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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등록 :
2014-04-04 16:44

수정 :
2014-04-04 18:48

[기자수첩]경영인의 ‘책임’과 ‘배임’ 사이 고뇌

대기업 총수들이 과거의 경영판단을 두고 법정에 서게 되는 사례를 많이 보게 된다. 회사 이익을 저버린 행위, 이른바 배임혐의 때문이다. 기업이 실패하면 일단 그 책임은 결정권자에게 묻게 되는 게 현실이다.

회사 경영자라면 누구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하려 할 것이다. 아니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 그것이 원칙이자 의무다.

하지만 그 이익은 눈앞에 있지만은 않다. 현실적인 결정으로 당장의 손실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고 성공을 위해 과감한 베팅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기대를 거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샐러리맨 성공 신화를 써나갔던 웅진 윤석금 회장은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현재 경영전면에서 물러났다. 사재를 투입하며 경영실패에 대한 손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용없었다.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하고 계열사를 불법지원한 혐의 등에 대해 윤 회장은 법정에서 “기업 내 부실을 타개하기 위한 경영상 판단에 따라 CP를 발행하고 계열사를 지원한 것”이라고 해명했고 “그룹을 운영하는 내내 투명경영을 강조했고 불법인 줄 알면서 지시하거나 개인의 사욕을 채우고자 불법을 저지른 일은 없다”고 말했다.

만약 이같은 경영활동이 사기나 배임죄로 판결난다면 경영부진으로 도산위기에 처한 기업들의 경영인들은 기업존속을 위해 노력할 의사를 상실할 수 밖에 없다.

같은 맥락으로 경영인의 중대한 결정이 회사의 성패를 가르고 경영실패가 배임 등의 혐의로 이어지는 등 책임이 중시되는 현실속에서 이들의 고액연봉도 비난의 대상만은 아니다.

최고연봉킹으로 나타난 최태원 SK회장도 그의 SK하이닉스 베팅이 결국 수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회사에 안겨줬다. 그렇다면 그가 받은 수십억원의 연봉도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사회에서는 이를 지탄의 대상으로만 삼는다.

어쨌든 주주들이 원하는건 이익배당금이다. 돈을 썼으면 그에대한 이익의 결과를 주주들에게 보여야 한다. 그것이 경영인의 의무이기도 하기에 이들은 항상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그 책임경영의 끝이 손가락질을 받으며 법정에 서야 하는 일이라면 이들은 회사를 위해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자. 그렇다면 무엇이 배임인지 경계가 모호해진다.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회수를 포기하고 기업부도를 내느냐, 도산 위기가 있지만 재기의 희망을 품고 기업 회생을 위해 노력하느냐. 어느 쪽이 기업의 이익을 위해 책임을 다한 것이고 어느쪽이 이를 저버린 배임인지 판단해보라.

최원영 기자 lucas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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