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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금융위 원가공개 논란 ‘일파만파’

건설사 “영업비밀 공개돼 해외 경쟁력 하락”
금융위 “업계 우려는 기우, 문제될 것 없다”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제고방안’. 자료=금융위원회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제고방안’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건설업계간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금융위는 회계투명성을 위해 제도 실행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공시를 의무화하면 원가를 공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때문에 해외 수주전 등에서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회계투명성 제고방안은 내년부터 수주산업에 대해 공사진행률과 지출예정 충당금, 분기별 총예정원가, 원가율 등을 부분별로 주기적으로 공시하는 제도다. 건설업계의 분식회계, 대형부실사태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정부가 이를 근절하고자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원가율과 손실충담금·대손충단금 등을 공시하라는 것은 건설사들의 영업비밀을 해외에 모두 공개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건설업계는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제고방안’에 대해 합리적 개선을 요청하며 25개사 연명탄원서를 금융위·금감원·국회 정무위 등에 제출했다. 또 건설업계는 강호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감담회에서 이 제도에 대한 보완을 호소하기도 했다. 문제를 제시하고 있는 부문은 원가정보공개, 공정별 원가산출, 새 기준의 혼란 등이다.

건설사들은 해외프로젝트별로 원가율 등을 모두 공개하면 경쟁사인 해외업체들이 국내 건설업체의 마진률 등 영업비밀을 쉽게 알 수 있어 해외경쟁력이 하락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기업 A사 관계자는 “원가율이 나오면 반대로 계산해 마진률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를 외국계 기업이 보고 수주전에 이용한다면 필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여러 프로젝트의 공통분모가 되는 단계별 사업비 등을 묶어 공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공정을 분기마다 재평가해 보고 공시하는 것은 업계 특성상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호소하며, 분기별 총 예정원가 재평가 보고 공시를 연간 재평가 보고 공시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B사 건설사 관계자는 “보고 인력과 시간 등도 문제가 될 것이고 업계 특성상 원가율 대손충담금 등이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만약 A프로젝트에서 98% 정도 원가율이 나왓다고 공시했는데 공사가 끝나고 보니 105%라고 나온다면 투자자들의 소송건이 줄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위 측은 건설업계의 우려는 기우라고 보고 있다.

금융위는 업계가 우려하는 공정률 등은 현재에도 공시되는 수주총액과 기납품액 등을 이용해 산출할 수 있고, 미청구공사·대손충당금 등이 공시되더라도 기업비밀이 새나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도입시기·감사 대상 등 핵심사항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이미 건설업계에 의견을 반영한 만큼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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