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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공동체가 사라졌다

[신년기획]직장내 공동체가 사라졌다

등록 2015.01.13 06:59

최재영

  기자

상사는 무능하고 책임회피 하는 사람
팀 프로젝트는 중시···인간관계는 거부
계속된 갈등 ‘직장=공동체’ 공식 깨져

그래프= 모노리서치그래프= 모노리서치


인터넷 커뮤니티 ‘직장인 닷컴’에서 직장인들이 가장 울분을 토하는 것이 직장 상사다. 대부분 직장상사에 대한 ‘둿담화’정도로 생각하지만 그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다.

직장인들이 하나같이 올리는 것이 ‘능력은 없고 책임을 회피하는 상사’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직장인 A씨는 “후배 직원의 실수로 하청업체에 많은 돈이 지불되면서 감사를 받았는데 팀장은 계속 모르쇠로 책임을 회피해 결국 후배가 감봉을 당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결국 후배직원은 억울해 하며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상황에서도 팀장은 얼굴조차 내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직장인은 “1주일 가량 야근을 거듭해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임원들 앞에 발표했는데 한 임원이 뜬금없이 ‘내용이 알차지 못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며 “팀원들이 부족한 부분을 찾기 위해 임원들에게 어떤 방향으로 수정해야 하냐는 질문에 ‘자네가 찾아야지 내가 찾냐’며 호통을 쳤다”고 적었다. 대안 없는 비판의 전형적인 표본이라며 이 직장인 역시 울분을 토했다.

이같은 직장 상황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계속되는 갈등은 결국 공동체라는 중요한 인식을 부정하게 만든다.

취업포털사이트 커리어가 최근 직장인 366명을 대상으로 ‘팀 프로젝트 수행’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93.6%가 “직장생활에서 팀 프로젝트는 중요하다”고 했지만 “팀원들과 사적인 유대관계까지 형성하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

공사 구분이 뚜렷하다는 방향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직장 사람들과 얽히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직장 동료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직장 동료들과 관계도 악화길로다. 응답자의 40.76%는 ‘공과 사는 구별하는 정도의 친분이 있는 정도’라고 답했고 ‘유대관계가 거의 없다’(17.93%)고 했다.

◇블레임 게임에 빠진 한국사회= 어떤 실패 상황이나 부적절한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사람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블레임 게임’(blame game)이라고 한다. 1937년 미국 뉴올리언스 주 정부와 연방 정부 관료들이 대피와 보호, 재건 실패 책임을 두고 서로 공방을 벌이면서 시작된 표현이다.

경제상황이 심각하게 빠진 상황에서 정부는 정책실패를 금융, 부동산, 언론 등 남 탓을 돌렸다. 심각한 내수 침체에 정부는 “기업들이 돈을 풀지 않는다”며 내수침체를 기업의 책임으로 돌리는 양상도 보였다. 심지어는 국민들이 어려운 일을 하지 않는다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이전 정권을 비난하고 북한과 관련문제에 대해서는 ‘좌파’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이같은 비난게임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에어아시아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최고경영자(CEO)는 사고 직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사고 수습에 직접나서고 있다. 페르난데스 대표는 사고 직후 인터뷰에서 “결코 책임을 회피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회피하는 지도자들과 많이 다르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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