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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임원은 영원한 임원’···기업 퇴임 임원 예우법

[포커스]‘한번 임원은 영원한 임원’···기업 퇴임 임원 예우법

등록 2013.12.16 13:32

수정 2013.12.16 13:35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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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 용사에 50~80% 연봉·車·사무실 지원삼성, 사장급엔 최장 6년 상담역·고문 기회현대차, 고문 물러났다 현역 복귀 사례까지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하며 전세를 역전시켰던 더글러스 맥아더 UN군 총사령관이 1951년 해리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해임되면서 상하원 연설 중에 남긴 명언이다.

우리 기업에도 매년 ‘사라지는 노병’이 등장하고 있다. 매년 정기 인사를 통해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회사를 떠나는 퇴직 임원들이 바로 이들이다.

매년 각 기업별로 적게는 10여명, 많게는 150명 이상의 부장급 직원들이 이사대우나 상무보 등의 직급으로 승진해 임원이 된다. 각 기업은 직급별 ‘임원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일한 임원들을 서서히 정리한다.

회사를 떠나는 임원들의 수는 신규 임원의 숫자와 비례한다. 신규 임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퇴직 임원의 숫자도 많은 셈이다.

‘한번 임원은 영원한 임원’···기업 퇴임 임원 예우법 기사의 사진


임원들의 몸은 회사를 떠나지만 그들을 위한 예우는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하는 차원에서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은 상무급 이상 직급에서 퇴직한 임원에 대해 일정 기간 동안 현직에 준하는 예우를 해준다.

각 기업은 직급과 회사 상황에 따라 대우 조건을 다르게 반영한다. 대체로 퇴직 임원들의 연봉은 현직 임원의 50~80% 수준으로 지급된다. 이와 함께 업무용 자동차와 개인 사무실도 지원하는 곳이 많다.

삼성그룹은 사장급 퇴직 임원에게 상담역이나 상임고문 직책을 임명한다. 이들의 임기는 대부분 3년이며 3년 뒤 재계약할 수 있다. 6년간 더 일 할 수 있는 셈이다. 이들에게는 개인 단독 사무실과 함께 현직 임원과 같은 수준인 대형 세단이 업무용 자동차로 지급된다.

부사장급 이하 퇴직 임원들에게도 2년 임기의 고문 자리가 부여된다. 사무실은 지원되지만 자동차는 지원되지 않는다. 재계약이 가능한 사장급 출신 상임고문과 달리 부사장급 이하 퇴직 임원들은 재계약 기회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무급 이상 퇴직 임원들에 대해 최대 2년간 고문 자리를 맡긴다. 이들의 연봉은 현직 때 급여의 절반 수준이다.

자동차 기업답게 대부분의 퇴직 임원에게는 자동차가 지급되며 함께 일할 비서도 지원된다. 자녀들에 대한 학자금 지원과 현직 임원 수준의 개인 건강검진 기회도 3년간 부여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고문으로 물러났다가 다시 현직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몽구 회장 특유의 인사 스타일에서 볼 수 있는 사례다.

정 회장은 주변 임원들과 경영 현안을 얘기하던 중 종종 “그 사람 회사에서 안 보이던데 요즘 어디서 뭐하나”라고 묻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그 사람’이라고 언급된 인물은 얼마 뒤 주요 계열사의 고위 임원으로 다시 발탁된다.

2008년 현대모비스를 떠났던 한규환 전 현대모비스 고문은 지난해 말 현대로템 부회장으로 복귀했고 ‘노조 전문가’로 알려진 윤여철 전 현대차 고문도 지난 4월 부회장으로 복귀해 올해 현대차의 임단협 교섭에 나선 바 있다.

LG, GS, LS 등 범 LG계열 기업의 퇴직 임원 예우 조항은 서로 비슷하다. 사장급 이상 퇴직자에게는 고문으로 2년, 자문역으로 2년 등 최대 4년간 더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 부사장급 이하 퇴직 임원들은 2년간 자문역으로 일하게 되며 소정의 급여가 지급된다.

회사의 특성을 살린 독특한 대우 조항도 있다. 대한항공은 사장급 이상 퇴직 임원들에게는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탑승할 수 있는 1등석 항공권이 지급된다.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에게도 항공권이 부여된다. 이들에게 부여되는 항공권의 숫자는 1인당 10~12장 정도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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