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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家 3~4세 대거 등장 '위기경영' 시험대

오너家 3~4세 대거 등장 '위기경영' 시험대

등록 2012.12.17 10:07

민철

  기자

삼성·GS· 대상 등 세습- 세대교체 논란 속 경영 능력은 몇 점?

▲ 대내외 변수 속 ‘오너가 3~4세’ 등장, ‘시험대 오른다’
[민철 기자]연말을 앞두고 대기업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초까지 이어질 대기업 인사 중 지금까지의 특징 중 하나는 ‘오너가 3~4세’의 전면 배치다. 삼성을 비롯한 GS칼텍스, 대상 등이 여기에 꼽힌다.

이러한 재벌가의 ‘경영세습’은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경기 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는 데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에는 대기업 규제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상황 타개책의 일환으로 읽힌다. 오너가의 일선 배치로 글로벌 시대의 신속한 정책 결정과 조직 유연화, 또 조직의 경량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사회적 전반에서 이를 보는 시각은 여전히 차가울 뿐 아니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와 배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이 ‘위기의 시대’에서 전문 경영인으로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재용 승진 필두로 ‘경영 세습’ 바람 분다=재벌 3~4세의 전면 등장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다. 글로벌 경영 감각과 네트워크를 갖춘 경영자로서 경쟁사와의 경쟁과 협력관계 조정, 고객사와 유대 관계 강화 등을 통해 스마트폰·TV·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이 글로벌 1위를 공고히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이 부회장의 승진은 현 시점에서 다소 ‘파격적’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發 경제민주화’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는 와중에 그 중심에 놓인 삼성의 ‘이재용 승진’에 큰 부담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예상을 보기 좋게 깨뜨렸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승진에 앞서 대상그룹이 지난 4일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씨를 ㈜대상 식품사업총괄부문 마케팅 담당 상무로 임명한 것도 3세 경영체제의 본격화로 풀이되고 있다.

임 상무는 식품 부문 브랜드 관리를 비롯해 기획·마케팅·디자인 등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대상그룹은 앞서 지난 10월엔 임 회장의 차녀인 상민씨를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에 임명한 바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 부사장은 지난 1월 금호타이어의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 6월 직접 자사의 신제품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장남 조현식 사장은 9월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1월 한국타이어 사장으로 승진한 차남 조현범 사장(40)은 그룹 주력인 타이어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인사를 단행한 신세계 그룹은 12개 계열사 중 8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주력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에 각각 50대 초반인 허인철 사장과 장재영 부사장을 선임한 점에 관심이 모아졌다. 정 부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인 만큼 정 부회장의 경영 확보를 위한 ‘친정 체제’ 구축 아니냐는 시각이다.

◇재벌가, ‘사촌 경영’도 본격화=본격적인 재벌가의 ‘사촌 경영’도 시선이 모아진다.

LS 그룹은 창업 2세가 모두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서게 됐다. 구자열 LS전선 회장이 내년부터 그룹 회장에 오름에 따라 구자엽 LS산전 부문 회장이 LS전선 부문 회장을 맡았다. 그는 LS그룹의 공동 창업자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로 내년에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 회장으로 이동하는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친동생이다. 구자홍 회장의 막내동생인 구자철 한성 회장은 한성의 대주주인 예스코 회장으로 올랐다.

구자열 회장의 친동생인 구자용 E1 회장은 이번에 LS네트웍스를 포함시켜 사업 부문으로 승격시킨 E1 부문 회장이 된다. 동생인 구자균 LS산전 부회장(55)은 산전 부문 총괄 부회장으로 역할이 커진다.

8명의 사촌형제 중 유일하게 CEO가 아니었던 구자은 LS전선 사장도 최고운영책임자(COO)에서 이번에 CEO가 됐다. 구자명 회장의 외아들인 구본혁 LS니꼬동제련 이사가 오너 3세로는 처음으로 상무가 됐다. 구 이사는 지난해 이사가 된 뒤 1년 만에 다시 승진한 케이스다.

GS그룹 역시 ‘사촌 경영’으로 재편됐다. GS칼텍스 대표로 이름을 올린 허진수 부회장은 허창수 그룹 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그동안 CEO를 겸직했던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사촌인 셈이다. 허동수 회장은 이사회 의장만 맡게 됐다.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과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상무도 올해 승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GS 인사 대상에 포함된 37명 중 허씨 일가는 6명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허창수 회장의 사촌 동생들인 허연수 GS리테일 부사장과 허용수 GS에너지 전무는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5촌 조카인 허준홍 GS칼텍스 상가포르법인 원유제품 트레이딩부문장은 상무로 승진했다.

◇오너가 3~4세 ‘경영능력’은?=각 대기업들은 이번 인사를 ‘세대교체’로 명명, 포장하고 있지만 ‘경영세습’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라는 대내외적 압박으로 ‘경영세습’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이재용 부회장을 주요 그룹 3~4세들의 승진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며 이 같은 예상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재계 3~4세들이 얼마나 자신의 ‘몫’을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들이 글로벌 경제 위기 등 숱한 변수 속에서 선대처럼 ‘든든한 거목’을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경영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경제개혁연대도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경제개혁 연대는 지난 5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 승진에 대해 “삼성그룹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기업이자 글로벌기업으로서 이재용 사장으로의 경영승계를 추진하고자 한다면 시장에서 납득할 만한 수준의 검증이 전제되어야 함은 당연하다”며 “만일 제대로 된 경영능력 검증 없이 이재용 체제로 경영승계가 이루어진다면, 이재용 사장은 결코 존경받는 CEO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경영능력’을 문제 삼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경영 일선에 배치된 오너가 3~4세들이 내년부터 불어닥칠 ‘경제민주화’바람을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자칫 재벌가의 ‘경영세습’이 재벌 3~4세 자신들의 입지 ‘공고화’나 ‘자릿 싸움’으로 매몰된다면 ‘경제민주화’는커녕 정치권·시민단체와 재벌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의 재벌 후계자들의 승진잔치를 보면 정치권의 ‘경제민주화’를 비웃기라고 하는 것 같다”면서 “대기업 규제만이 우리나라 사회의 모든 현상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세대교체’한 대기업 오너들이 스스로 경제민주화에 동참해 주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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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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