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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협회, 장롱속 휴면카드 주먹구구 집계 들통

[단독]여신협회, 장롱속 휴면카드 주먹구구 집계 들통

등록 2013.02.14 16:52

수정 2013.02.15 08:08

최재영

,  

주효창

  기자

카드사 자율 빌미 가이드라인 조차 없어···금감원은 알고도 방치

휴면카드 집계 방법 카드사별 제각각...정확도, 신뢰도 의문
금감원·협회 사실 알고도 방치...'관여할 일 아니다' 책임 떠넘기기

그동안 언론에 공개해 온 '장롱속, 잠자고 있는 휴면카드' 집계가 사실 엉터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협회는 물론 금융당국도 휴면카드 수치가 정확한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는 해마다 사용하지 않고 있는 휴면카드 관리를 위해 일반 카드사에서 자율적으로 집계한 수치를 받아왔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최초 휴면카드를 집계한 것은 2006년께다. 당시에는 휴면카드 집계를 위한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휴면카드는 1년간 사용하지 않은 신용카드가 대상이지만 당시 신용카드사들은 1년은 물론 2년, 6개월 등 제각각 다른 기준으로 집계해 금감원과 여신협회에 전달했다. 카드사들은 개인만 집계하거나 법인과 합산해 집계하는 등 중구난방이었다.

이런 엉터리집계는 7년여동안 계속됐지만 금융당국은 단 한번도 알아채지 못했다. 금감원과 여신협회 모두 집계 수치에 관심이 없었거나 책임질 당사자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오류는 작년 10월 휴면카드 자율공시제도를 만들면서 우연히 드러났다. 금감원은 여신협회로부터 받은 '실적기준 보고서'에 휴면카드 수치가 제대로 맞지 않아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했다.

금감원은 카드사들이 자율공시제도에 입력하는 휴면카드 수치가 제각각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고 협회와 카드사에 개인과 법인 모두를 포함한 수치로 집계를 내라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고 계속됐다. 자율공시제도를 도입한 이후에도 집계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조차 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감원과 여신협회의 책임떠넘기기 결과로 보인다.

카드사는 집계한 결과를 "여신협회로 전달해 공시를 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협회는 "카드사가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라며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감원 역시 자료 공시는 참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협회와 카드사의 문제고 당사자들 끼리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쯤되면서 휴면카드 공시 곳곳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분기별로 정확한 날짜를 공시해야 하지만 작년 3분기(9월말)수치는 10월31일자로 공시됐고 4분기(12월말) 자료도 올해 1월 31일자로 공시돼 있는 상태다.

카드사 관계자는 "휴면카드 공시는 담당자들 조차도 제대로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공시마다 집계가 제대로 됐는지 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여신협회와 카드사들이 분기마다 집계한 데이터베이스(DB)가 없다는 점이다.

여신협회는 "DB는 카드사가 알아서 할 문제다"며 "협회는 휴면카드와 관련한 DB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카드사들도 마찬가지다. 신용카드 집계와 달리 휴면카드 집계는 DB화 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해 "휴면카드가 전년보다 700만장 줄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협회 한 관계자는 "비교할 수 있는 DB가 없는데 어떻게 전년과 비교하는 휴면카드 집계가 나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휴면카드 집계는 카드사들에게 따로 받고 협회로부터는 '실적보고서'를 받아 휴면카드 집계를 계산한다"며 "휴면카드 집계는 금감원에서 취합하고 오류부분도 자의적인 판단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그동안 카드사별 집계 현황에 따른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잘못된 자료를 준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취합한 휴면카드 자료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휴면카드는 무분별한 발급에 따른 카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많은 사회적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한 사회단체에서는 무분별한 카드로 인한 사회적 낭비가 1조370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휴면카드의 집계가 중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무분별한 카드발급 기준을 찾을 수 있고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대한 감독에 대한 기준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제대로된 감독의 규정이나 지침, 인식등이 부족하고 금융당국 자체가 통계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며 "자료보고에 대한 감시체계가 불분명하고 이에 대한 검증절차도 없어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주효창 기자 judols12@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뉴스웨이 주효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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