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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경 기자
등록 :
2013-11-14 14:16

수정 :
2013-11-14 16:10

[기자수첩]독과점 구조 굳어가는 국내금융시장

국내 금융시장, 특히 소매금융에 있어 독과점 구조가 점차 굳어가는 모양새다.

지난 7월 HSBC가 소매금융의 전면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얼마 전에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마저 영업지점 100개를 줄여 소매금융 부문을 25% 축소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외국계 은행들이 한국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면서 국내 시중은행으로의 집중도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국내은행은 외국계 은행을 포함해도 18개에 불과하고 이중 시중은행은 7개에 그치는 실정이다.

어떤 시장이든 경쟁은 관련 산업발전에 필수적 조건인데, HSBC와 SC은행이 국내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영업축소를 결정해 금융산업의 선진화는 고사하고 오히려 시장구조가 퇴보하고 있다.

1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조흥·상업·주택·보람·동화은행 등 괜찮은 시중은행들이 지금의 우리·국민·신한·하나은행 등 4대 은행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이들 은행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사라지고 국내 금융시장은 과점 구도로 재편됐다. 경쟁자가 줄어들면 남은 승자들이 단합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키워나가 혁신은 그만큼 이뤄지기 힘들게 된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회사 중에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국내 금융사도 할 말은 있다. 수백년에 걸쳐 국제금융시장을 선점한 금융강국인 영국과 미국을 어떻게 이기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20년 전 삼성전자가 전자왕국 일본의 제왕인 소니를 누르고 워크맨을 압도하는 제품을 만들 것이라 생각한 이는 없었다. 10년 전에도 삼성전자가 글로벌 IT기업으로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도 없었다.

혁신 없는 안주는 글로벌 1등 기업도 항상 경계하는 일이다. 소니가 지금처럼 무너지고 파나소닉, 샤프, NEC, 히타치, 도시바 등 수 없이 많은 일본 전자회사들을 다 합쳐도 삼성전자 하나를 못 이기는 상황이 발생한 이유다.

하물며 후발주자가 안이한 영업행태를 보이는 일은 무기력해 보이기까지 하다. 외국계 은행들이 한국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 안타깝다.

박일경 기자 i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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