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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家, 재계 움직이는 초대형 로열패밀리··· 이제 3세가 뛴다

[포커스]현대家, 재계 움직이는 초대형 로열패밀리··· 이제 3세가 뛴다

등록 2014.05.09 07:48

수정 2014.05.09 16:07

정백현

  기자

재계서 자손 수·방계 기업 가장 많아···男 자손만 40명 육박정몽구-몽헌 형제 ‘왕자의 난’·아산 별세 이후 계열분리 가속30·40대 들어선 3세, 경영인 주류···일부 3세 잇단 비행 ‘눈살’

국내 재벌의 대부분은 모두 대를 잇는 가족경영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기업가 집안은 삼성가(삼성·CJ·신세계·한솔)와 현대가(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현대백화점·현대(현대상선)·현대산업개발·현대해상·KCC·한라·성우), LG가(LG·GS·LS·LIG·LF) 등이 있다.

이중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집안은 하동정씨 문헌공파 중심의 현대가다. 자손의 숫자가 가장 많고 계열 분리를 통해 떨어져 나간 형제 계열사도 가장 많기 때문이다.

현대家, 재계 움직이는 초대형 로열패밀리··· 이제 3세가 뛴다 기사의 사진



◇‘현대 1세대’ 빛낸 정주영-세영 형제 = 현대가 1세대는 ‘길 영(永)’자 돌림을 쓰는 고 아산 정주영 창업주의 형제들이다. 1947년 아산은 오랜 노력 끝에 오늘날 현대의 모체인 현대건설을 창립했고 아산의 다섯 형제 중 4명이 형을 도와 기업 경영에 임했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동생은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다. 1967년 현대차 초대 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국내 첫 고유 모델 자동차인 ‘포니’의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포니 정’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아산과 함께 ‘현대’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다.

정세영 명예회장은 아산이 1987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뒤부터 그룹 회장을 맡아 회사 경영을 총괄했고 1995년 정몽구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물려줄 때까지 현대를 재계 1위 브랜드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했다.

정주영-세영 형제는 종종 의견 충돌을 빚기도 했지만 위기 때마다 서로 의기투합하며 형제경영의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정 명예회장은 자서전에서 “큰형님(아산)은 존경하는 분”이자 “내가 방향을 잃고 머뭇거릴 때 길을 제시하던 등대 같은 분”이라고 회고했다.

다른 형제들도 형의 그늘을 벗어나 한라(고 정인영 명예회장), 성우(옛 현대시멘트, 고 정순영 명예회장), KCC(옛 금강고려화학, 정상영 명예회장) 등 방계 기업을 차리면서 독립했다.

◇물욕 앞에서 깨진 2세대 형제의 우애 = 현대가 2세대는 ‘꿈 몽(夢)’자 돌림의 형제들이다. 아산은 고 변중석 여사 사이에서 무려 8명의 아들을 뒀다. 아산의 동생들이 낳은 조카들까지 합치면 현대가 남자 2세는 무려 19명에 달한다.

현대그룹 계열사 경영에 참여한 아산의 아들들은 각각 인생 희비가 엇갈렸다. 장남 고 정몽필 전 인천제철 회장은 교통사고로 비명횡사했고 사남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은 우울증에 시달리다 음독자살했다.

나머지 형제들은 기업인과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 사업, 정몽근 회장은 유통업, 정몽헌 회장은 전자 사업과 해운업, 정몽윤 회장은 보험업, 정몽일 회장은 여신금융업에서 각자의 기틀을 다졌다. 육남 정몽준 씨는 일찌감치 정계에 발을 들였다.

가장 치열하게 갈등했던 형제는 정몽구 회장과 정몽헌 회장이다. 지난 2000년 벌어진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두 형제는 완전히 갈라섰고 아산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그 해 9월 정몽헌 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분리하면서 현대그룹의 분화가 시작됐다.

현대가 2세 형제 기업의 계열분리는 2001년 아산이 별세한 이후 줄을 이었다. 2002년부터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해상화재보험그룹이 잇달아 분리됐고 기존 현대그룹은 현대상선과 현대아산, 현대증권 등의 계열사만 남게 됐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전과 현대상선 정관 개정 등을 두고 서로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현재는 형제들이 서로 화해한 상황이며 이렇다 할 갈등 구도 없이 원만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성인 반열 오른 3세, 절반 이상 기업인 = 앞으로 가장 눈여겨 볼만한 것은 현대가 3세들의 움직임이다. 현대가 3세는 아산 직계만 따질 때 남녀 합해 20명에 이른다. 이 중 남자는 11명이며 1명을 빼고 모두 성인이다. 또 절반 이상은 기업인의 삶을 살고 있다.

여기에 아들에 비견할 만큼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정몽구 회장의 세 사위(선두훈 코렌텍 대표·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까지 합하면 잠재적인 남자 3세는 무려 14명에 이른다. 재계 내 단일 가문 인원수로는 단연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다.

현대가 남자 3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1970년생)이다.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현대차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다. 국내외에서 명망을 높여온 만큼 안정적인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증여 문제가 앞으로의 최우선 과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형제는 현대가 3세 중에서 가장 먼저 경영권 승계를 마친 인물들이다.

정지선 회장은 지난 2007년 불과 36세에 회장으로 승진해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두 살 터울의 정교선 부회장은 형과 함께 그룹 경영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이 백화점 사업을 맡고 정교선 부회장이 홈쇼핑과 식품 사업을 맡는 형태를 띄고 있다.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과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전무, 정대선 현대BS&C 사장은 큰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극진한 애정 덕에 어엿한 경영인으로 성장했다. 특히 정대선 사장은 2006년 아나운서 출신의 노현정 씨와 결혼하면서 세간에 화제가 됐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수석부장은 울산 본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하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했다.

나머지 3세들은 모두 30대 미만의 젊은 인사들이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아들 정경선 씨는 사회적 기업을 양성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의 대표로 재직 중이고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아들 정영선 씨는 현재 미국에서 유학 중이다.

일부 현대가 방계 3세들은 잇달아 비행을 저지르고 있어 재계는 물론 사회 안팎에서 비난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성우그룹 3세로 사촌 형제 관계인 정 모 씨 형제는 잇달아 대마초 흡입 혐의로 경찰서를 드나들었고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딸인 정 모 씨 역시 대마초 관련 문제로 입건된 바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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