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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무늬만 여풍당당'···실제론 '레 미제라블 유리천장'

롯데 '무늬만 여풍당당'···실제론 '레 미제라블 유리천장'

등록 2013.02.18 18:13

수정 2013.02.21 10:01

정백현

  기자

여직원 비율 절반 넘지만 임원 숫자 1% 안팎···유통기업 중 여직원 평균 연봉도 꼴찌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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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최근 고졸 출신의 여성 임원을 배출하는 등 여성 경영진들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다른 기업에 비해 여전히 여성 임원들의 입지가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은 지난 4일 단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고졸 출신’ 김희경 롯데마트 서울역점장의 이사대우 승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롯데는 “학력을 불문하고 오로지 능력과 성과만으로 평가해 김 이사를 임원으로 등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이사가 이번 롯데그룹 인사의 유일한 여성 승진자라는 사실은 숨겨졌다. 전체 승진자 158명 중 김 이사를 제외한 157명은 모두 남자 임원이었다. ‘찔끔 등용’을 ‘학벌 타파’로 포장해 대서특필한 셈이다.

김 이사가 임원 직함을 달면서 롯데그룹의 여성 임원은 총 5명(상장사 임원은 4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상장사 전체 임원 숫자가 278명인 것을 감안하면, 여성 임원의 비율은 1.4%에 불과하다. 10대 그룹 중 여성 임원을 배출한 8개 기업 중에서는 가장 낮다. 특히 기업 문화가 가장 남성적이고 보수적인 현대차그룹도 여성 임원의 비율은 5%에 이른다.

상장사 전체 여직원 중 여성 임원 비율은 더더욱 낮다. 롯데그룹 8개 상장사(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삼강·롯데케미칼·롯데손해보험·롯데하이마트·현대정보기술)가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의거한 여직원 전체 숫자는 2만1379명(계약직·중복인원 포함)이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여성 임원은 고작 4명이다.

특히 계열사 중 여성 직원의 비율이 가장 높은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은 전체 여직원이 1만952명(정규직)이지만, 이 중 임원은 고작 4명이다. 이 중에서도 1명(신영자 이사)은 오너 친인척, 1명(박기정 이사)은 외부 영입 인력이다. 순수 내부 발탁은 송승선 이사와 김희경 이사 뿐이다. 비율로 따지면 0.1%에도 못 미친다.

‘짠돌이 기업’으로 소문난 롯데답게 여직원의 처우 문제에 있어서도 다른 기업에 비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롯데백화점 여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2224만원, 롯데마트는 1722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른 유통기업인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여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3500만원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낮은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독 롯데그룹이 여전히 여성 임원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전체 종업원 중 절반 이상이 여성임에도 여성 임원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것은 기업 문화의 총체적 문제”라며 “타 기업에 비해 여성 직원들의 비율이 유독 많은 만큼 많은 인원을 임원으로 등용해야, 직원들의 애사심과 근무 의욕이 상승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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