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82% “장기 경제 불황 우려”···기업 50% 올해 구조조정 단행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국내 30대 그룹들이 올해 구조적 장기불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일시적 경기부진이 아닌 장기간 경기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고 이에 따른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답한 그룹사도 절반을 넘겼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자산 상위 30대 그룹(2014년 4월 공정위 기준, 금융그룹 제외)을 대상으로 ‘2015년 투자·경영 환경 조사’를 실시한 결과(29개 그룹 응답), 82.8%(24곳)가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 대해 “구조적 장기불황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고 4일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17.2%(5곳)는 “일시적 경기부진”이라고 답했고 경기침체가 아니라고 응답한 그룹은 한 곳도 없었다. 예상 경제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25개 그룹(86.2%)이 2017년 이후(13곳, 44.8%)와 2016년(12곳, 41.4%)으로 답변해 경기부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경영환경과 시장여건을 묻는 질문에서는 21개 그룹(72.4%)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보다 더 나쁘다(16곳, 55.2%)는 응답한 기업이 비슷(5곳 17.2%)고 답한 곳 보다 월등이 높았다.

현재 그룹들이 직면하고 있는 경영상 큰 어려움은 해외시장 경쟁심화(34.5)와 내수부진(20.7%)로 조사됐다. 이어 채산성 악화(17.2%), 자금 부족(13.8%), 생산비용 증가(10.3%), 수출 애로(3.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30대 그룹들은 올해 중점 추진경영전략으로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내실화(58.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R&D투자 등 신성장동력 발굴(27.5%)’, ‘시장점유율 확대 등 외형성장(6.9%)’, ‘환율변동 등 경영위험 관리(3.5%)’ 순으로 제시했다.

전년대비 올해 예상 투자규모를 묻는 질문에 41.4%(12곳)는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답했고 34.5%(10곳)는 ‘확대’, 24.1%(7곳)는 ‘축소’될 것으로 응답했다.

그래프= 전국경제인연합회

올해 투자에 영향을 줄 경제변수로는 국내외 경기회복 여부(58.6%), 유가·원자재가(20.7%), 자금 확보(13.8%), 엔달러 환율 변동(6.9%) 등을 지목했다.

비경제변수로는 인허가 및 규제완화 지연(27.6%), 지배구조 개편(17.2%), 반대기업 정서(13.8%), 투자관련 입법지연(13.8%), 노사갈등 문제(6.9%) 등이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할 정책과제에 대해 내수경기 활성화(37.9%)를 가장 많이 지적했고 투자관련 규제완화(24.1%), 세제지원 확대(24.1%), 유연한 고용제도 구축(6.9%), 부동산시장 활성화(3.5%) 순으로 응답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주요 그룹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못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최근 경제상황을 구조적 장기 불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가 조속히 성장활력을 되찾도록 하는 데 모든 경제주체들이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