과거에 대한 회한 때문이었습니다. 대변인 오래 해봤자 말의 악업만 쌓일 뿐입니다. 대변인 오래 할 거 못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로써 먹고사는 대변인에게 어울리지는 않지만 일종의 묵언수행(黙言修行)으로 대변인직을 마감한 셈이 되었습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어느 자리에 있든 민주당 재건을 위해 미력을 다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재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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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강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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