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총리 후보직 전격 사퇴···“부덕의 소치”(종합)

차기 정부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김용준 후보자 겸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9일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정확히 지명 6일 만이다.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브리핑을 갖고 김 후보자의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윤 대변인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리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누를 끼쳐 드려 국무총리 후보자직을 사퇴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총리 지명을 받은 김 후보자는 이날까지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문제 등 갖가지 의혹에 시달려왔다.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무난한 인선’이라고 밝힌 만큼 크게 문제없이 총리직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의혹이 쏟아진 초기에 김 후보자는 태연한 모습을 보이며 모두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은 수그러드는 분위기를 보였다.

하지만 야권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더불어 언론의 의혹 파헤치기가 이어지면서 논란의 불씨는 되살아났고, 김 후보자는 결국 일찌감치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현재 맡고 있는 인수위원장직 사퇴 여부에 대해 김 후보자는 “박 당선인의 결심에 따를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사퇴 배경과 함께 언론에 대한 일침도 남겼다. 그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보도라도 상대방의 인격을 최소한 존중하면서 확실한 근거가 있는 기사로 비판하는 풍토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밝혀 섭섭함을 드러냈다.

한편 야권은 김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박 당선인의 인사시스템을 꼬집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김 후보자의 사퇴 선언 직후 브리핑을 통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첫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도 거치지 못하고 사퇴하게 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박 당선인이 깜깜인사, 나홀로 정치를 계속하는 한 이런 불행한 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