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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기자
등록 :
2015-10-2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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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핀테크 성공 네가지 성공 조건

핀테크 혁신의 열기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식어버린 창조경제와 달리 핀테크 혁신은 갈수록 더 구체화되어 가고 있는 모양새다.

핀테크 혁신은 금융과 기술의 융합이라는 점 때문이라도 관심은 더욱 높다. 기술 발전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융합이란 서로 다른 것들이 모여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새로운 경제영역을 발굴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보면 핀테크 혁신이야말로 창조경제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미 영국, 미국 등 금융 선진국에서 핀테크 혁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핀테크 기업 대부분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또는 영국의 런던에서 출현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이 추세를 따라잡으려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IT강국인 한국도 핀테크 혁신에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 때문에 핀테크 혁신은 무언가 잘 되도 크게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금융당국, 금융업계, IT업계, 벤처업계, 학계 등이 긍정의 힘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 잘 될 것이다.

핀테크 혁신에 성공한 금융 선진국의 금융 환경을 갖추지 못한 채 핀테크 혁신을 부르짖는다면 결국 모두가 패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핀테크 혁신에 성공하려면 우리나라 금융환경도 금융 선진국과 같은 네 가지 필요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첫째, 금융소비자가 비대면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금융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입이 거래를 의미하지 않는다. 또한 모든 첫 금융거래를 불법이라고 가정할 이유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대면 금융서비스 가입 자체를 제한하고 규제할 필요도 없다. 즉, 현행 비대면 규제를 핀테크 혁신에 성공한 국가제도를 참고해 개선해야 한다. 핀테크 혁신과 거리가 먼 일본제도가 거론되는 것은 알맞지 않다.

둘째, 21세기 원유라고 불리는 빅데이터 시장이 성숙해야 한다. 빅데이터는 원유처럼 경제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빅데이터 시대에 외로이 떠 있는 갈라파고스로 평가받고 있다. 빅데이터 핵심기술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2년에서 4년까지 뒤쳐져 있다.

빅데이터 전문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빅데이터 생태계도 제대로 조성되지 못했다. 정보의 원활한 유통보다 개인의 정보보호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진입이 자유로워야 한다. 금융은 자금의 융통을 중개하고 거래하는 일련의 모든 행위이다. 이 과정에서 자금의 지급결제는 필수적으로 발생한다.

그런데 어떤 금융회사가 어떤 고객에게 제공한 계좌를 다른 금융회사가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두 금융회사 간에 자금의 지급결제는 발생하지 않을 수 있고, 자금의 지급결제가 발생하더라도 상당히 비효율적일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현재 우리나라 지급결제시스템에서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 은행 고객은 다른 은행으로 쉽게 자금이체를 실행할 수 있다. 그런데 은행이 아닌 금융회사로는 자금을 쉽게 이체할 수 없다.

이처럼 은행 중심의 지급결제시스템으로는 핀테크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핀테크 기업이 은행의 금융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출현할 경우 은행은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정성을 빌미로 핀테크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핀테크 기업이 출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유연한 금융회사 인허가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핀테크 기업에 대한 금융회사 인허가에 소극적일 경우, 우회적으로 금융산업에 진입하려는 핀테크 기업이 많아질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금융안정성 측면에서 우회적인 진입이 갖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금융산업에 우회적인 진입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면 분명 가격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고 불완전판매의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기존 금융회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금융소비자 보호의 문제도 대두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핀테크 혁신의 필요조건을 잘 총족시키고 있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핀테크 혁신은 정부의 의지만으로도, 민간의 노력만으로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핀테크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 같이 한 마음으로 같은 방향으로 나가야 할 때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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